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4일 평소와 달리 한산한 서울 시내 한 병원

 

전국을 강타한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증후군) 감염자 대부분이 병원에서 감염된 것으로 알려지자 병원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이처럼 외부활동을 자제하려는 보험계약자들이 늘면서 보험사가 '메르스 공포'의 수혜주로 꼽히고 있다. 병원 갈 일이 없으니 고객들이 청구하는 보험금 규모도 줄기 때문이다. 보험사에게는 상당한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5일 A 손해보험사 보상팀 관계자는 "평소 환자와 내방객으로 가득 찼던 A병원이 한산하다"며 "보험사 보상 직원이 병원에서 계약자를 만날 일이 드물어 최근 며칠은 계약자와의 유선 통화로 업무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환자 수가 줄다보니 6월 보험사의 손해율 개선 기대가 살아나고 있다. 메르스 공포가 가져온 수혜를 보험사가 입게된다고 봐야 할까. 병원이 무서운 나머지 나이롱 환자도 '아픈 척'하지 않고 집으로 돌아가는 분위기다.

손해율은 보험사가 거둬들인 보험료 중 피해자에게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을 말한다. 보험사는 손해율이 늘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 주기적으로 보험료를 인상한다. 손해율이 높으면 손해보는 장사를 하기 때문에 보험사는 보험료를 인상하는 구조다.

B 손보사 관계자는 "메르스라는 전염병이 병원을 통해 퍼졌고 이에 대한 시민의 공포가 병원 출입을 억제하면서 병원 입통원 진료를 최소화하고 있다"며 "아이러니하게 소위 나이롱환자들조차 병원을 떠나다보니 이달 보험금 청구가 역대 최소 규모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업계 사이에서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메르스와 굳이 연결짓지 않아도 보험사 손해율 개선을 이미 예상했다. 오진원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2분기 손보사 자동차보험 손해율 개선을 전망하며 "연말 혹은 4분기 전후로 점진적 장기위험손해율 진정 예상되고 있으며 차보험 손해율은 그보다 빠른 2분기 이후 개선세 확인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승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직 시작은 미약하지만 각 사별 전략을 통해 자동차를 시작으로 손해율이 전월과 비교해 소폭 개선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전염병을 피해 시민들이 집에만 있으려고 하다 보니 실내 활동과 관련된 종목들이 급부상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영환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르스 공포로 투자심리 약화가 우려되는 내수주에 대한 포트폴리오를 홈쇼핑·미디어·게임 등 실내활동과 관련된 분야 위주로 압축할 필요가 있다"며 "일례로 지난 2003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 사태 당시 중국에서는 스포츠용품·의류·가구 등 오프라인 활동을 동반한 종목은 평소보다 소비가 위축된 반면 실내활동과 관련된 도서류·위생용품 등의 소비는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한편 계약자가 입원·진료 중인 병원을 방문해 보상업무(보험금 합의)를 진행하고 있는 보험사 보상 직원들은 메르스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한때 병원 방문은 자제하고, 내선 통화 위주로 업무를 진행했다. 병원 치료를 받는 계약자 수가 급격히 줄어 보상직원들이 병원 갈 일이 거의 없었다고 한다. 개인 위생에 신경 쓰면서 평소와 다름없이 일한다는 게 보험사 전반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