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ICT의 제왕 구글이 28일(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구글 개발자 컨퍼런스인 ‘구글I/O 2015’ 행사를 열었다. 모바일을 넘어 사물인터넷 시대를 장악하고자 하는 구글의 야심이 생생하게 느껴지는 순간이다.

일단 눈길을 끄는 대목은 롤리팝에 이어 공개된 차기 안드로이드인 ‘안드로이드M’이다. 순다 피차이 구글 수석부사장은 안드로이드M을 소개하며 핵심 사용자경험을 전면에 내걸었다. 앱 승인, 웹 경험, 앱 링크, 모바일결제, 지문인식센서지원, 전원 및 충전 개선 등 6개 핵심요소를 탑재한 강력한 경쟁력이다. 모바일 크롬 브라우저는 커스텀 탭을 제공하게 된다.

다만 눈에 들어오는 대목은 깜짝 신기술 탑재보다 기존기능의 성능을 보완하고 편의성을 보장하는 쪽으로 플램폼의 안정화에 방점을 찍는 분위기가 역력했다는 점이다. 실제로 새로운 기능이라고 소개된 승인(Permissions)이나 나우온탭(Now on Tap) 등은 사실상 기존기능의 연장선상이었다.

하지만 연장선상이라고 해도 그 자체의 기술력은 남다르다. 승인기능은 이용자의 선택권을 더욱 보장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 관심을 집중시켰고 구글나우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나우온탭도 준수한 평가를 받고 있다. 전원관리를 개선하기 위한 ‘도즈(Doze)’ 모드가 추가됐으며 USB-C 표준을 지원하기도 한다.

피차이 부사장은 세계에 퍼진 안드로이드 디바이스 생태계 경쟁력을 강조하며 기본적 인프라 측면에서 안드로이드M의 가능성을 장담했다. '모두가 함께, 그러나 다르게(be together, not the same)'로 대표되는 안드로이드 핵심전략이다.

안드로이드M은 우선적으로 개발자에게 먼저 공개되며, 일반 공개는 이르면 올해 말 경일 것으로 예상된다. 안드로이드M 개발자프리뷰는 넥서스5, 6, 9, 플레이어 등에서 지금 당장 사용할 수 있다.

이 지점에서 안드로이드M의 기능 6가지 중 안드로이드 페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신기술에 가장 가깝다. 심지어 데이브 버크 구글 엔지니어링 디렉터가 "안드로이드 페이를 오픈 플랫폼으로 출시하겠다“고 밝힌 만큼, 이미 상당부분 상용화 수준에 이른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 3월 안드로이드 페이를 공개하려 했지만 막바지 세부작업을 위해 이를 미뤘던 만큼 기술적 완성도는 이미 상당한 수준일 것으로 추측된다.

안드로이드 페이는 애플의 애플페이와 삼성전자의 삼성페이와 정면승부를 벌일 전망이다. 구글월렛으로 충분한 노하우를 가진 구글이 안드로이드 페이로 간편결제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셈이다. 자연스럽게 경쟁구도가 형성될 분위기다.

그러나 안드로이드 페이는 애플페이나 삼성페이와 다른 독특한 차별점이 있다. 바로 디바이스 중심의 솔루션이 아니라 OS라는 점이다. 이는 확장성 측면에서 상당한 파급력을 자랑할 전망이다.

