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가 본격화 되고 있는 가운데 1일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과 이 부회장 3남매가 호암상 시상식 만찬에 참석하기 위해 한자리에 모였다.

홍라희 관장과 3남매가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2년 만이다. 지난해 5월 10일 이건희 회장이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후에는 처음이다. 올 1월 열린 삼성 신임 임원 및 사장단 만찬에는 3남매만 참석했다.

뉴시스에 따르면, 홍 관장과 이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제일모직 패션부문 사장은 이날 오후 6시30분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25회 호암상 시상 만찬에 참석했다.

만찬은 2시간 동안 진행됐으며 오후 8시30분쯤 마무리됐다. 정의화 국회의장이 건배하고 황수경 전 KBS 아나운서가 진행을 맡았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행사 직전 직접 로비에 나와 정 국회의장을 맞았다.

만찬이 끝난 후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사장은 홍 관장의 손을 잡고 행사장을 빠져나왔고, 이재용 부회장도 뒤이어 자리를 떴다.
 

앞서 이 부회장은 이날 오후 3시 병상에 누워있는 이건희 회장을 대신해 서울 순화동 호암아트홀에서 열린 제25회 호암상 시상식에도 참석했다.

이 부회장은 시상식 직전 로비가 아닌 별도 통로를 통해 행사장으로 입장해 눈길을 끌었다. 삼성은 "행사의 주인공인 수상자들에게 쏟아질 관심이 분산되고 행사의 의미가 퇴색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삼성생명공익재단과 삼성문화재단 이사장으로 선임된 이후 처음으로 그룹의 대표 자격으로 공식 행사에 참석해 의미를 더했다.

호암상은 이병철 선대 회장의 인재 제일주의와 사회공익정신을 기려 만들어진 상으로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올해는 공익재단 이사장 자리를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이 부회장이 호암상 시상식을 처음 찾았다는 점에서 본격적인 '이재용 시대'를 알린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이 부회장의 참석으로 시상식도 활기를 찾았다.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등 그룹과 계열사 수뇌부는 물론 삼성 그룹 사장단들도 대부분 참석했다.

시상식에는 고건 전 총리와 이홍구 전 총리, 한덕수 전 총리, 현승종 전 총리 등이 참석했다. 이강국 전 헌법재판소장과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 나선화 문화재청장, 김영나 국립중앙박물관장 등 각계 주요 인사 550여명이 참석했다.

손병두 호암재단 이사장은 "호암상이 명실상부한 국제적 위상을 지닌 상으로 자리매김했다"면서 "호암상을 제정한 이건희 회장께 호암재단을 대표해 심심한 감사를 드리고, 회장님의 빠른 쾌유를 빈다"고 말했다. <사진제공=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