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공포가 확산되면서 위기관리에 대한 중요성이 다시 부각되고 있습니다. 위기관리는 사후약방문보다는 사전약방문이 더 바람직합니다. 위기관리의 매뉴얼과 시스템이 갖춰져 있어야 합니다. 반복되는 위기속에 다시는 반복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미로 위기관리 전문가 정용민 컨설턴트의 저서 '1% ONE PERCENT'의 에필로그 글을 통해 위기관리의 중요성을 되새기고자 합니다.    

  

정 용 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옛날 옛날 아주 먼 옛날 산 하나를 양옆에 두고 ‘위기(危機)’라는 마을과 ‘관리(管理)’라는 마을이 있었다. 두 마을 사람들 모두 열심히 농사를 지으며 행복하게 살았다. 그러던 어느 날 ‘위기(危機)’ 마을에 야생 호랑이가 나타났다. 호랑이는 마을 사람 여럿을 물어 죽이고, 가축들을 먹어 치우고는 사라져 버렸다. 마을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이장은 벌벌 떨면서 호랑이가 떠나간 뒤 마을 사람들을 모아 대책을 마련했다. 

 그 다음날 ‘관리(管理)’ 마을에도 호랑이가 나타났다. ‘위기(危機)’ 마을과 같이 ‘관리(管理)’ 마을에서도 호랑이는 마을 사람들을 해치며 마음껏 배를 채우고 사라졌다. ‘관리(管理)’ 마을 이장도 겁에 질린 마을 사람들을 불러모았다. 

 ‘위기(危機)’ 마을 사람들과 이장은 머리를 모아 고민했다. “어떻게 호랑이에게 물려 죽지 않을 수 있을까?” 결국 마을 사람들과 이장은 묘수를 냈다. 평생 호랑이를 잡으러 다니던 호랑이 사냥꾼을 부른 것이다. 호랑이 사냥꾼은 ‘위기(危機)’ 마을 사람들을 모두 한자리에 모아놓고 호랑이 그림을 보여주었다. “호랑이라는 짐승은 길이가 6척에 이르고, 이빨이 날카로워 한 번 물리면 여러분의 숨통을 끊고 뼈를 부러뜨릴 것이오. 호랑이가 나타나면 집에 꼼짝 말고 숨어 계시오. 재수 없으면 잡아먹히오….” 재미있지만 무서운 이야기를 오랫동안 하고 유유히 사라졌다. 이장은 쌀 두 되를 호랑이 사냥꾼에게 퍼주어 보낸 뒤 마을 사람들에게 이렇게 이야기했다. “자, 이제 호랑이를 우리가 경계해야겠다. 다시는 어제와 같은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하자. 그러면 모두 집으로 들어가 생활하자.” 

 ‘관리(管理)’ 마을에서도 여러 이야기가 나왔다. 이장과 마을 사람들이 밤을 새우며 대책을 이야기했다. 그 결과 다음날 아침부터 마을 사람들이 모두 힘을 모아 마을 주변에 돌담과 가시나무 덩굴담을 쌓기 시작했다. 마을 청년들에게 활과 화살들을 만들어 나누어 주며 호랑이 잡는 법을 훈련시켰다. 밤마다 조를 짜서 마을 어른들이 횃불을 들고 순시를 돌기로 했다. 크게 짖는 사나운 개 열댓 마리를 마을 주변에 묶어 놓았다. 마을 아낙네들과 어린이들이 밭을 매다 호랑이를 멀리서 발견하면 마을에 알릴 수 있도록 호루라기를 만들어 하나씩 나누어 주었다. 호랑이가 무서워한다는 쑥 향과 모닥불도 마을 군데군데 피워 놓아 호랑이의 접근에 대비했다. 몇 주가 지나 모든 것이 완성되자 ‘관리(管理)’ 마을 이장은 이렇게 이야기했다. “자, 우리가 다시 호랑이에게 당하지 않도록 많은 준비를 했다. 하지만 우리가 항상 경계하고 훈련하지 않으면 호랑이는 당장이라도 다시 내려올 것이다. 정해진 바에 따라 훈련하고 보고하고 경계하도록 하자.” 

위기관리에 있어서는 이렇게 ‘위기(危機)’ 마을과 ‘관리(管理)’ 마을의 두 가지 타입이 있다. 귀하의 회사는 이 두 타입 중 어떤 타입의 마을일까? 임직원 스스로 호랑이로 인한 비극이 다시 있지 않을 것이라 생각할까? 그리고 앞으로 정말 그렇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