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이 소생하는 계절 봄이 성큼 다가왔다. 겨우내 묵은 것은 버리고 새로운 출발에 대한 기대감으로 인해 벌써부터 마음마저 설렌다. 움트는 생명의 기운 만큼이나 봄은 기업에게도 성장의 계절이다. 한 해 매출을 가늠하고 여름까지 상승 가도를 달릴 수 있느냐 없느냐를 결정짓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특히 환절기 큰 일교차와 황사·꽃가루가 극심해지는 날씨 때문에 건강과 피부 관리를 위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다. 봄 성수기를 앞두고 제약업계와 화장품업계가 이를 겨냥한 신제품을 잇달아 내놓으며 마케팅 경쟁에 나서는 이유다. 2011년 봄, 어떤 비장의 카드를 꺼내들고 나왔을까.

체력 증진 종합영양제·건강식품 다양

봄에는 따뜻한 기운에 움츠렸던 몸이 풀리면서 쉽게 피로하고 질환도 잘 생긴다. 신체 리듬이 전반적으로 영향을 받기 때문에 활력이 떨어지기 십상이다. 제약업체들은 봄철 건강 지키기에 좋은 제품들의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고 관련 신제품과 기존 인기 제품을 주력으로 고객 잡기에 나섰다. 종합영양제, 고혈압 치료제, 감기약, 소화제 등 종류도 다양하다.

종근당은 피로 해소에 탁월한 효과를 나타내는 맞춤형 종합활성비타민 ‘인코라민 3종 시리즈’를 출시했다. 장수 종합비타민 ‘인코라민 정’의 효능을 기능별로 특화한 ‘인코라민 프리미어 정’ ‘인코라민 큐텐업 정’ ‘인코라민 조인업 정’ 등이 그것. 이 중 인코라민 프리미어 정은 근육과 신경계에 효과적인 활성형 비타민 ‘푸르설티아민’을 포함한 비타민 B군, 눈의 건조함 완화 및 야맹증 등에 좋은 비타민 A, 항산화 성분인 비타민 C와 비타민 E, 셀레늄 등이 복합 처방된 제품이다. 활성형 비타민이 신경기능을 정상으로 유지시켜 신경통, 요통, 어깨 결림을 완화시켜 주는 데 뛰어나다.

신제품 출시를 기점으로 SK증권은 종근당이 연간 12%대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코자제네릭(살로탄)과 가나톤제네릭(이토벨) 등에서 좋은 실적을 내고 있으며 2분기부터는 고혈압 치료제 아타칸 제네릭 의약품이 4월에, 고혈압치료제 아프로벨의 제네릭 의약품이 6월에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보령제약은 고혈압 신약 ‘카나브’를 야심작으로 선보였다. 고혈압 치료제 중 가장 많이 쓰이는 약물인 ARB계열의 카나브는 혈압 상승의 원인 효소가 수용체와 결합하지 못하도록 차단해 혈압을 떨어뜨리는 원리의 약물이다. 2009년 말 전국 24개 병원에서 실시한 임상 3상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지난해 9월 9일 식약청으로부터 신약으로 공식 허가를 받았다. 국내 제15호 신약이며 국내 최초의 고혈압 신약이다. 세계에서는 8번째 고혈압 신약이다.

김광호 보령제약 대표는 “카나브 발매로 국내 고혈압 시장이 크게 변화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카나브가 고혈압 치료제 시장에 조기 정착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고혈압 시장 규모는 1조4000억 원. 보령제약은 7200억 원 규모의 ARB계열 고혈압 치료제 시장에서 1년 내 M/S 10%를 달성한다는 공격적인 목표를 세웠다. 그 일환으로 약 350억 원을 투입해 5000명의 대규모 추가 임상과 마케팅을 추진 중이다.

유한양행은 면역력 증진과 피로 해소, 혈행 개선에 도움을 주는 건강기능식품 ‘유한 은행잎과 홍삼’을 출시했다. 동화약품은 무 보존제(방부제)의 웰빙 소화제 ‘까스활명수 큐’를 들고 나왔다.

녹십자는 코엔자임 Q10과 22종의 비타민·미네랄 등 각종 영양소를 풍부하게 함유한 종합영양제 ‘큐엔타민 골드’를 주력상품으로 내세웠다. 대웅제약과 동아제약도 각각 고함량 비타민B 제품 ‘임팩타민 파워’와 감기약 ‘판프린 큐’에 집중하는 등 봄 특수를 누리기 위한 움직임으로 분주하다.

요즘 화장품 업계는 ‘화이트닝’ 바람이 뜨겁다. 따갑고 자외선이 강한 봄볕으로부터 잡티를 없애는 것은 물론 피부를 하얗게 유지시키기 위한 기능성 제품들로 승부를 걸고 있다.

