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시한을 3일 앞두고 그리스와 채권단 모두, 서로 바라지 않는 최종카드를 끄집어 내며 벼랑끝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그리스가 지난 24일(현지시간) 그리스 내무장관이 부채를 상환할 능력이 못 된다고 하며 디폴트 가능성을 내비치며 채권단을 압박하더니, 협상시한을 며칠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이번에는 국제 채권단이  '그렉시트(Grexit)'를 꺼내들며 최종 압박에 나섰다.

28일(현지시간)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전일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의 "채권단과 합의에 가까워져 초안작성에 돌입했다" 언급에 대해 부인이라도 하듯, 독일 일간 알게마이네 차이퉁과의 인터뷰에서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이른바 그렉시트 가능성을 언급했다.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그리스와 마지막 협상을 하겠다는 강경입장을 내비친 셈이다.

그는 “그리스 부채 문제에 대한 포괄적인 해결책은 앞으로 며칠 안에 나올 가능성이 매우 낮다”며 “그렉시트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는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하면서 협상의 여지는 여전히 남겨뒀다. 그러면서도 그는  “하지만 (그렉시트가) 유로화 체제의 종말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여 더이상 양보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글로벌 금융시장은 싫든 좋든 3일을 남겨두고 있는 협상시한까지는 혼란스러운 상황을 계속 겪여야만 할 것 같다.

뉴욕증시는 연일 미국 금리인상과 그리스 협상추이에 따라 출렁이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27일 그리스 타결 임박 가능성으로 1%이상 급등했던 다우 등 3대지수는 28일에는 역시 그리스 소식으로 소폭하락하며 마감했다.

이날 다우존스 산업지수는 0.20% 하락한 1만8126.12로 마쳤고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500 지수는 0.13% 내린 2120.79, 나스닥 종합지수는 0.17% 하락한 5097.98로 마감했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들은 여전히 올해 내 금리인상을 뒷받침하는 분위기 였다.

미국부동산중개인협회(NAR)가 발표한 지난 4월 잠정주택판매 지수는 전월대비 3.4% 오른 112.4를 기록했다. 이같은 수치는  9년 만에 최고치다. 전년대비로는 14% 상승했다. 이는 다우존스 전문가 예상치 1% 상승을 넘어선 것이다. 잠정주택판매는 통상 1~2개월 내에 거래가 마무리되며 지수는 지난 2001년 평균 수치를 100으로 두고 있다.

미국내 부동산 수요가 계속 늘고 공급물량이 부족한 상태가 지속되고 있음을 반영하고 있다.

이날 발표된 고용지표도 여전히 긍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미 노동부가 발표한 지난 5월23일까지 한 주간 신규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치 27만건보다는 높은 28만 2000건(계정조정)으로 7000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여전히 30만건을 밑돌고 있어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4주 이동평균 건수는 15년만에 최저수준인 5000건 증가한 27만1500건을 기록했다. 지난 5월16일 기준 이미 실업수당을 받고 있는 연속 수급자 수는 1만1000건 증가한 220만명을 기록했다.

국제 유가는 미국의 원유재고 감소 소식으로 장 막바지 소폭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17달러(0.3%) 상승한 57.68달러를 기록했고 북해산 브랜트유 역시 0.4달러 오른 62.50달러러 마감했다.

이날 에너지정보청(EIA)은 미국의 지난주 원유 재고가 280배럴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문가들의 예상치 85만7000배럴 감소를 크게 웃도는 수준으로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를 다소 해소시켜줬다.

하지만 미국의 하루 원유 생산량은 956만배럴로 44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미국 경기가 회복되고 있다는 신호인 동시에 원유 생산이 다시 늘어날 가능성도 남아 있는 셈이다.

미 달러화 가치는 엔화 대비 근 1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로-달러 환율은 1.09달러선에서 거래됐다.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2.13%선을 기록했다.

국제 금값은 달러 약세 영향으로 5일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국제 금 가격은 전날보다 온스당 1.3달러(0.1%) 상승한 1186.90달러를 기록했다. 국제 은 가격 역시 온스당 2.2센트(0.1%) 오른 16.66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시장은 29일 발표될 1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수정치와 다음달 5일 나올 노동부의 5월 월간 고용보고서로 관심의 초점을 옮겨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