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대우건설

최근 부동산 시장이 심상치 않다. 매년 부동산 거래량이 월별 최고치를 갱신하는가 하면 비수기가 따로 없이 거래가 꾸준히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훈풍이 불고 있는 부동산 시장 분위기가 하반기에도 이어질지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세 가지 변수를 통해 2015년 하반기 부동산 시장을 예측해 본다.

 

거래‧공급‧가격 ‘트리플 상승세’

부동산업계와 전문기관 등 시장에서는 일단 하반기 부동산 경기를 긍정적으로 보는 측면이 강하다.

주택산업연구원(주산연)의 ‘2015년 하반기 주택 시장 전망’에 따르면 하반기에도 상반기의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거래·공급·가격의 ‘트리플 상승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하반기 전국 매매가격은 1.1%, 전세가격은 1.6%가 상승하며 올 한해 전국적으로 매매가격은 2.5%, 전세가격은 3.5% 오를 것으로 주산연은 내다봤다.

김덕례 주산연 연구위원은 “연말 부동산 3법이 통과되면 주택가격 상승폭이 확대될 것으로 보이고 특히 수도권은 하반기에도 1.3%의 주택가격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며 “올 한해 3%의 주택가격 오름세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말 전망한 주택가격 상승률 2%를 1%포인트 상향 조정한 수치다.

하반기 전세가격은 저금리와 민간 아파트 준공물량 부족, 서울 중심의 재건축 이주 수요가 겹치면서 상승 압력은 여전히 높지만 상승폭은 상반기보다 다소 둔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 연구위원은 “서울 강남 4구의 수급 불일치가 심화되면서 서울시의 전세가격 상승 압력이 경기도 인근지역까지 확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최근 매매전환이 활발해지면서 전세 수요가 분산되고 있고 전세가율이 높아지면서 전세금 상승에 한계가 있어 전세가격 상승률은 다소 축소될 수 있다”고 전했다.

건설사 CEO들도 대부분 하반기 주택 시장이 회복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최근 건설업계 CEO 1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유효 응답 67인 가운데 가장 많은 41.8%가 “내년까지 회복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긍정적 변수 : 1.5%대 초저금리

지난 3월 처음으로 1%대로 떨어졌던 기준금리가 불과 3개월 만에 또다시 인하하며 사상 최저 금리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 11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를 1.75%에서 1.50%로 0.25%포인트 떨어뜨린 것. 수출 부진과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전염 확산 등으로 올해 경제 성장률이 당초 예상보다 낮아질 것을 사전에 불식시키기 위한 처방이다.

이처럼 기준금리 1%대 중반의 ‘초저금리 시대’를 맞게 되면서 모처럼 회복세를 보이는 부동산 시장에 대한 기대심리도 커지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로 대출 이자 부담이 줄고 취득 비용이 감소하면서 대출을 활용해 분양 또는 기존 아파트를 구입하려는 실수요자의 소비심리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매매가격도 상승세를 탈 가능성이 커졌다. 전세난이 해결되지 않고 여전히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는 집을 사려는 수요는 계속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특히 중도금 대출 금리가 인하되면 최근 연일 완판 행진을 이어가는 분양 시장에 청약자들이 더욱 몰릴 것으로 보인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전세난에 쫓긴 실수요자들이 기준금리 인하로 자금조달이나 이자 등 금융비용 경감으로 인해 주택 구매에 나서는 현상이 연내까지는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은상 부동산써브 책임연구원도 “단기적으로는 거래가 늘어나고 전세에서 매매로 전환하는 수요도 많아져 부동산 시장의 거래 활성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저금리 기조로 수익형 부동산 시장도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인만 부동산연구소 소장은 “예전 예금금리가 3%일 때 월세수익률이 6% 정도였는데 현재 예금금리가 1%대로 낮아져 월세 수익률이 5%만 나와도 예금 이자수익의 3배가 넘는다”며, “특히 은퇴시기가 다가오는 베이비붐 세대들의 고정수익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어 수익형 부동산 투자가 몰릴 전망”이라고 말했다.

