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백
> COMPANY > 인더스트리
특허·R&D 부문 특화‘퓨전테크’ 선두주자대학 기술지주회사가 뜬다 | ②한양대학교

트란소노가 보유하고 있는 무향실.[사진:이코노믹리뷰 안영준 기자]


연 2000억 투자 돈 되는 기술 상용화 앞장

외부 소리를 100% 차단하는 ‘무향실’. 잡음 제거 기술 연구를 위해 없어서는 안될 필수 실험실이다. 국내에서 무향실은 삼성전자와 LG전자만 보유하고 있었다. 이런 무향실을 직원 10명밖에 안 되는 기업이 보유하고 있어서 눈길을 끈다. 국내 첫 기술지주회사인 한양대 기술지주회사(대표 이성균)의 자회사 1호인 트란소노. 이 회사는 기술력을 인정받아 팬택과 LG전자 등에 자사 제품을 납품하고 있다. 한양대 기술지주회사는 2008년 9월에 국내 최초로 설립됐다. 자본금은 44억2500만 원. 한양대 기술지주회사는 지난해 자회사의 일부 지분을 매각해 수익을 달성했다. 대학기술지주회사란 대학이 보유한 기술을 출자해 설립한 상법상의 주식회사다. <편집자 주>

한양대 기술지주회사의 1호 자회사인 트란소노(대표 이정규). 회사는 한양대 내 한양종합기술연구원(HIT)에 있다. 1호 자회사답게 사무실 공간이 넉넉했다. 2008년 10월에 설립된 트란소노는 ‘잡음을 제거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잡음 제거 기술을 연구하기 위해 ‘무향실’을 갖고 있다. 외부 소리가 전혀 들어오지 않도록 제작한 무향실은 한양대 FTC(퓨전 테크놀로지센터) 1층에 있다.

무향실은 겉에서 보면 컨테이너 박스처럼 보인다. 안으로 들어가면 1층에 제어실이 있다. 무향실은 계단에 올라가서 또 들어가야 한다. 무향실에 들어가서 문을 닫으면 바깥 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는다. 문을 닫자 귀가 멍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아주 조용해지기 때문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무향실 내부에 스피커 4대가 사방에서 소음을 발생시킨다. 사람의 목소리가 정확히 전달되는지를 실험한다.

이정규 대표는 “무향실은 국내 기업 중 삼성전자와 LG전자만 보유하고 있다”며 “설치 비용만 4억 5000여만 원이 넘을 정도로 고가의 장비”라고 설명했다. 트란소노 직원 10명 중 6명이 석·박사 출신의 연구 인력이다. 이들이 개발한 기술은 휴대전화 제조업체에 납품한다. 팬택을 통해 버라이존에 납품했다. 지난해부터 1억 원의 매출이 발생했다.

크린컴 직원들이 회의를 하고 있다(왼쪽). 한양종합기술연구원 전경.


LG전자 화상회의 셋톱박스에도 납품했고 헬리콥터 무전기에도 채택됐다. 쿡 TV용 카메라 모듈에도 납품할 예정이다. 이정규 대표는 “계약이 여러 건 체결돼 있다”며 “올 하반기까지 2~3억 원의 매출이 발생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 대표는 “소프트웨어 기반의 기술이기 때문에 기존 제품의 디자인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며 “스마트폰, 인터넷전화, 셋톱박스 등 사람 목소리를 인식하는 분야에는 어디에든 적용 가능하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잡음제거 기술 개발

트란소노 옆 사무실에는 크린컴(대표 박명종)이 있다. 크린컴은 칩 설계 및 제조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는 트란소노가 개발한 잡음 제거 기술을 적용해 반도체 칩을 만들고 있다. 이 회사 직원은 11명이다. 연구·개발(R&D)실에는 6명의 직원이 연구에 전념하고 있다. 유리로 칸을 막아 사무실 분위기가 밝다. R&D실은 중요한 부서이기에 내부가 보이지 않도록 일부는 간유리로 제작했다.

박명종 대표의 사무실에서는 용마산이 보인다. 용마산이 잘 보이면 박 대표는 창문을 열고 맑은 공기를 쐰다. 시야가 넓어 경영에 집중하기가 쉬운 구조다. 박 대표는 올 4분기부터 27억 원 정도의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했다. 내년에는 270억 원으로 급증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매출이 발생하면 내년 3월에 잡음 제거 기능을 추가해서 2차 제품을 준비할 계획이다. 3차 제품에는 음성 잡음 제거에 음성 인식 가속기를 집어넣을 생각이다.
올해 가트너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휴대전화 시장이 2011년 17억 대에서 2014년 20억 대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이중 스마트 폰은 2011년 4억5000만 대에서 2014년에 8억 5000만 대 이상으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했다.

