▲ 무역센터점 외관. 출처: 현대백화점그룹

현대백화점그룹이 면세점 사업에 첫 도전 의지를 밝혔다. 회사는 이번 입찰을 위해 면세 역량을 갖춘 중소·중견기업들(모두투어·서한사·엔타스듀티프리·에스제이듀코 등)과의 합작법인 ‘현대DF’를 설립, 면세점 운영 경험이 없다는 점을 보완하고 중소기업과의 상생도 꾀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은 “면세점 영업이익의 20% 이상을 매년 사회에 환원하겠다”며 신개념 상생형 면세점 조성에 대한 사업 의지를 적극 피력하고 있다.

현재 대기업들이 선택한 시내면세점 후보지가 강북으로 쏠린 가운데 현대백화점그룹은 유일하게 강남을 점찍었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강남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강북의 74%에 달하지만 면세점 시설은 20%에 불과하다. 코엑스 단지 내에 롯데면세점 코엑스점이 있지만, 유명 수입 브랜드가 입점해 있지 않은데다 서울 시내 면세점 중 규모(5800m²)가 가장 작아 관광객들의 만족도를 얻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현대백화점그룹은 무역센터점에 면세점이 들어서면 이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고 나아가 외국인 면세 관광산업의 강북과 강남의 불균형을 해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현대백화점그룹은 40년 넘게 백화점, 홈쇼핑, 아웃렛 등을 운영한 경험이 있는 데다 합작법인인 엔타스듀티프리와 현대아산 등 기존 면세점 운영업체와도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일한 강남권 후보지 ‘글로벌 랜드마크로’

현대백화점그룹은 면세점 후보지로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을 점찍었다. 대기업에 부여된 단 2장의 면세점 티켓에서 강북과 강남권에 하나씩 기회가 주어진다면, 신규 대기업 입찰자 가운데 유일하게 강남권을 선택한 현대백화점이 유리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그룹 측에 따르면 무역센터점 2개 층을 리모델링해 강남권 최대인 약 1만2000㎡ 규모의 면세점을 운영할 예정이며, 향후 수요에 따라 관세청의 보세판매장 수용능력 증감 승인 이후 1개층(약 5200㎡)을 추가로 확대할 계획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국내 최고의 프리미엄 면세점을 만들겠다는 포부다. 이를 위해 이미 루이비통, 구찌, 불가리 등 80여 개 해외브랜드의 입점의향서(LOI)를 받은 상태다. 또, 면세점 내부에는 테마별 한류스타일 면세점을 따로 운영해 국산 뷰티, 패션, 푸드 존을 통해 해외에 한류를 알리는 데 일조할 것이다. 아울러 전체 면세점 매장 면적의 3분의1인 3000㎡를 국산품 전용 매장으로 꾸미고, 면세점 전용 엘리베이터와 VIP라운지 등 고객 대상 최상의 서비스 시설도 선보일 예정이다.

무역센터점이 위치한 코엑스 단지는 지난해 말 ‘마이스 (MICE: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무션·전시) 관광특구’로 지정됐다. 또, 컨벤션센터와 특급호텔(3개), 카지노, 코엑스몰(쇼핑몰), 백화점, 도심공항터미널과 더불어 한류 콘텐츠 복합문화공간인 SM타운 등 최적의 관광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국제교류복합단지 개발과 한전부지에 현대차 글로벌 비즈니스센터(GBC)가 조성될 경우 삼성동 일대는 새로운 글로벌 랜드마크로 부상할 것으로 기대된다”라며 “면세점이 외국인의 편의를 고려한 종합쇼핑몰임을 감안하면, 강남 상권에 대규모 면세점이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정지선 회장 ‘영업이익 20% 사회환원’ 의지 피력

현대백화점그룹은 면세점 유치가 확정되면 이를 통해 얻은 영업이익의 20%를 지역사회에 환원하기로 했다. 기부금 비율을 금액으로 환산하면, 면세점 특허기간인 향후 5년간 약 300억원 가량을 환원하게 될 것이라고 그룹 측은 설명했다.

특히 이번 결정은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의 의지에 따른 것으로 알려져 더욱 주목된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내부 회의에서 5~15%안이 나왔는데 정지선 회장이 20% 이상으로 결정했다”며 “법인세(25%)를 내고 합작사 배당금(20%)을 주고 남는 35% 정도는 면세사업에 재투자해 면세점을 그룹의 중장기 성장 동력으로 육성하는 게 정 회장의 생각”이라고 밝혔다.

