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인한 5월장이 마감됐다. 뉴욕증시는 갈수록 주간 지수의 '전강후약' 모습이 최근 자주 목격된다. 힘이 달리는 모양이다. 그리스 협상은 여전히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다. 오는 1일까지 협상시한을 남기고 있지만 막판 벼랑끝 협상이 지속되고 있다.

올해 안 금리인상이 기정사실화 되면서도 여전히 시장의 기대는 인상 난망쪽으로 기울어져 있다. 29일(현지시간) 발표된 우울한 경제지표는 어쩌면 시장에 금리에 대한 또 다른 기대를 심어주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일단 경제지표는 약속이라도 한 듯이 부진한 모습을 나타냈다. 당연히 주식시장은 꼬리를 또 내렸다. 전반적으로 힘이 없어지는 모습이다.

다음주 초의 그리스 협상시한이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크다. 만약 협상시한까지 타결이 안될 경우 오는 5일 돌아오는 그리스의 부채 상환이 결국 디폴트로 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디폴트가 가시화 된다면 그렉시트 역시 가시화 될 가능성이 크다.

불과 2-3일을 남겨놓은 상황에서 국제통화기금(IMF)의 입장은 여전히 강경하다. 이날 IMF는 라가르드 총재의 협상 결렬로 그리스가 유로존에서 이탈할 수 있다는 발언 원고까지 공개하며 타협의 긴장을 늦추지지 않았다. 한편으로는 상환방법의 연말 일괄상환까지 거론하며 그리스를 양쪽에서 압박하는 모습이었다.

이날 발표된 미국 경제지표는 우울 모드 그 자체였다. 1분기 경제성장률은 어느정도 예고된 것이고 혹한 등의 상황이 반영된 것이지만, 5월지표들은 사실상 2분기의 경제회복여부를 가름하는 지표들이어서 더 우울하게 만들었다.

미 상무부는 지난 1분기 국내총생산(GDP)을 당초 0.2%증가에서 연율 0.7% 감소(계절조정)로 하향 수정했다. 하지만 이 수치는 시장 예상치 마이너스(-)0.8~-1%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무역적자 규모는 수출이 예상보다 줄고 수입은 예상보다 큰 폭 늘어 예상치를 웃돌았다. 지난 1분기 수출은 전망치인 7.2% 감소보다 확대된 7.6% 감소를 나타냈고 수입은 당초 1.8%증가치보다 큰폭 증가한 5.6% 증가로 나타냈다.

석유 플랫폼 등 기업투자는 2.8% 감소, 지난 2009년 말 이후 최대 감소폭을 나타내면서 에너지 기업들의 고전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기업들의 세전 조정순익도 5.9% 감소했다.

경기 위축여부를 나타내는 美 5월 시카고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6.2로 발표됐다.  전월 52.3보다 큰폭 하락하며 시장 예상치 53.0보다 낮았다. 이 지수는 50을 기준으로 경기는 확장과 위축을 가늠한다.

신규주문 감소가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5월 PMI가 예상보다 부진해 1분기의 경기부진이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2분기에도 그대로 지속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이같은 경기부진을 반영하듯 소비자 지수들도 전월보다 하락했다. 소비자들이 여전히 경기에 보수적 관점으로 바라보고 있음을 반영했다.  미시건대가 발표한 5월 소비자신뢰지수 90.7로, 전월의 95.9보다 하락했다. 하지만 시장 전망치보다는 웃돌았다.

이날 뉴욕주가는 전강후약을 보이며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115.44포인트(0.64%) 내린 18,010.68로 5월장을 마쳤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지수는 13.40포인트(0.63%) 하락한 2,107.39에, 나스닥 종합지수는 27.95포인트(0.55%) 떨어진 5,070.03에 각각 마감했다.

국제유가는 이틀째 상승세로 마쳤다. 이번 주 원유 채굴장비수가 4주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발표되면서 매수세를 이끌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7월물 선물 가격은 전일대비 배럴당 2.62달러, 4.54% 오른 60.30달러를 기록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7월물 선물 가격은 전일대비 배럴당 3달러, 4.8% 오른 65.53달러를 나타냈다. 시장은 다음 주에 열린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의에서 생산량 동결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하고 있어 유가의 큰 변동은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미 국채 가격은 부진한 경제지표로 상승세로 마감했고 금 8월물 선물 가격도 전일대비 온스당 1달러, 0.1% 오른 1189.80달러를 기록했다. 주요 통화 대비 달러지수는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