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날로그 시대가 저물면서 디지털 문명을 쉽게 접할 수 있는 요즘, 감성보다는 이성이 앞세워져 문화가 발전해나가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인간미가 떨어져가는 모습에 많은 이들이 아날로그 감성을 그리워하기도 한다. 이를 활용, 매장에서 감성 마케팅을 펼쳐 창업 대박을 이뤄낸 사례들이 있다.
사진으로 추억을 남기다, 돈치킨 서울대입구점
프리미엄 오븐구이치킨 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는 류지수(돈치킨 서울대입구점) 씨는 고객에게 사진 추억을 남겨 매장을 성공시켰다. 1억여 원의 창업비용으로 15평 규모의 매장을 운영 중인 류 씨는 대학가 치고는 상대적으로 외진 곳에 위치한 지리적 불리함을 극복하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녀는 기본적으로 수증기, 물, 바람을 이용한 돈치킨의 오븐구이 조리법 덕에 담백한 맛이 받쳐줬기에 색다른 무언가가 필요하다고 느꼈다.
류 씨는 구상한 것은 고객을 위한 사진 이벤트. 그녀는 돈치킨 서울대입구점을 방문한 고객들을 촬영하기 시작했다. 류 씨의 사진 촬영에 고객들은 초반에 부끄러움을 드러냈지만, 이내 해당 이벤트를 즐기기 시작했다. 부끄러운 듯 웃는 고객의 모습이나 맛있게 치킨을 먹는 모습 등을 촬영한 류 씨는 고객의 연락처를 물어봐 사진을 전부 전송해주었다. 단순히 사진을 찍고, 전송해주는 이벤트로 머물기 싫었던 그녀는 조금 더 고객의 마음을 움직이고자 하였다. 월말에 별도의 사진 콘테스트를 열어 촬영했던 사진 중 가장 인상적인 작품을 선정하기로 한 것. 월말 사진 콘테스트에 뽑힌 고객에게는 영화 티켓이나 도서상품권 등을 제공하여 다시 한 번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고객에게 사소하지만 즐거운 추억을 선사하고자 한 류 씨의 생각은 적중하였다. 사진 이벤트를 통해 고객과 보다 많은 교감을 나눌 수 있었고, 결국 단골 고객으로 이어졌다는 것이 류 씨의 설명이다. 고객에게 사진을 전송하면서 한마디로 더 나누게 되고, 삶에 도움이 되는 글귀가 있으면 따로 전송을 해주어 고객 입장에서는 소소한 감동 서비스라고 여길 수 있었다. 이렇게 생긴 단골 고객은 자신의 지인이나 가족 등을 데려와 매출 신장에 큰 역할을 하였다.
기름기를 빼 담백하면서도 건강한 맛과 특별한 사진 이벤트 덕에 돈치킨 서울대입구점은 학생들이 줄어드는 방학 시즌에도 월 평균 2,000만 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였다.
음악으로 고객의 마음을 연주하다, 바보스 망원점
치킨이 맛있는 맥주집, 바보스 망원점을 운영하고 있는 한영돈 씨도 감성 마케팅으로 매장의 성공을 이끌어냈다. 한 씨는 바보스 망원점 배경음악으로 추억의 노래를 선곡한다. 한 때 국내 가요계를 주름잡았던 김건모, 임창정, 조성모 등의 노래를 고객에게 들려주는 것. 다양한 연령층의 감성을 건드릴 수 있는 90년대 노래를 들려주어 고객에게 추억을 선물하려는 것이 한 씨의 바람이다. 그의 바람대로 고객의 반응도 뜨겁다. 향수에 젖은 고객들은 한 씨와 옛 이야기를 나누면서 자연스레 친밀해진다. 이러한 고객들은 재방문으로 이어지고, 별도의 신청곡을 준비할 정도로 충성 고객이 된다고 한 씨는 말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주변 시장을 방문한 동네 주민들과 교감을 이루고 싶어 주변 아주머니들에게 음료 한 병씩을 드리고 있다. 이런 그의 서비스를 마다할 사람이 있을까. 실제로 바보스 망원점의 주 고객층은 주부다. 동네 시장에서 그가 쌓은 좋은 이미지 덕에 시장과 관련된 회의가 있을 시 바보스 망원점에서 진행하기까지 한다. 바보스 망원점은 10평 규모의 소규모지만, 월 평균 3,000만 원에 육박하는 높은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매장 내외로 이뤄지는 감동 서비스가 매출에서 큰 효자 노릇을 하고 있는 셈이다.
진실 된 반찬 추천, 오레시피 인천원당점
반찬가게 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는 박승미(오레시피 인천원당점) 씨는 매장의 단기적인 수익 증가보다는 고객의 입장을 한 번 더 생각하고자 한다. 그래서 그녀는 고객들에게 무턱대고 반찬을 추천해주지 않는다. 기본적으로 천연조미료를 사용하며, 국내 최초로 간편 가정식 형태의 ‘홈푸드 HMR(Home Meal Replacement; 간편가정식) 시스템’을 도입해 30여 가지의 단순한 기존 반찬전문점의 형태를 뛰어넘어 100가지 반찬을 선보이고 있는 오레시피에 고객의 만족도는 높지만 박 씨의 입장에서 봤을 때 오늘은 어떤 반찬이 좋은지, 어떤 반찬이 덜 익었는지 거짓 없이 솔직하게 말하는 것이다. 그래서 팔 수 있던 반찬도 못 파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 박 씨의 말이다. 하지만 그녀는 만족스럽다. 고객과 단순히 금전적인 관계로만 머무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것이 그녀의 생각이다. 임신한 아내를 둔 남편 고객이 찾아오면, 임산부에게 적합한 반찬을 추천해주고, 다른 반찬이 어울리지 않는 이유를 설명해주기까지 한다. 그런 박 씨의 마음이 통한 것일까. 고객의 반응이 좋다. “어떻게 이런 것을 다 솔직하게 말해주냐”는 고객들의 감동에 매출은 오히려 상승하게 된다. 11평 규모에 점포구입비 포함하여 총 1억여 원의 창업비용이 들었지만 일 평균 100만 원의 매출을 기록하는 것도 다 박 씨의 정직함에 고객이 마음이 움직인 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