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집에서 함께 살면서 끼니를 같이하는 사람을 식구(食口)라고 부른다. 한국인들은 커다란 밥상을 차려 한 밥상에서 같이 먹어야 정(情)도 생기고 서로의 인간관계가 더욱 돈독해진다고 생각한다.

피를 나눈 가족끼리 한 밥상에서 같이, 삼시세끼 같은 음식을 먹지만 빵과 분식, 국수 등을 먹었을 때 반응은 제각각이다. 혈육이지만 타고난 체질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소맥(밀)은 추운 겨울에 성장했기 때문에 찬 성질(寒)을 띠지만, 이것을 분말로 만들어 분식(麵)으로 만들면 더운 성질(熱)을 띠게 된다. 이런 열성을 띠는 음식은 열이 많은 소양인에게는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서양인들은 태음인이 거의 90%에 육박하기 때문에 밀가루와 우유, 달걀 등을 섞어 이스트로 발효해서 만든 빵을 거부감 없이 잘 소화한다. 또 밀가루 음식은 열량이 높아 육식과 함께 주식으로 먹다 보면 키와 체격이 더 크게 해준다. 한날한시에 태어난 쌍둥이라도 서양에 가서 성장하며 서양식을 한 사람이 한국에서 한식을 먹고 자란 사람보다 키도 크고 체격도 더 좋다.

한국인의 약 25%에 육박하는 소양인들은 빵을 자주 먹으면 특별한 부작용을 일으키지는 않지만 왠지 소장(小腸) 말단을 통과할 때면 가스가 차면서 약간 불편해진다. 심하면 속이 쓰리기까지 한다.

유당을 분해하는 락타제가 분해해 모노싸크라이드(Monosaccharide)라는 성분으로 소장의 벽에서 혈관으로 이동되는데 만약 유당이 분해되지 않으면 대장으로 유입되고, 장에 있는 박테리아들에 의해서 변질이 일어난다.

바로 이것이 방귀나 설사, 메스꺼움을 일으키기도 한다. 또 정도를 지나쳐 피부에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며 아토피성 피부염, 알레르기성 습진, 접촉성 피부염 등의 원인이 되어 장기간 고생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것은 글루텐이라는 밀가루 성분 때문만이 아니다. 체질에 따라서는 젖소의 사료에 포함된 성장 촉진제와 우유 및 달걀의 노른자위, 이스트 등이 섞이며 소양인의 열 반응을 부추긴다.

소양인의 경우 이렇게 생성된 열을 몸 밖(체표)으로 배출하려는 반응이 강해 피부 트러블로 나타난다고 본다. 또 소양인은 체내의 독소를 해독하는 능력이 부족해 천천히 분해하지 못하고 항원과 항체를 만들어 바로 반응하는 것이 알레르기성 피부를 유발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실제로 인류의 3/4은 우유가 맞지 않는다고 하며, 아시아의 어느 나라 국민은 우유의 성분 중에 유당인 락토제를 분해하는 효소인 락타제가 84% 정도 없다고 한다.

락타제가 없는 것은 병도 아니고 큰 문제는 아니지만 장기간에 걸쳐 항원과 항체가 만들어지다 보면 피부로 몰려 ‘알레르기 반응’으로 나타날 수 있다.

미주와 호주, 아프리카 등 스칸디나비안에게는 태음인이 약 90% 정도로 월등히 많아 어려서부터 우유를 마시는 것이 큰 부담이 없다. 하지만 동양인 가운데 특별히 소양인 체질과 열이 많은 체질은 빵과 유제품, 패스트푸드, 술 등을 절제하지 않고는 치료법이 없을 정도다.

몽골리안, 남방인, 남유럽인에게는 유독 소양인 체질이 서양인(약 5% 내외)에 비해 많은 비중(약 25% 정도)을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소양인은 쌀을 주식으로 해서 콩류(땅콩 제외), 야채류, 근채류, 해조류 등으로 식단을 차려 알레르기 반응을 피하는 것이 좋다.

알레르성 피부염 등 피부병은 생명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지만 장기간 트러블을 일으키며 정신집중이 잘 안 되어 산만하고, 흥분하기 쉽고, 장기간 스트레스로 쌓이다 보면 암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결국 ‘생활습관병’은 바로 자신의 체질에 맞는 음식을 못 찾고 반대로 안 좋은 음식을 과다하게 섭취한다든지, 자신의 몸과 마음에 맞는 양생법을 찾지 못해 점차 편차가 기울어 생기는 질환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