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청와대 메르스 대응 민관합동 긴급점검회의를 마치고 민간 의료 전문가들이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 메르스 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감염 전문가들은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과 관련한 국민들의 공포감이 지나치게 과민한 상황이라고 지적하고  지금부터라도 철저히 방역, 차단 하면 조기 종식이 가능하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 3일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열린 청와대 메르스 대응 민관합동 긴급점검회의를 마친 박상근 대한병원협회 회장과 김우주 대한감염학회 이사장, 김홍빈 분당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과장은 춘추관 브리핑에서 "우리 국민이 많이 놀라고 있지만 사실 그렇게 예외적 상황이 아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3차 감염자까지 포함해 30명의 확진환자가 발생했지만 병원에 입원한 환자나 그 가족 등 의료기관 내 감염 케이스만 발견됐을 뿐, 지역사회로 전파되는 등 일상생활에서의 감염은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에 지나치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는 설명이다.

박 회장은 "국민은 (숫자로 따지면) 8~9 정도 놀라고 있는데 의료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보면 (실제 위협은) 1~2 정도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3차 감염도 있었지만 그것은 어쩔 수 없이 전염에 의해 있을 수 있는 상황이고, 공기나 지역사회으로 확산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너무 놀라는 것은 과민반응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병마에 시달리는 환자들에게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 의료인들은 이 질환의 극복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면서 "당부드리고 싶은 것은 열이 나는 분들은 병원에 올 때 분명히 말씀을 해주셔서 (메르스가) 확산되지 않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김 이사장은 "메르스 사태는 사실 예외적 상황은 아니다. 2003년 사스, 2004년 AI, 2009년 신종플루 등 신종 감염병은 국내외적으로 빈발하고 점증하고 있다"며 "(해외에서 온) 여행객들이 늘고 있고 FTA등 국제교역도 늘고 있어서 신종 감염병 유입은 언제든 예견된 것"이라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확진환자) 30명을 들여다보면 처음 중동에서 감염이 돼 국내에서 발병된 환자가 여러군데의 의료기관을 방문하면서 연이어 감염된 사례"라며 "이는 초기방역의 적극적 추진이나 2차 감염 차단에 틈이 있었지만 지금이라도 철저히 하면 충분히 단기간에 종식시킬 수 있단 얘기"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범정부적인 메르스 대응 대책이 실효적으로 발효된다면 조기에 메르스 유행을 끝낼 수 있다"며 "실제 사례와 전문가 판단으로는 여전히 '주의' 단계인데 국민이나 일상에서 느끼는 공포는 '심각' 단계"라고 말했다.

이어 "루머와 근거없는 낭설이 확대·재생산 되면서 실제 메르스 바이러스보다 공포가 더 확산되는 아주 아이러니한 상황"이라며 "이런 부분들이 불식되고 냉철한 판단하에 과학적 근거에 의해 전문가와 단체들이 정부와 함께 철저히 (방역에) 나선다면 조기에 종식시킬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 과장도 "확진환자들이 계속 생기고 있지만 (확산 저지를 위한) 일련의 노력들이 현장에서 효과를 거둔다면 빠른 시간 내에 메르스를 차단시킬 수 있고 지역사회 전파를 막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이들은 메르스 확진환자가 입원해 있는 병원의 이름을 공개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을 표했다.

김 이사장은 "국민 입장에서 병원명 공개는 당연한 요구라고 생각하지만 이런 결정은 상당히 득(得)과 실(失)이 있는데 결론적으로는 실이 더 큰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까지 메르스 환자가 발생해 그 안에서 전파된 병원은 두 곳"이라며 "나머지는 메르스 유행과는 무관한데 병원명이 공개되면 이곳은 위험하다고 해서 가지 말자고 하는 것은 역설적으로 메르스 환자들이 안전하게 격리 치료하는 병원이 오염병원으로 오해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원영 고용복지수석도 "추적해야 할 (메르스 감염의) 연결고리는 다 파악하고 있는데 그 고리에서 한 사람이라도 누락되는 사례가 없도록 철저히 하겠다는 것이 대책"이라며 "지금 격리병상에서 (환자들을) 잘 치료하고 있는 병원들은 정말 환자에 대한 보호가 잘되고 있기 때문에 그런 점에 대해서는 국민들이 불안을 가질 필요가 추호도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