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으로부터 29일(현지시각)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감염 확진 판정을 받은 한국인 남성 K씨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특히 경유지였던 홍콩에서 K씨가 자신의 건강상태를 제대로 알리지 않은 사실이 드러나며 현지에서는 “K씨를 기소해야 한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미생물학자 호팍렁(何柏良) 홍콩대 교수는 31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기고한 글을 통해 “자신의 건상상태를 속인 사람은 기소를 당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K씨는 26일(현지시각) 홍콩에 도착했을 당시 현지 간호사가 그에게 메르스 환자와 접촉했는지, 메르스 환자가 치료를 받고 있는 의료시설에 방문한 적이 있는지 물었지만 K씨는 모두 부인했다. 하지만 그는 국내 메르스 세 번째 환자의 아들이자 네 번째 환자의 동생으로 밝혀졌다.

이에 호 교수는 중국 본토에서 재래시장과 닭에 노출된 사람이 홍콩에 입국해 관련사실을 부정했으나 최종적으로 동물인플루엔자 인체감염증(H7N9)에 감염됐던 사례를 언급하며 “국경 검문소 시스템 자체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현재 홍콩에서는 메르스 사태를 기점으로 반한감정이 극에 달하고 있다. 건강상태를 속이고 홍콩을 경유한 K씨에 대한 비난과 더불어 비행기에서 K씨와 가까운 자리에 있었던 한국인 여성 관광객 2명이 한 때 격리 치료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물론 홍콩주재 한국총영사관의 설득으로 여성 관광객 2명은 격리 치료를 받기 시작했지만 홍콩인들은 인터넷을 통해 “한국인들을 감옥에 가둬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뻥 뚫인 한국의 의료관리 시스템에 대한 비난도 상당하다. 메르스 환자가 15명을 기록한 가운데 “한국이 제대로 조치를 못하고, 이런 상황에서 메르스에 감염된 사람들이 타국으로 넘어와 현지인들을 위협하고 있다”는 불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