다만 김 소장은 “수익형 부동산은 각 물건별 개별성이 강한 특성이 있어서 기존 아파트 투자에 익숙해져 있는 투자자들은 분위기에 휩쓸려 쉽게 결정하기보다는 입지, 수익률, 주변 시세 등 철저한 조사를 통해서 옥석을 가리는 투자전략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반면 이번 기준금리 인하로 인해 전세난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기준금리가 또다시 떨어진 만큼 임대수익이 낮아질 것을 우려한 집주인들이 전세 보증금을 올리고, 월세로 돌리는 전셋집이 더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월세 거래 비중은 꾸준히 늘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거래된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은 총 1만4076건으로 이 가운데 월세가 32.8%를 차지했다. 이는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11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함 센터장은 “임대차 시장에서 임대인의 경우 금리 인하로 기회비용이 더 떨어질 수밖에 없어 월세로 전환하는 속도는 더 빨라질 것”이라며 “월세화의 가속도로 전세 공급물량은 더욱 줄어들고, 그에 따라 전셋값 상승 폭은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장경철 부동산센터 이사는 “저금리 기조가 당분간 이어지겠지만 앞으로 금리가 더 떨어지기는 힘들어 보인다”며 “향후 금리가 오를 것을 대비해 차입에 지나치게 의존하면 큰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부정적 변수 : 美 기준금리 인상,  공급 과잉

하반기 부동산 시장을 좌우할 요인 중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과 ‘공급 과잉’이라는 어두운 변수도 존재한다.

우선 미국이 금리를 인상할 경우 한국은행도 결국 환율 방어 차원에서 기준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이럴 경우 결국 개개인이 주택담보대출이 많은 국내 주택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금리인상 후 가계의 대출금 상환부담이 가중되면 은행권 위험도 증가해 결국 부동산 시장에도 혼란이 초래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팀장은 “한국 부동산 시장은 각종 대출 상품과 연계된 탓에 미국 금리인상 시 적잖은 혼란이 예상된다”며, “특히 미국의 조기 금리 상향 조정은 최근 되살아날 조짐을 보이는 국내 부동산 시장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국내 부동산 시장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주산연 관계자는 “중기적인 전망이 아닌 2015년 하반기~2016년 하반기까지 1년 내외의 단기전망을 고려할 때 미국의 향후 기준금리 인상이 국내 부동산 시장에 갑작스런 찬물을 끼얹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윤섭 닥터아파트 대표는 “일반적으로 금리인상은 경기가 회복된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곧 실물자산 가치도 올라가는 것”이라며, “실제 금리가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한다면 경기는 회복되고 주택 시장도 호황을 맞을 것이라는 신호로 보면 된다”고 전했다.

오 대표는 “현 주택 시장은 매물이 없는데다 집값 상승 기대감에 대한 심리적 저지선이 그 어느 때보다 탄탄하기 때문에 하반기 주택 시장은 성수기를 맞아 또 한 차례 상승기를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최근 신규 아파트 공급과잉 현상도 경계해야 하는 변수다. 아파트 분양 시장 호조에 최근 인·허가, 착공, 분양 등의 수치가 급격히 상승하고 있는 것.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4월 주택 인·허가 실적은 전국 5만1345가구로 전년 동월 대비 20.2% 증가했고, 착공 역시 5만7842가구로 전년 동월 대비 20.3% 증가했다. 분양은 전년 동월에 비해 42.8% 증가해 5만5358가구에 달한다.

이에 따라 공급 과잉 리스크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부동산써브 관계자는 “최근 분양 시장이 호황을 보이고 있지만 갑자기 쏟아진 물량으로 향후 공급과잉에 따른 집값 하락 가능성도 높게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은선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연구원은 “분양 시장의 열기에 힘입어 신규 분양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2~3년 후 입주물량이 많은 지역은 공급량에 따른 수급불균형이 나타날 수 있으니 미래의 공급물량도 고민해봐야 할 시기”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