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IR의 꽃이자 가장 중요한 부분을 거론할 차례다.

IR 툴(Tool)에는 여러가지가 있다. 로드쇼(Roadshow)와 IR 컨퍼런스(Conference)가 주된 축을 이루고, 기업설명회(실적설명회)가 있다.

로드쇼에는 딜로드쇼(DR)와 논딜로드쇼((NDR, Non-Deal Roadshow)가 있는데, 말그대로 Deal(주식이나 채권발행 등의 자금조달)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DR 로드쇼와 NDR 로드쇼로 나뉜다.

로드쇼가 투자자 사무실을 찾아가는 IR이라면 컨퍼런스는 한 장소(주로 호텔)에서 투자자들이 모인 가운데 실시하는 IR이다.

 ◊ NDR

 NDR은 투자자를 직접 찾아가기 때문에 투자자가 편리하다. 단, 회사 입장에서는 투자를 희망하는 투자자를 지정해서 찾아가기 때문에 매우 효과적이지만 많은 비용이 든다. NDR은 국내기관 대상이냐, 해외기관 대상이냐에 따라 국내 NDR과 해외 NDR로 나뉜다.

 ◊ 컨퍼런스

컨퍼런스는 한 장소에 모두가 모이기 때문에 이동경로가 짧아 투자자들을 한번에 많이 만날 수 있고, 소그룹미팅을 통해 하루에 10~20개 투자기관을 만나는 것도 가능하다.

이같은 행사는 잠재투자자들을 만나는 데는 효과적이고, 비용도 효율적인 반면, 원하는 투자자와의 미팅이 성사되지 않을 수도 있다.

 

▲ 자료재구성:한국IR서비스

 

◊ 기업설명회

기업설명회는 기업의 결산실적과 향후 가이던스(예상치)와 사업계획을 애널리스트와 투자자들을 초청해 전략적으로 프레젠테이션을 하고, Q&A를 주고 받는 행사이다. 다수의 투자자와 시장 이해관계자들에게 공평하고 효율적으로 정보제공을 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회사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기업설명회는 사업보고서 작성과 실적발표에 따라 분기 1회, 반기 1회, 연 1회를 실시한다. 해외 NDR이나 해외 컨퍼런스는 월 1회부터 연 1회로 차이가 많을 수 있지만, 정기적으로 실시하여 회사의 경영상태를 올바르게 프레젠테이션하는 것이 중요하다.

◊ IR

IR은 얼마나 자주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일관성을 가지고, 정기적으로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해외투자자들의 경우 우리나라 기업을 잘 모르는 상태에서 최소 1~2년 이상을 분석하고 지켜보다가 투자를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

이같은 점을 고려해 주식시장이 좋을 때는 열심히 NDR을 하다 시장 상황이 안 좋아지면 안하는 것은 좋지 않다. 연 1회를 하더라도 정기적으로 NDR을 하는 것이 좋다.

IR의 가장 큰 덕목은 '기다리고 기다리는 것'이다. 인내하는 것도 IR업무 중 하나다.

투자자들은 투자를 쉽게 그리고 빨리 결정하지 않는다. 해외투자자라면 홍콩, 싱가포르, 런던, 뉴욕의 기관들이었지만 요즘 들어서는 투자자 범위가 남유럽, 중동, 동남아시아, 그리고 중국까지 넓어지고 있다.

해외NDR과 해외 컨퍼런스는 비용도 비용이지만, 시간과 효율적인 면에서도 매우 중요한 IR행사이기 때문에 준비가 철저해야 한다.

 ◊잠재투자자 발굴 위해 무조건 철저히 준비

기존 주주는 당연히 포함시키고 잠재투자자를 발굴해야 한다.

또 IR PT자료, Q&A자료 뿐만 아니라 해외 출장이기 때문에 항공편, 비행시간, 숙박장소, 비용 등 고려사항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날씨와 기상변수들을 고려해 이동의 차질이 생길 경우를 대비한 대안을 준비해 놓아야한다. 여권과 비자만료일도 확인해야 하고, NDR기간 또한 상대방 나라의 행사는 있는지, 어느정도의 규모인지 살펴봐야한다.

예를 들어 동남아시아나 중동지역의 경우 우리가 모르는 이슬람 행사로 인하여 미팅이 지연되거나 캔슬되는 경우도 있다. 이밖에 PT자료 부수, 노트북 상태와 노트북이 문제 발생시 대체방안 등을 미리미리 준비해야 한다.

필자가 메리츠화재보험에서 근무하던 시절 미국 NDR에서 겪은 일이다. 시카고에서 IR을 마치고 뉴욕으로 이동하는 비행기 안에서의 일이다. 비행기 탑승까지 완료했지만 갑작스런 뇌우 때문에 이륙하지 못하고 기내에서 5시간 대기해야 했다. 상당히 당황스러운 경험이었다.

IR 관계자는 자연재해를 제외하고 나머지는 철저하게 준비해야 한다. 홍콩, 싱가포르 컨퍼런스에서는 소그룹미팅에서 계획보다 많은 투자자들이 모이는 바람에 부하직원 IRO였던 '한 대리(지난 4편에 등장)'의 명함이 소진됐다.

임시방편으로 한 대리는 명함을 앞뒤로 A4용지에 복사해 오려 붙여 임시 명함을 만들어 제공했다. 순간적인 아이디어로 위기를 넘겼다.

 

▲ 사진설명=(왼쪽부터)2009년 당시 메리츠화재 IR 총괄 팀장이었던 필자 김재형, 메리츠화재 IRO 박지연 과장, 우리투자증권 한승희 애널리스트

 

◊ 많이 접촉하고 타사 통해 배워라

국내 NDR과 일대일 미팅, 소그룹 미팅은 될 수 있는 한 많이, 자주하는 것이 좋다.

이외 컨퍼런스콜(전화로 하는 미팅), IR 사이트를 통한 IR(IR사이트에 당사 주요사항을 공지하고 Q&A하는 방법), 이메일을 통한 IR(IRO들을 가장 힘들게 하는 IR로 애널리스트와 펀드매니저로부터 질문을 받아, 빠른 시일내에 답변과 데이터, 자료를 제공하는 IR)이 있다. 여러가지 종류의 IR행사가 있고, 경쟁사가 잘하는 IR행사가 있으면 무조건 배워야 한다.

S화재 IR 방식도 주목할만 하다. S화재 기업설명회는 해외투자자들이 함께 할 수 있도록 컨퍼런스 콜을 함께 한다. 외국인 지분도 많지만, 무엇보다 해외투자자들에게도 신속하고 공평하게 제공하는 IR을 한다는 점에서 많이 부러워했다.

타사의 IR행사와 IRO의 장점을 벤치마킹해서 배우고, 또 나보다 어린 부하직원이라 하더라도 IR에 관련해서 나은 점이 있으면 겸허하게 받아들이는 것이 '사랑받는 IR'의 지름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