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넷마블게임즈

레이븐(RAVEN) 천하다. 지난 3월 세상에 등장한 이 게임은 출시 5일 만에 주요 앱마켓 매출 1위를 석권했다. 그 자리를 50일 이상 지키며 장기흥행을 이어갔다. 최근에는 500만 누적 다운로드를 돌파했다. 예사롭지 않은 돌풍이다.

넷마블게임즈는 29일 레이븐의 500만 다운로드 돌파 소식을 전했다. ‘블록버스터 모바일 액션 RPG'를 표방하는 이 게임은 고품질 그래픽과 방대한 콘텐츠로 무장한 수작으로 평가받는다.

넷마블게임즈 박영재 본부장은 “레이븐이 치열한 국내 모바일 RPG 시장에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며 “앞으로도 안정적인 서비스와 지속적인 업데이트 선보여 오랫동안 사랑 받는 게임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러한 흥행은 다양한 이유로 예사롭지 않다. 먼저 ‘탈-카카오 러시’다. 게임개발사들이 다음카카오의 게임 플랫폼 ‘카카오 게임하기’를 통하지 않으려는 최근 흐름을 지칭하는 말이다.

레이븐 전체 이름에는 ‘with NAVER'라는 꼬리표가 달려있다. 그간 게임업계에서는 'with Kakao'를 벼슬처럼 여겨왔다. 그래야 흥행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다음카카오는 게임 유통 플랫폼 분야에서 독점적인 위상을 구가하고 있었다.

그런데 'with Kakao' 없이도 흥행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레이븐도 대표적인 사례다. 상황이 이러니 게임개발사들은 높은 입점 수수료를 지불하는 것을 감수하고 다음카카오 플랫폼에 입점하려고 기를 쓰지 않게 됐다.

다음카카오의 위기다. 매출 중 상당 부분을 게임사업이 차지해왔기 때문이다. 대대적인 ‘탈-카카오 러시’가 일어나고 있지는 않지만 분위기는 충분히 조성됐다는 평가다. 탈출한 게임들을 네이버가 수렴할 여지도 남아있다.

또 주목할 부분은 레이븐에 책정된 광고료다. 넷마블게임즈와 네이버는 이 게임 광고비로 150억 원을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국내 모바일게임 광고비가 10억 원을 넘기 힘들었다는 것을 고려하면 파격적인 금액이다.

슈퍼셀의 영향이 크다. 이 핀란드 게임사는 한국에서 ‘클래시오브클랜’을 광고하기 위해 수백억 원을 지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슈퍼셀이 광고 투자가 흥행에 영향을 미친다는 힌트를 줬다면 넷마블게임즈와 네이버는 레이븐을 흥행시키며 ‘확인사살’을 한 셈이다.

레이븐의 독주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불명확하다. 최근 강력한 라이벌이 등장한 까닭이다. 그 주인공은 웹젠의 ‘뮤 오리진’이다. 지난달 등장해 50일 동안 1위를 지키던 레이븐을 밀어냈다. 신규 업데이트를 통해 레이븐이 그 자리를 탈환했지만 향후 쉽지 않은 대결이 예상된다.

한편, 넷마블게임즈는 레이븐 500만 다운로드 달성을 기념해 총 상금 1000만 원 상당의 이벤트를 준비했다. 또한 내달 30일까지 게임에 접속하는 이용자에게 망토 아이템을 제공하며 팬아트·팬픽 공모전도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