통상 상장기업 평균 기부금 비율이 영업이익의 약 1% 수준임을 감안할 때, 현대백화점그룹의 면세사업 관련 기부금 비율은 20배에 달하는 것으로 파격적인 조건이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면세사업은 일반 유통과 달리 국가로부터 특허를 받은 만큼 사회환원이 중요하다고 판단해, 신규 사업자로서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했다”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기부금액을 지역축제 개발, 학술 연구, 장학금 지원 등 관광인프라 개발 지원과 한부모 가정 및 불우아동 후원, 장애아동 수술비 지원 등 소외계층지원 사업에 사용할 계획이다.

이번 면세점 입찰을 위해 현대백화점그룹은 유통 및 관광 분야의 중소·중견기업 등이 주주사로 참여한 합작법인 ‘현대DF’를 설립했다. 시내면세점 특허 신청에 참여한 대기업 중 중소·중견기업을 주주사로 참여시켜 상생 협력모델을 구축한 건 현대백화점그룹이 유일하다.

회사 관계자는 “우수 중소·중견기업들과의 협력을 통해 면세점 운영 경쟁력 제고는 물론, 이익 공유(Share)와 투명한 이사회 운영을 통한 대기업과 중소·중견기업간의 비즈니스 상생 협력모델을 구현하기 위해 단독법인이 아닌 합작법인을 설립하게 됐다”며 “대기업과 중소기업과의 ‘상생’과 ‘동반성장’을 강조하는 시대흐름에도 부합하는 국내 면세점업계의 첫 사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백화점그룹, 면세점 입찰 평가 항목별 전략]

△ 면세점 관리역량 : 현대백화점그룹은 40년 넘은 백화점, 홈쇼핑, 아울렛 등을 운영해온 유통 노하우를 갖췄다. 여기에 엔타스듀티프리와 현대아산 등 면세점을 운영 중인 합작법인 주주사들의 보세화물 관련 관리역량을 결합해 보세운영 과정을 충실히 준비하고 있다. 또 면세점 운영 관련 전문업체들(도시바, ADT캡스텍)과의 협업을 통해 보세화물 관리에 만전을 기할 계획이다.

△ 경영능력 : 현대백화점그룹은 면세점 운영에 필요한 투자비 전액을 자기자본으로 조달해 경영능력면에서도 우위를 점하겠다는 계획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해 자산 기준 재계 22위, 순이익 기준으로 재계 9위며, 부채비율은 33.4%(재계 6위)로 안정적 경영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 입지조건 :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은 관광인프라가 풍부한 강남 코엑스 단지 내에 위치해 있다. 현재 코엑스단지 내에 롯데면세점 코엑스점이 있지만 서울 시내 면세점 중 규모(5800m²)가 가장 작은데다, 핵심 명품 브랜드인 샤넬, 구찌, 루이비통 등이 입점해 있지 않다. 서울 강남권 내 대형 면세점 추가 설립이 시급한 이유다. 특히, 코엑스 단지는 지난해 말 MICE 관광특구로 지정됐으며, 컨벤션센터와 특급호텔(3개), 카지노, 코엑스몰(쇼핑몰), 백화점, 특히 원스톱 출국 서비스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도심공항터미널과 한류 콘텐츠 복합문화공간인 SM타운 등 최적의 관광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 중소기업 제품 판매·고용창출 : 현대백화점그룹은 중소·중견기업들의 안정적 판로 제공을 위해 국산품 매장의 70% 이상을 중소·중견기업 매장으로 꾸밀 계획이다. 특히 중소·중견기업 매장은 에스컬레이터 주변, 벽면 매장 등 면세점 내 매장효율이 높은 A급지에 배치할 계획이며, 판매실적과 상관없이 최소 2년 이상의 매장 유지기간을 보장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방침이다.

△ 상생 및 사회환원 :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면세점 운영으로 얻은 영업이익의 20% 이상을 매년 사회에 환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부금 비율을 금액으로 환산하면 면세점 특허기간인 향후 5년간 약 300억원 가량이다. 또한, 이번 면세점 입찰을 위해 유통 및 관광 분야의 중소·중견기업 등이 주주사로 참여한 합작법인 ‘현대DF’를 설립했다. 시내면세점 특허 신청에 참여한 대기업 중 중소·중견기업을 주주사로 참여시켜 상생 협력모델을 구축하기 위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