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즐겨먹던 젤리들이 있습니다. ‘개구리알’이라는 이름의 제품이었는데 물에 가루를 섞고 스포이드 안에 든 액체를 한 방울씩 떨어뜨리면 정말 개구리알 모양의 젤리가 만들어지는 제품이었죠. 혹은 가루에 스포이드 액체를 떨어뜨려 자신이 원하는 모양의 젤리를 만들 수 있는 제품도 있었습니다.

가끔씩 그때의 추억에 젖어있던 최근, 일본에서 유행하는 비슷한 느낌의 식품이 멀티샵 올리브영에 들어왔다는 사실을 알고 바로 달려갔습니다. 가루로 음식을 만든다고 하여 ‘가루쿡’이라고도 불리는 이 제품은 일본 기업 반다이, 크라시에 푸드 등에서 ‘코나푼’, ‘포핀쿠킨’ 등의 이름으로 출시하고 있는데요, 국내에서도 어른, 아이 구분 없이 인기를 얻고 있는 상품이기도 합니다.

올리브영에 출시된 제품은 크라시에 푸드에서 만든 ‘포핀쿠킨’으로 도시락, 햄버거, 초밥 만들기 등 총 세 종류입니다. 각 제품들은 가루에 물을 타거나 전자레인지로 가열하고 꾸미는 방식으로 미니어처를 만들게 됩니다. 저는 햄버거 만들기 제품을 하나 골랐는데요, 방법은 간단합니다. 빵, 패티, 콜라, 감자튀김 등이 될 가루들을 설명서에 따라 물에 섞고(필요에 따라 전자레인지에 가열하고) 손으로 조물조물 모양을 만들어 쌓기만 하면 되기 때문이죠.

직접 해보면 굉장히 놀랄만한 것이, 미니어처 치고는 굉장히 섬세합니다. 가루로 만든 빵과 패티를 전자레인지에 넣고 30초 동안 돌리면 부풀면서 실제와 유사한 향과 모습이 탄생합니다. 케첩에서는 토마토 향이 나고 콜라는 가루를 물에 붓는 순간 거품이 올라와 실제 모습으로 착각하게 합니다. 아이들 장난감이라고 생각하며 보던 주변 사람들도 모두 놀라움을 금치 못했죠.

가루와 물의 양을 정확히 조절해야 하고, 컴퓨터 타자나 스마트폰 사용 외에는 손을 사용해 무언가 하는 것이 오랜만이라 미니어처를 만드는 내내 많은 집중력을 필요로 했습니다. 왜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이 이 제품을 사려고 혈안이 되는지 저절로 이해가 가더라고요. 스마트폰의 푸쉬 메시지도 듣지 못한 채 작업(?)에 몰입할 수 있었습니다.

과정에서 느끼는 재미도 그렇지만 완성된 모양을 보면 얼마나 뿌듯한 느낌이 드는지 모를 거예요. 조그마한 햄버거 두 개와 감자튀김 한 팩, 콜라 한 잔이 만들어지는데 귀여운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제품을 보관할 수 없다는 점에 실망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린 아이들도 너무 좋아할만한 미니 햄버거 세트가 완성됩니다.

그 맛은 어떠냐고요? 이 제품을 ‘보관’만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가루로 만든 패티에서 정말 고기 맛이 나는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미묘하게 햄버거의 맛과 향이 나는데 입에 딱 넣었을 때 ‘인공의 맛이다’, ‘불량식품이다’는 느낌이 확 오더라고요. 특히 콜라는 탄산 없는 미지근한 콜라 맛이었습니다. 재미와 맛 두 가지를 잡기에는 역시 무리였나 봅니다. (참고로 초밥 세트의 밥에서는 소다 맛이 납니다.)

과정에도 큰 문제가 있습니다. 바로 설명서가 너무 부실하다는 점이지요. 뒤에 그림으로 적혀있기는 하지만 글과 안의 각 가루들도 일본어로 써 있으니 까막눈인 저는 도저히 구별할 수가 없었습니다. 다행히 상세한 설명이 있는 블로그들이 많아 완성할 수 있었으나 그렇지 않았으면 아예 실패했을 것 같네요. 내부 포장지조차도 잘라 미니어처를 장식하는 데 쓰라고 쓰인 듯한데 저는 모르고 손으로 찢어버렸네요.

 

▲사양+가격

 

▲체크리스트

- 누구에게 필요한가?

어린 자녀와 함께 간식을 만들어 먹는 재미를 경험하고 싶은 부모, 귀여운 것만 보면 사야 하는 키덜트, 맛보다 생김새를 보고 음식을 먹는 사람, 오랜만에 집중해서 손으로 무언가를 만들어보고 싶은 사람 등에게 추천합니다.

 

- 경쟁사 제품과 차별점이 있나?

일본 기업 반다이에서 ‘코나푼’을 판매하고 있지만 국내에는 정식으로 들어오지 않아 경쟁 제품이 없다고 할 수 있네요. 일반 젤리에 비하면 만들어 먹는 즐거움이 차별성이 될 것 같습니다.

 

- 차별화된 기능이 쓰이나?

이 제품을 사는 사람들은 만드는 재미와 만들고 나서 미니어처를 보는 즐거움 2가지 요인을 중시하지 않을까 합니다. 재미를 위해 사는 사람들도 있으니 타 젤리들과 큰 차별화가 됩니다.

 

- 비슷한 기능의 제품에 비해 가격이 합리적인가?

가격은 6000원이 조금 못 됩니다. 최근 수입 젤리가 3000원 이상의 가격에 판매되는 경우가 많으니, 만드는 시간과 뿌듯함을 생각하면 한 번쯤은 도전할 가치가 있는 비용입니다.

 

- 품질 보증기간은 만족스러운가?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따릅니다. 함량, 용량 부족 및 부패 변질, 유통기간 경과, 이물혼입 시 제품교환이나 구입가 환급이 가능합니다. 부작용이나, 용기파손 등으로 인한 상해 사고 시 치료비나 경비 및 일실소득 배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