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톰 후퍼 주연:콜린 퍼스 배급사:(주)화앤담이엔티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엔 묘한 매력이 있다. 관객의 몰입도를 높이는 특별함이랄까. 코끝 찡한 감동은 보너스. 영화 ‘킹스 스피치’는 영국의 말더듬이왕 조지 6세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히틀러와 맞선 왕, 말을 더듬는 왕 등 그의 이름 앞에 붙던 수식어는 영화를 이끌어 가는 소재가 됐다.

내용은 간단하다. 조지 5세의 아들 앨버트 왕자(앨버트 프레데릭 아서 조지 윈저)의 왕 도전기다. 형인 에드워드 8세가 있어 왕위 계승을 포기했던 왕자. 말더듬이로 학창시절 왕따를 당했던 남자. 사교적인 성격의 형과 비교되고 늘 놀림감이 됐던 동생. 그런 그가 왕이 되기 위해선 말더듬는 것을 고쳐간다는 이야기다.

왕의 말더듬이 치료를 맡은 언어치료사의 등장과 함께 내용은 빠르게 진행된다. 이론 대신 실전 경험을 바탕으로 말더듬는 것을 치료해 가는 여정은 아름답다. 스토리만 놓고 보면 뻔한 영화일 수 있다. 제목부터 뻔하지 않은가. 다큐멘터리 소재에 돈을 내고 볼 관객이 얼마나 있을까. 그러나 킹스 스피치엔 특별함이 있다. 각도를 조금만 달리해서 본다면 말이다. 우선 이성에 대한 도전이다.

언어치료사의 학위가 없다는 점을 들어 내치려는 귀족. 과거 역사가 특정인에 의해 만들어졌고, 잘못됐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꼬집고 있다. 다음은 트라우마에 대한 치유 과정이다. 조지 6세의 말더듬이병은 자신에 의해 만들어졌다. 형의 놀림과 유모의 방임 등 여러 가지 이유들이 나오지만 결국 모든 문제는 자신 안에 있다. 겉으로 보이는 것 외에 내면을 치유해야 한다. 내면에 한두 개쯤 문제를 안고 사는 현대인에게 던진 감독의 메시지다.

영화를 더 재미있게 볼 수 있는 히든 팁. 킹스 스피치가 맨발의 기봉이와 오버랩 된다는 것이다. 기봉이의 마라톤 도전,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맨발의 기봉이는 조지 6세의 말더듬이 치료 과정과 맥을 같이 한다.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공통점, 기봉이를 변화시켜가는 어머니의 노력과 조지 6세 부인의 지원, 목적을 떠나 등장한 이장의 도움과 언어치료사의 교육, 발전을 방해하는 이장 아들과 대주교의 도발. 이것들이 만들어 낸 웃음과 긴장, 감동은 다큐멘터리를 한편의 휴먼드라마로 만들어 내고 있다.

위험한 상견례
‘현지’라는 가명으로 활동하고 있는 순정만화 작가 현준. 전라도 청년인 그가 펜팔에서 만난 경상도 여인 다홍과 알콩달콩 연애를 시작한다. 다홍의 아버지가 선을 보여 시집을 보내려 한다는 말을 듣고 결혼을 결심한다. 하지만 뼛속까지 경상도 남자인 다홍의 아버지로 인해 현준은 전라도 남자임을 감춰야 되는 상황이 벌어지는데…

아프리카의 눈물
MBC에서 방영됐던 다큐멘터리가 영화로 탄생했다. ‘동가축제’를 기다리는 피의 부족, 수리. 아름다운 풀라니족 청년 이브라힘과 남성미인대회 ‘게레올’. 마음을 뒤흔드는 춤과 노래, 열정의 카로족 노총각 다르게의 특별한 성인식 등이 소개된다. 특히 기후 변화로 고통을 겪고 있는 모습을 통해 환경보호의 중요성을 소개한다.

고백
자신이 근무하는 중학교에서 어린 딸 ‘마나미’를 잃은 여교사 ‘유코’. 봄방학을 앞둔 종업식 날, 학생들 앞에서 차분하면서도 단호한 목소리로 자신의 딸을 죽인 사람이 이 교실 안에 있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고백한다. 유코는 청소년법에 의해 보호받게 될 범인들에게 그녀만의 방법으로 벌을 주겠다고 선언하는데…

베니싱
대정전이 있던 다음 날, 평소와 다름없이 아침 출근길에 나선 TV 리포터 루크. 거리 곳곳에 허물처럼 벗겨진 옷가지, 주인 없이 나뒹굴고 있는 자동차들까지 도시 전체의 인적이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린 것을 발견한다. 급히 방송국에 간 루크는 어둠이 덮쳐 사람들을 순식간에 사라지게 하는 충격적인 영상을 보게 되고 그에게 다가오는 정체불명의 어둠을 피해 도망친다.

김세형 기자 fax123@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