크린컴은 이런 전망에 따라 스마트폰시장에 진출키로 했다. 현재 아이폰4에 들어가 있는 잡음 제거 칩은 미국의 오디언스가 거의 장악했다. 오디언스는 2마이크 방식이다. 크린컴은 1마이크 방식이다. 마이크가 1개만 들어가기 때문에 오디언스 제품과 경쟁할 만하다. 2009년 12월에 설립된 크린컴은 스마트폰 시장의 확대로 매출 증대 가능성이 높아졌다.

박 대표는 “원천기술을 개발해서 설계부터 제품까지 내놓으려면 최소 5년이 걸린다”며 “트란소노의 소프트웨어 기술 덕분에 2년 정도의 시간을 단축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오는 2014년에 기업공개(IPO)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바이오기술 외국인까지 투자

오메가퀀트아시아(대표 임채선)는 한양대 기술지주회사 사무실 내에 있다. 따로 사무실을 내지 않고 한양대 기술지주회사 사무실을 활용하는 것. 오메가퀀트아시아는 제1호 외국인투자 자회사다. 투자 규모는 크지 않지만 미국의 해리스 박사와 독일의 샤키 박사로부터 투자를 받았다. 이들은 한양대 박용순 교수와 함께 연구한 인연으로 공동투자를 실시했다.

오메가퀀트아시아는 적혈구 내 오메가3의 성분 함유량을 분석하는 기술을 갖고 있다. 오메가3는 24가지 지방산 가운데 하나다. 오메가3 지방산 수치만 잘 관리해도 심혈관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적혈구 내 오메가3 지수는 4~8%가 돼야 안정적이다. 이 지수가 4% 이하면 심장병 질환에 걸릴 확률이 높다. 오메가3 함유량이 낮으면 건강보조식품으로 이를 충당하는 게 좋다. 이 회사의 지분 비율은 한양대가 46%, 박용순 교수가 30%, 외국인 2명이 각각 12.5%씩이다.

임채선 대표는 한양대 창업보육센터 운영팀장 출신이다. 운영팀장을 맡은 다음 약 10여 년간 사업 경험을 쌓았다. 지난 2010년 2월 한양대 기술지주회사로부터 ‘전문 벤처경영인’으로 와 달라는 요청을 받고 오메가퀀트아시아 대표로 취임했다.

임 대표는 “앞으로 국민의 건강을 위해 고함량의 오메가3 유통사업도 진출할 계획”이라며 “현재 한국형 키트를 만들었는데 올해는 지난해 보건의료연구원의 신기술 인증을 받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이밖에 한양대 기술지주회사로 이더블유비엠코리아(대표 오상근)와 플립(대표 조용우) 등이 있다. 이더블유비엠코리아는 반도체 설계 전문기업이다. 하이닉스의 설계를 수주해 지난해 10억 원 정도의 매출이 발생했다. 지난해 12월 기술을 출자 받아서 자회사가 됐다.

플립은 패션 솔루션 전문기업이다. 학생복과 병원 유니폼을 만든다. 이 회사도 지난해 10억 원 정도의 매출을 기록했다. 한양대 기술지주회사는 이 회사에 ‘자동신체 측정기술’을 제공했다. 의류를 만들 때 일일이 측정하지 않고도 카메라 영상으로 신체를 측정하는 기술이다.

자회사 키워 지분 매각 새 수익모델

한양대 기술지주회사는 지난해 자회사 지분 매각으로 수익을 달성했다. 칩 설계 및 제조 기술을 갖고 있는 크린컴의 지분을 경영자매수(MBO) 방식으로 일부 매각해서 투자금 대비 2배의 수익을 거뒀다. 회수 금액은 1억 원으로 크지는 않지만 최초로 수익모델을 만들었다.