화장품…화이트닝 제품 ‘춘추전국’

LG생활건강은 ‘손바닥 미백 메커니즘’을 접목해 개발한 미백에센스 ‘이자녹스 X2D2 화이트닝 시크릿 에센스’를 선보였다. 인종에 상관없이 손바닥이 하얗다는 데 착안, 국내 처음으로 밝혀낸 미백기능성 성분 ‘카다모민’과 보건복지부 국책과제로 완성된 LG만의 독자 미백원료 ‘디오스메틴’이 핵심 성분이다. 얼굴 전체뿐 아니라 국소용 미백을 동시에 해결한다. 이와 함께 ‘재조합 태반 핵심성분’을 활용한 이자녹스 테르비나의 미백라인 ‘이자녹스 테르비나 화이트’도 내놓았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 연간 매출 2조 8265억 원, 영업이익 3468억 원 달성으로 역대 최고실적을 냈다. 생활용품, 화장품, 음료 등 전 사업부문에서 사상 최고 영업이익률을 달성한 것. 특히 ‘오휘’ ‘후’ 등 기존 프레스티지 브랜드들이 꾸준한 성장세를 보인 가운데 발효화장품 ‘숨’이 백화점 매장수를 확대하며 화장품 사업의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이끌었다.

이 여세를 몰아 차석용 LG생활건강 대표는 지난 1월 신년사에서 “올해 화장품은 물론 생활용품, 음료 사업부문 모두 업계 1위로 만드는 데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아모레퍼시픽은 ‘티 나는 화이트닝’을 콘셉트로 파우더 형태의 신개념 화이트닝 제품 ‘화이트 플러스 리뉴 스팟 트리트먼트’ 등 총 3종을 새롭게 출시하며 봄 마케팅을 강화하고 나섰다. 라네즈 화이트 플러스 리뉴는 멜라닌 브릿지를 차단하는 이 회사만의 특허성분인 ‘화이트 플러스 리뉴 콤플렉스TM’의 멜라닌 스케일링 작용으로 얼굴을 투명하게 밝혀주는 화이트닝 케어 라인.

2011년 경영 방침을 ‘성장시장 찾기’로 정한 아모레퍼시픽은 국내 성장과 더불어 방문 판매 사업 허가 및 설화수 브랜드 론칭이 확정된 중국 사업의 호재로 올 한해 아시아시장에서 성장세를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9월 브랜드 론칭 후 214개의 방문 판매 조직을 구축, 당초 목표를 2배 이상 훌쩍 넘긴 234억 원의 매출을 달성하며 높은 성장세를 기록한 웅진코웨이 화장품 브랜드 리엔케이. 이번에는 미백라인 '셀 루미너스 리얼 화이트' 라인 7종을 출시하며 공격 마케팅의 고삐를 당겼다.

건조한 날씨 탓에 물기를 머금은 것처럼 촉촉한 수분을 주는 제품도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키엘은 화이트닝과 수분 보충을 한 번에 해결하는 ‘얼티밋 화이트 엑티베이티드 화이트닝 크림’을 출시했으며 코리아나는 워터릴리 추출물과 풍부한 보습 성분이 함유된 세니떼 브랜드의 ‘하이드로 워터릴리 라인’을 선보였다.

황사·자외선을 이기는 생활수칙 7

봄철 건강을 위협하는 불청객은 황사가 대표적이다. 황사가 생기면 공기 중에는 납, 카드뮴, 크롬, 구리, 망간, 니켈, 철, 알루미늄, 마그네슘 등 금속 성분이 증가하고 기관지 천식의 원인이 되는 알레르기성 곰팡이도 평상시보다 5~7배 증가한다. 황사와 함께 자외선은 봄철 피부 트러블을 유발하는 강력한 주범이다. 겨울에 비해 자외선의 강도도 세지기 때문에 피부에 잡티들이 생기기 쉽다. 올 봄 황사와 자외선으로부터 안전하게 지키는 건강 및 피부 관리법을 소개한다.

- 실외 활동을 자제하며 부득이 외출할 때는 보호 안경, 황사 마스크, 긴 소매 의복 등을 착용한다.
- 황사가 끝난 후에는 집 주변과 사업장 주변을 깨끗이 물청소 한다.
- 외출 후 돌아오면 반드시 손발을 깨끗이 씻고 감기나 눈병, 피부병 등이 발생한 경우에는 바로 가까운 병의원을 찾아 의사와 상담한다.
- 정밀제품 제조업체는 황사로 인해 불량률이 늘어날 수 있으므로 미세 먼지 필터가 부착된 환기 시설을 사전에 설치한다.
- 기미와 잡티를 억제하는 호르몬은 밤에 많이 생성되므로 세포가 재생되는 밤 10시부터 새벽 2시 사이에는 반드시 숙면을 취하는 것이 좋다.
- 클렌징 제품으로 화장이나 노폐물을 제거한 뒤 폼클렌저로 다시 한 번 깨끗이 세안해 준다. 그래야 피부에 남아있는 화장품 노폐물들이 색소 침착을 일으키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 주 1~2회 각질 제거를 통해 잡티 관리를 해주는 것이 좋다. 촉촉하고 맑은 피부를 유지하기 위해 하루 8잔 이상의 물을 마신다. <자료 제공 : 서울시 ‘황사 시민행동요령’, 피브로 한의원>

전희진 기자 hsmile@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