실제로 애플페이의 경우 iOS라는 OS가 있으나 아이폰 외에는 애플페이를 사용할 수 없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더욱 불리하다. 오는 6월 베일을 벗을 삼성페이는 말 그대로 갤럭시S6와 갤럭시S6 엣지에서만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삼성전자는 안드로이드 동맹군이다. 안드로이드 페이가 OS의 특성을 살려 모든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탑재되면 갤럭시S6와 갤럭시S6 엣지에만 적용되는 삼성페이의 경쟁력은 심각한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그 외 NFC 기반의 간편결제 지원 등 세부사항은 안드로이드 페이, 애플페이, 삼성페이 모두 비슷하다. 결국 누가 가맹점을 더욱 확보해 넓은 인프라를 확보할 것이냐, 누가 더욱 편리하고 간편한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냐를 두고 격전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안드로이드 페이는 미국 내 70만개 매장에서 사용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편적인 정보만 제공되어 많은 개발자들을 애태웠던 구글의 사물인터넷 OS 브릴로도 공개됐다. 와이파이와 블루투스를 지원해 기기간 통합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방식이다. 지난해 1월 네스트를 인수하는 등 차근차근 사물인터넷 경쟁력을 쌓아올린 구글은 2018년 약 107조95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사물인터넷 시장을 정조준하기 시작한 셈이다.

브릴로는 저사양 제품에 사물인터넷 기술을 접목한 케이스다. 일종의 소물인터넷 개념과 비슷한 것으로 보인다. 사양자체가 가볍고 배터리 소모가 적으며 가격도 저렴해 다양한 활용적 측면에서 여지가 많다. 브릴로를 바탕으로 다양한 제품을 네트워크로 묶으면 간편하고 ‘가볍게’ 사물인터넷을 구동할 수 있다.

스마트폰을 중심, 즉 허브로 둔다. 현재 글로벌 ICT 기업들은 사물인터넷의 심장을 TV에 두느냐, 스마트폰에 두느냐에 따라 각자의 생각이 판이한 상태지만, 일단 구글은 예상대로 스마트폰에 방점을 찍는 분위기다. 당장 익숙한 스마트 디바이스를 택했다는 뜻이며, 제조 인프라의 부족함을 고려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피차이 수석부사장은 브릴로에 대해 “안드로이드에서 파생된 형태로, 최소한의 공간을 차지하며 광범위한 실리콘 지원을 보증한다. 기본적인 통신이 가능하다”고 정의했다. 올해 3분기 개발자 프리뷰로 공개된다. OS는 아니지만 지난 12일 공개된 삼성전자의 사물인터넷 개방형 하드웨어 플랫폼 아틱과, 조만간 완전하게 공개될 예정인 애플의 ‘홈’과 정면승부가 예고된다. 물론 브릴로의 진짜상대는 삼성전자로 보면 타이젠이다.

브릴로가 사물인터넷 OS라면 동시에 공개된 위브(Weave)는 소통, 즉 통신계층이다. 클라우드를 통해 센서와 디바이스가 공유된 정보를 주고받는 방식이다. 크로스플랫폼 방식으로 개발자 API를 노출하며 브릴로와 위브를 감지하는 안드로이드 단말기의 설정을 통해 사물인터넷 콘트롤 타워 기능을 잡아낸다.

쉽게 말해 브릴로가 OS의 역할에 충실해 전반적인 틀을 잡는다면, 위브는 연결된 각 단말기의 유무선 통신규격을 안드로이드에 맞게 커스터마이징한다. 올해 4분기 개발자 프리뷰로 공개된다.

이 지점에서 시야를 넓게 잡으면 흥미로운 포인트가 보인다. 안드로이드M과 브릴로, 위브를 관통하는 총체적 패키지 솔루션이다. 포괄적인 솔루션을 제안해 안드로이드M을 바탕에 깔고 브릴로로 사물인터넷 판을 짜면, 위브가 내부에 들어온 모든 단말기의 능동적인 연결을 꾀하는 방식이다.

안드로이드M이 모바일에서 사물인터넷으로 객체를 유인하는 역할을 맡으면 브릴로와 위브가 각각 프레임과 소통을 맡는 방식이다. 이는 범용성을 확보하기 위한 행보로 보인다.

한편 안드로이드 오토의 가능성은 스마트카의 경쟁력을 정조준하는 하는 분위기다. 또 사진을 단말기에서 자동으로 백업시켜 동기화하는 방식을 평생 무료로 제공하는 다소 파격적인 서비스, 구글 포토스도 모습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