한양대 기술지주회사는 한양대의 특허를 경영에 접목했다. 이성균 대표는 “한양대의 연구개발비는 연간 2000억 원 규모”라며 “연구개발을 통해 매년 300~400개 정도의 특허를 쏟아낸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가 한양대 기술지주회사를 맡은 지 2년이 넘었다. 그는 “지주회사를 만들어보니까 대학 기술 중 돈이 될 만한 기술을 골라서 시장성과 상용화를 검증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양대 기술지주회사는 연 평균 2개씩 자회사를 만들었다. 자회사 설립 과정이 눈길을 끈다. 한양대 기술지주회사는 연간 100개의 기술을 검토한다. 그 중 20~30개를 분류해서 상용화가 가능한지를 검증한다. 검증기간은 6개월에서 1년. 이 과정을 통해 2개의 자회사가 만들어진다.

더욱이 기술 발굴 프로그램과 상용화 프로그램을 중시한다. 사업 가능한 기술을 발굴할 때 먼저 발명자와 인터뷰를 한다. 대학기술을 특허로 내기 전에 개발한 교수나 연구소의 연구원과 발명자 인터뷰를 거쳐 특허의 사업화가 가능한지 검증한다. 이성균 대표는 “한양대 기술지주회사는 외부기업을 활용해 조인트벤처를 만든다”며 “5명의 전문가가 시장조사와 사업검토, 전문컨설팅 의뢰, 시제품 제작을 도와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성균 대표가 말하는 한양대 기술지주

한양대 기술지주회사 이성균 대표는 “특허를 활용해 기술지주회사를 설립하는 게 대학 성장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균 대표와 만나 한양대 기술지주회사의 특징 및 장점이 무엇인지를 알아봤다. 다음은 이성균 대표와 일문일답.

Q : 한양대 기술지주회사는 자회사를 위해 어떤 도움을 주는가.
A : 매주 월요일 아침마다 자회사 대표들과 만나 ‘주간회의’를 진행한다. 지주회사가 자회사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 교류하기 위한 자리다. 기업별 월간회의도 지원한다. 주간회의와 월간회의를 통해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 고민한다.

Q : 한양대 기술지주회사의 특징은 무엇인가.
A : 특허를 많이 보유하고 있다. 대학이나 연구소는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해야 한다. 대학이 보유하고 있는 특허를 사업화가 가능하도록 지원한다. 그래야 대학이 성장하는 밑거름이 될 것이다. 한양대는 동문을 활용하는 것보다 ‘전문 벤처경영인’과 협력하는 것을 선호한다.

Q : 한양대 기술지주회사의 장점은.
A : 한양대 기술지주회사는 기술 발굴 프로그램과 상용화 프로그램을 갖춰 놓았다. 사업 가능한 기술을 발굴할 때 발명자 인터뷰를 하는 게 특징이다. 더욱이 조인트벤처를 적극 활용한다. 지난해 7건을 기업과 연결시켜줬다. 기업인과 학생도 연결시켜줬다.

Q : 한양대 기술지주회사를 맡은 지 2년이 넘었는데, 경영을 맡으시면서 느낀 점이 있다면.
A : 처음에 대학의 기술이 얼마나 되겠느냐고 가볍게 생각했다. 그런데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됐다. 또 기술이 많다고 사업거리가 많지 않다는 것도 깨닫게 됐다. 대학의 기술 가운데 돈 될 만한 기술을 골라서 시장력이 있는지 상용화와 검증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

Q : 대학 기술지주회사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A : 기술 중심으로 사업을 해야 한다. 이를테면 학생들의 아이디어가 좋다고 사업화하는 것은 대학 기술지주회사의 길이 아니다. 무엇보다 전문성이 필요하다. 독립경영과 책임경영도 중요하다. 대학 기술지주회사는 철저하게 비즈니스 입장에서 운용돼야 한다. 기업인이 대학의 기술을 사업화하고 기술을 발명한 교수는 최고기술경영자(CTO)나 연구소장의 역할을 맡으면 된다.

Q : 학생을 위한 프로그램도 있나.
A : 예비 창업자를 대상으로 사업계획서 작성법부터 자세히 알려준다. 이처럼 1년간 창업준비를 시킨 결과, 지난해 10건이 발생했고 34건 정도 학생이 창업했다. 참고로 한양대 기술지주회사 1호 자회사인 트란소노는 예비 최고경영자 제도를 활용해 설립됐다. 발전 가능성이 높은데 지켜봐 달라. 한양대 기술지주회사의 수익모델 가운데 하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경원 기자 kwkim@asiae.co.kr


이코노믹리뷰  |  econo@econovill.com  |  승인 2011.03.24  08:46:20
이코노믹리뷰의 다른기사 보기

[태그]

#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SPONSORED
여백
여백
전문가 칼럼
동영상
PREV NEXT
여백
포토뉴스
여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