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명확한 것 처럼 주식시장을 맥 없게 만드는 것은 없다. 뉴욕증시가 힘이 없는 모습을 지속하고 있다. 금리인상을 기정사실화하면서도 계속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일까. 아니면 상승할 만큼 상승했으니 이제는 정말 쉬어가야 하는데 결정적인 조정 모멘텀이 아직 나오지 않아서 일까. 그것도 아니면 추가 상승을 위한 휴식인지. 최근 움직임은 헷갈리기 그지없다.

이런 상황에서 금리인상을 떠받치는 경제지표들이 오락가락 발표 되니 정말 시장인들 정신을 못차릴 수 밖에 없겠다. 1일(현지시간) 발표된 경제지표들도 엇갈렸다.  소비지표는 변함이 없는 것으로 발표되면서 소비가 살아나지 않고 있음을 보여줬다. 건설지출과 제조업 구매관리지수는 호조세를 보이면서 생산현장은 살아나고 있음을 입증했다.

달러강세는 갈수록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달러강세 파장은 선행적이어서 앞으로의 기업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어정쩡한 경제지표로 뉴욕증시는 일단 소폭 상승세로 마감했다. 다우존스 산업지수는 0.16% 오른 1만8040.37로 마쳤고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500 지수는 0.21% 상승한 2111.73, 나스닥 종합지수는 0.25% 오른 5082.93으로 마감했다.

이날 발표된 소비지표인 4월 개인소비가 전월대비 변화가 없었다. 당초 예상치인 0.1%증가를 무색하게 했다.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소비가 전혀 움직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개인소득은 시장예상치보다 높은 0.4% 증가(계절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저축률은 전월의 5.2%에서 5.6%로 상승했다. 소득은 늘었지만 소비는 않고 저축만 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다른 지표들은 모두 호조세를 보였다. 전미공급관리자협회(ISM)의 5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시장예상치 51.8을 웃도는 52.8을 기록, 전월의 51.5보다 상승했다. 이 지수는 50을 기준으로 경기확장과 위축 여부를 판단하며 30개월 연속 기준점을 넘어섰다.

지난 4월 건설지출도  시장 예상치(0.7%)를 크게 웃도는 2.2% 증가한 연율 1조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2008년 11월 이후 최고이고 2012년 5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다.

인수합병 소식도 증시에 영향을 미쳤다. 세계 최대 반도체 회사 인텔은 경쟁사인 알테라를 167억달러(한화 약 18조5788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개인용컴퓨터(PC) 수요 감소를 반도체에서 만회하기 위한 인수합병이다. 인텔 주가는 인수합병 부담으로 1.61% 하락했고 반면 알테라 주가는 5.79% 상승했다.

인텔의 알테라 인수 규모는 올해 관련업계에서 이뤄진 인수·합병(M&A) 가운데 세번째로 크다. 지난주 아바고 테크놀로지의 370억달러 규모 브로드콤 인수는 2000년대 초반 닷컴 버블 이후 최대규모로 손꼽힌다.

국제유가는 공급과잉 우려가 지속되며 하락세를 보였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7월물 선물 가격은 전거래일 대비 배럴당 10센트, 0.2% 하락한 60.20달러를 기록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7월물 선물 가격은 배럴당 75센트 내린 64.80달러를 나타냈다.

달러는 강세를 지속하면 주식시장을 압박했다.  달러 지수는 이날 장중 0.5% 가량 올랐다. 통상 달러 가치가 상승하면 달러화 표시 자산 가격은 하락하는 경향이 있다.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2.19%를 기록했다. 금 8월물 선물 가격은 전거래일 대비 1.10달러 내린 온스당 1188.70달러를 나타냈다.

한편 스탠리 피셔 연방준비제도(Fed) 부의장은 금융시장의 불안함을 또 강조했다. 피셔 부의장은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 국제 통화 컨퍼런스에서 우리가 현재 구조적인 장기침체기에 있는지, 또는 부채의 수퍼사이클 안에 있는 것인지 여부가 불확실하다면서 금융 안정성이 주는 안일함에 기대지 말 것을 경고했다.  그는 정부가 모든 금융위기를 방지할 수 있는 충분한 도구를 가지고 있는지는 불명확하다면서 연준은 금융 불안정을 방지하기 위해 금리 정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