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의 인터넷 닷 오알지(Internet.org)는 인터넷에 익숙하지 않은 개발도상국에 관련 인프라를 제공하는 서비스로 정의된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는 이를 공익적 측면에서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표면적인, 부가적인 대의명분일 뿐이다. 망 중립성 원칙을 정면으로 위배하면서 이원화된 네트워크를 설정하고 페이스북 중심의 서비스를 추진하는 대목이 단적인 증거다. 물론 공적인 측면도 있겠지만 사실 페이스북은 가능성 반반이라는 전제로 플랫폼, 더 나아가 OS로 작동하며 글로벌 ICT 인프라를 자신들의 왕국으로 환치시키길 원하고 있다.

비단 페이스북만 이러한 행보를 보이는 것이 아니다. 구글도 마찬가지다. 풍선을 날려 오지에 인프라를 구축하는 프로젝트 룬과 드론을 날리는 프로젝트 타이탄이 대표적이다.

결국 이들의 목적은 '많은 사람들이 우리의 생태계에 들어오는 것'에 집중되어 있다. 조사에 따르면 현재 인터넷 오지에 살고있는 사람은 무려 48억명에 달한다.

이런 상황에서 흥미로운 뉴스가 전해졌다. 30일(현지시각) 외신은 지난 1일(현지시각) 구글의 태양 에너지 드론 프로토타입인 솔라50이 테스트 비행 중 사고로 파괴됐다고 밝혔다.

▲ 자료사진. 출처=타이탄 에어로스페이스

이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프로젝트 타이탄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려면 하늘에 뜬 드론이 다양한 장비를 실어야 하는데, 솔라50은 상용모델보다 적은 짐을 실었음에도 불구하고 비행 중 추락했기 때문이다. 일단 드론이 장비를 탑재하고 하늘을 오래동안 날 수 있어야 프로젝트가 시작되는 법이다.

구글 입장에서는 심각한 타격이다. 구글은 지난해 4월 페이스북과 경합을 벌이며 무인기 제작업체인 타이탄 에어로스페이스를 인수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솔라50의 실패를 두고 프로젝트 타이탄에 위기가 찾아 왔다는 반응을 쏟아내고 있다. 하지만 엄밀히 말해 이번 솔라50의 실패로 프로젝트 타이탄이 중지될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중론이다. 구글 입장에서 엄청난 잠재력을 가진 '인터넷 전도'를 포기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구글글래스처럼, 시즌2가 준비될 것이라는 뜻이다.

구글은 개발자 컨퍼런스인‘구글I/O 2015’를 통해 안드로이드M 및 사물인터넷 OS 브릴로, 통신수단인 위브 등을 공개하며 "세계에는 많은 안드로이드 생태계가 존재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안드로이드원까지 가동하며 자신들의 생태계를 넓히기 위한 노력을 꾸준히 이어갔다는 뜻이다. 이런 상황에서 뜻밖의 실패를 겪은 구글이 언제, 어떤 방법으로 새로운 프로젝트 타이탄을 다시 준비할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