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프 블래터(79)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이 5선에 성공했음에도 결국 손을 들었다. 그는 기자회견을 통해 돌연 사임 의사를 밝혔다.

2일(현지시간) 영국 BBC 스위스 언론 등 외신은 블래터 회장이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내가 FIFA의 수장을 계속 맡는데 대해 국제 축구계가 모두 찬성하는 것은 아니었다"며 사퇴의사를 밝히고 "다가오는 임시총회에서 새로운 회장을 선출하겠다"고 후임자 선거 일정까지 언급했고 보도했다.

그는 "지난 40년간의 나의 인생과 회장직을 되새겨보고 고민했고 그 결과 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FIFA 조직과 전 세계 스포츠인 축구"라며 "FIFA를 위해 그리고 축구를 위해 결심했다"고 강조했다.

블래터 회장의 돌연 사퇴는 FIFA 임원들의 최근 뇌물과 비리와 관련한 스위스 검찰의 수사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FIFA 제12대 회장 선거를 이틀 앞둔 지난달 27일 미국 수사당국의 요청으로 스위스 연방 경찰이 현 부회장 2명을 포함한 7명의 임원들을 긴급체포했다. 이들은 그동안 1억 달러(약 1105억원) 규모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블래터 회장은 이런 상황에서도 사퇴의사가 없음을 밝히고  지난달 29일 치러진 FIFA 회장 선거에서 압도적 표차로  2019년까지 임기인 5선에 성공했었다.

FIFA 임시총회는 올해 12월에서 내년 3월 사이에 소집되며, 새 회장이 선출될 때까지 블래터 회장이 회장직을 계속 맡게 된다.

블래터 회장은 스위스 출신으로 지난  1998년부터 FIFA 회장을 맡아 왔다.

유럽축구연맹(UEFA) 미셸 플라티니 회장은 사임 소식과 관련 "어렵고 힘들지만 올바른 결정을 내렸다"며 이를 환영했고, 영국 축구협회 그렉 다이크 회장도 "축구계를 위해 정말 잘된 일"이라고 축하했다.

한편, 스위스 검찰은 성명을 통해 사임을 발표한 블래터 회장에 대해 그의 사임이 현재 진행중인 수사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