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인도에서 서밋, 9월 중국에서 개발자 컨퍼런스 계획

-독자OS 구축 및 당장의 사업적 성과, 사물인터넷까지

-타이젠, 인도와 중국을 넘어 글로벌 무대 정조준

▲ Z1. 출처=삼성전자

삼성전자의 독자 운영체제 타이젠이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 최근 하드웨어 프레임에 빠져 상대적으로 타이젠을 등한시하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우려를 비웃기라도 하듯, 전사적인 태세로 시장공략의 고삐를 바짝 틀어쥐는 분위기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빠르면 6월 인도에서 타이젠 개발자 서밋을 열고 9월에는 중국에서도 개발자 컨퍼런스를 연다. 시사하는 바가 크다.

먼저 서밋이다. 2013년 한국, 2014년 러시아-중국에서 열렸지만 인도에서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ICT의 메카인 벵갈루루에서 열리는 것도 의미가 있으며 무엇보다 모바일 테스트 베드이자 새로운 신세계인 인도에서 타이젠 개발자 서밋이 열린다는 점이 관심을 끌고 있다. 삼성전자의 승부수가 엿보이는 지점이다.

개발자 컨퍼런스도 2012년 이후 미국이 아닌 타 지역에서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벵갈루루와 마찬가지로 중국 ICT의 심장인 심천에서 열린다는 점도 의미가 있다. 결국 새로운 시장에서 새로운 운영체제를 공격적으로 확산시키겠다는 복안이다.

현재 삼성전자는 타이젠을 스마트폰, 즉 Z1과 같은 저가 스마트폰 OS로 포지셔닝하며 스마트폰 사업 다각화의 첨병으로 활용하고 있다. 올해 1분기 Z1은 방글라데시에서 현지 판매량 1위에 오르는 깜짝 이변을 연출하기도 했다.

하지만 더 깊숙이 들어가면 타이젠은 단순히 스마트폰을 위한 OS가 아니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구글의 모바일 OS 영향력에서 벗어나 사물인터넷 시대를 대비하는 일종의 승부수기 때문이다. 최근 발표된 아틱과 더불어 타이젠은 삼성전자가 추구하는 사물인터넷, 즉 당장의 스마트홈 정국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2020년까지 모든 제품에 사물인터넷 생태계를 이식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결론적으로 삼성전자가 인도와 중국에서 연이어 타이젠 서밋과 개발자 컨퍼런스를 연다는 것은, 이를 바탕으로 스마트폰의 사업적 과실을 노림과 동시에 사물인터넷까지 염두에 둔 신천지 장악에 나섰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물론 사물인터넷까지 가지는 않더라도 최근 파도처럼 불어 닥치고 있는 독자 OS의 분위기를 선도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도 있다. 중국의 샤오미나 화웨이는 물론, 마이크로맥스도 사이아노젠과 같은 독자OS를 위한 승부수를 연이어 던지는 상황에서 삼성전자도 직접적인 행동에 나섰다는 뜻이다. 탈 안드로이드 진영의 독자OS 구축 노력이 가시화되며 삼성전자의 행보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한편 9월 타이젠 개발자 컨퍼런스가 열리는 쪽으로 가닥이 잡히는 바람에 평균 가을에 열리던 연례 개발자 컨퍼런스는 내년으로 연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동시에 인도와 중국에서 열리는 서밋 및 개발자 컨퍼런스에서는 Z1의 후속작 공개를 비롯해 타이젠과 관련된 신규 플랫폼과 SDK가 배포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