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코노믹리뷰 송원제 기자]

“중소기업에는 수출 판로 열어주고, 개인에는 창업 지원 통해 고용 창출 도모하겠다”
변보경(57) 서울산업통상진흥원(이하 ‘SBA’Seoul Business Agency) 대표가 공기업의 CEO로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의 주된 내용이다. 국내에 자금력이 열악해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이 많다는 사실은 사회 구조적인 문제로 지적돼 오고 있다.

중소기업청, 중소기업진흥공단 등 중소기업의 경영난을 타개하기 위해 지원책을 마련하는 공기관은 많지만 그 중 성과에 비해 잘 알려지지 않은 기관도 있다. SBA는 서울시 투자 출연 기관으로 중소기업을 육성하는 일을 전문적으로 맡는다. 이름만 들어서는 기관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쉽사리 연상되지 않지만 계열 기관들의 이름을 들어보면 “아하!” 하며 고개를 끄덕거리게 된다. SBA가 산하에 두고 운영하는 기관은 서울 애니메이션 센터, 구로 디지털 단지, 상암 DMC 단지, 창업지원센터, 지식재산센터, 패션센터, SETEC, 파트너스하우스 등이다.

각 기관들은 주로 서울시에서 중점적으로 발전시키고자 하는 패션·디지털 콘텐츠·R&D·전시컨벤션 등의 산업 인프라를 구축하고 인력 양성을 위한 각종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지난 2월 16일 4대째 SBA 대표직에 취임한 변 대표는 공기업 CEO로는 드물게 민간기업 CEO 출신이라 눈길을 끈다. 과거 LG IBM 사장, 코오롱아이넷 사장을 역임했으며 구조조정, 재투자사업 등의 업무를 30년 이상 맡아온 경력자다.

민간 기업에 재직할 당시 중소기업을 파트너로 사업을 진행한 경험이 많아 SBA 업무가 친숙한 편이다. 과거에는 민간 기업의 영리를 위해 일했다면 지금은 공기업에서 서울시를 위해, 국가와 시민을 위해 기여할 수 있는 일을 하기 위해 SBA 대표이사에 공모했다는 것.

그는 SBA가 서울시 출연기관 경영평가에서 4년 연속 최고등급을 받았으며, 그 중 3년 연속 1위를 차지한 경영 성과를 자랑으로 여긴다. 서울시 15개 투자출연기관 외부 고객만족도 조사에서도 3년 연속 1위를 차지한 사실도 SBA 대표로서 그의 어깨에 막중한 책임을 지운다.

SBA는 또한 중소기업의 해외마케팅 서비스를 본격 지원해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중소기업제품 시장개척을 직접 대행해주는 서비스를 시행함으로써 총 10회, 30개사를 지원해 지난해에만 898만 달러의 계약을 추진한 바 있다.

한 해 동안 자체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집행하는 예산도 1000억 달러에 가깝다. 최근에는 서울시 소재 중소기업의 수출을 장려하기 위해 400억 원 규모의 지원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변 대표는 성과 대비 SBA의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취임 후 달성해야 할 과제 중 하나가 ‘홍보’인 까닭이다.

기업 내부 문화도 개선하겠다는 계획이다. 공기업의 직원들이 수동적으로 일한다는 편견을 깨고 조직에 창의적 문화를 도입하기 위해 조직혁신 TF(테스크포스)팀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또 그는 직원들과 한 달에 1~2회 가량 간담회 자리를 가지되 야외나 식당 등에서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로운 분위기를 조성할 예정이다. 변 대표가 “임기가 끝나는 3년째에는 SBA가 ‘FUN경영’을 통해 신바람나는 직장으로 거듭나 있을 것”이라고 자신하는 까닭이다.

백가혜 기자 lita@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