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홍철 한국투자공사 사장이 지난해 10월20일 프랑스 파리 엘리제궁에서 국부펀드 및 연기금 고위 관계자들과 함께 프랑수와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과 만나고 있다. 출처= 한국투자공사

한국투자공사(KIC)에 대한 감사요구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안홍철 사장의 호화 출장과 해외투자에 대한 적법성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아울러 일각에서는 안홍철 사장과 야당간의 정치적 힘겨루기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안 사장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를 겨냥한 ‘종북’ 발언 이후 야당 측으로부터 꾸준히 사퇴 압박을 받아왔기 때문이다.

감사원 관계자는 2일 “국회의 한국투자공사에 대한 감사요구안이 지난달 29일 본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이르면 이달 말이나 7월 초쯤 감사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며 “아직 공식적으로 전달된 내용이 없어 이에 대한 준비는 하고 있지 않으며 공문이 접수되면 팀을 구성하고 감사준비에 들어가게 된다”고 전했다.

감사는 안홍철 사장이 취임 후 진행한 각종 투자 사업의 수익성과 리스크 검증, 출장비용 등에 맞춰질 것으로 전망된다.

박원석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의원은 지난달 21일 안홍철 KIC 사장이 LA다저스 투자와 관련해 법 규정을 위반하고 허위보고 한 것이 드러났다고 주장한바 있다.

박원석 의원은 “KIC법에 따르면, 임원이 관련법에 따른 명령이나 정관을 위반한 때에는 운영위원회를 통한 해임이 가능하다”며 “운영위원회 당연직 위원인 최경환 경제부총리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임시소집 절차를 밟아 안홍철 사장을 면직, 해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KIC의 위탁자산운용 세칙 제16조에 따르면, KIC가 스포츠구단과 같은 대체자산에 투자를 하기 위해서는 투자실무위원회 예비심의를 거친 후 현지실사를 진행해야 한다. 이후 본 심의까지 진행한 뒤 그 결과를 바탕으로 투자위원회가 투자를 심의‧의결하도록 하고 있다.

최근 논란이 불거진 LA다저스 투자건의 경우 지난 2월9일 투자실무위원회의 예비심사가 이뤄졌고, 지난달 29일 현지실사가 실시됐다.

아직 투자실무위원회 본심의가 시작되지 않은 상황으로, 투자의사결정체계의 초기단계에 불과한 것이다.

박 의원은 안 사장이 KIC의 정식 투자의사결정 과정이 시작되기 전인 지난 1월12일, 투자담당부서 직원의 동행 없이 LA다저스의 대주주인 구겐하임 파트너스의 임원을 만났다는 점을 위법 사항으로 지적하고 있다.

그는 다저스구단의 임직원들과 면담을 진행한 곳이 다저스 스타디움이기 때문에 일상적인 만남이 아닌 투자의사를 밝힌 비즈니스 만남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KIC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집을 살 때도 사려는 집 주위를 종종 찾아가서 주변 시세와 여건 등을 알아보고 몇 차례에 걸쳐 부동산과 집주인을 만나 가격을 조율한다”며 “LA다저스건 역시 투자가 적합한지 알아보기 위해 미팅을 가졌던 것 뿐”이라고 밝혔다.

박원석 의원은 또, 지난 3월18일 KIC에 안 사장의 국외출장 세부내역을 제출할 것을 요구했는데 다저스 임직원 등을 만난 사실을 명시하지 않은 점도 석연치 않다고 주장했다.

이와 더불어 안홍철 사장이 지난해 1월부터 올 3월까지 24차례 해외출장을 다니며 2억 1000여만원을 쓴 것을 놓고도 호화출장 논란이 일고 있다.

KIC 관계자는 “투자공사의 업무는 국내투자를 배제한 해외투자가 핵심이자 전부”라며 “업무를 위해서는 해외로 출장 가는 것이 당연한 일인데 일을 열심히 했다고 지적하니 아이러니할 뿐”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모든 기업이 그렇듯 투자공사 역시 사내 감사팀과 준법감시팀이 정기적으로 확인하고 있는 상황에서 출장규정을 넘겨 과도하게 지출된 사안을 잡아내지 못했다고는 보기 어렵다”며 “일각에서 해외출장을 해외여행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있는데 장시간 비행과 집 떠나 타지에서의 숙식이 즐거울 것이고는 생각되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