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철길 사장. 출처= 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이 유럽의 한 자동차 업체로부터 현 수주량의 3배에 달하는 배터리 물량을 확보하는 등 배터리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정철길 SK이노베이션 사장은 28일 서울 종로구 SK이노베이션 본사 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최고경영자(CEO)로 취임하고 가장 먼저 투자한 게 배터리 사업”이라며 “사업 규모는 작지만 운영효율은 우리가 가장 좋다”고 밝혔다.

지속적으로 원가 경쟁력을 제고하는 한편, 차세대 셀 기술을 확보해 안정적 생존 기반과 성장 기회를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정 사장은 “현재 SK이노베이션 배터리 공장은 100% 가동 중이며 중국 베이징 기차와 한국 현대기아차 소울에 고품질의 배터리를 납품하고 있다”며 “유럽 완성차 업체에도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013년 중국 베이징자동차, 베이징전공과 합작해 세운 전기차 배터리 회사 ‘베이징 BESK 테크놀러지’를 활용해 중국 내 배터리 사업을 강화하는 전략을 계속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가 탑재된 ‘션바오EV’가 올 초부터 판매되기 시작했다. 션바오EV의 업그레이드 모델인 ‘150’의 경우 올 들어 1000대 정도 팔렸다. 북경 내 택시 등의 수요가 많아 생산규모 증설까지 고려하는 상황이다.

지난해 중국 시장에 2000여대 물량의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했으며 올해는 연 5000~8000대 물량 목표를 무난히 채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철길 사장은 “수익‧사업구조 혁신 등을 통해 당면한 위기를 새로운 도약의 기회(Good Crisis)로 만들 것”이라며 “현재 11조원인 기업가치를 2018년까지 30조원대로 키우고 글로벌 톱30위 에너지 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고 밝혔다.

그는 현 경영환경을 ‘구조적 위기’로 진단하고 구조적 혁신을 통한 재도약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정유 부문은 원유도입 다각화 등 비용절감 노력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석유개발 부문은 생산성을 높여 수익기반을 강화할 계획이다.

화학‧윤활유 부문은 자체 기술로 개발한 넥슬렌(고부가 폴리에틸렌), 프리미엄 윤활기유 등과 같은 기술 기반의 프리미엄 제품 생산을 확대하기로 했다.

E&P(석유개발) 부문은 지난해 인수한 오클라호마, 텍사스 소재 셰일광구를 인근 지역으로 확장하는 등 북미 기반의 자원개발 전문회사로 진화한다는 ‘U.S. 인사이더’ 전략을 수립했다.

화학 부문은 기존 중국 중심의 성장전략, ‘차이나 인사이더’를 강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 정철길 사장. 출처= SK이노베이션

중국 최대 국영석유회사 시노펙과 손잡고 설립한 중한석화(중국 우한 소재)처럼 성공적인 합작 모델을 계속 만드는 한편, 중국 내 파트너들과 협력방안을 협의 중이다.

중한석화가 지난해 1월 상업생산에 들어간 우한 나프타분해공장(NCC)은 올 1분기 836억원의 흑자를 내는 등 1년 만에 중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이다.

석유사업 부문은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등 주요 산유국과 파트너십을 강화해 안정적 원유도입 기반을 다지기로 했다. 또, 역내 주요 석유제품 수입국들과의 전략적 제휴 등을 통해 수출판로를 확대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 중이다.

윤활유 부문 역시 지난해 스페인 렙솔사와 윤활기유 합작법인(스페인 카르타헤나 소재)을 출범시킨데 이어 추가로 글로벌 파트너를 발굴해 합작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은 수익‧사업구조 혁신과 함께 안정적 재무구조 확보, 지속적 성장 투자 등을 통해 ‘안정 속 성장’을 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올 1분기 말 현재 6조 8000억원인 순차입금 규모를 지속적으로 줄이고, 자회사 상장이나 비핵심 자산 매각과 같은 자산 유동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이렇게 확보한 투자재원은 M&A, 합작사업 투자 등 사업구조 혁신을 위한 전략 투자의 ‘실탄’으로 쓰일 예정이다.

수익‧사업구조 혁신을 위해서는 그 추진동력인 ‘사람’과 ‘조직’의 혁신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보고, 인적구조와 조직구조 혁신에도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인적구조 혁신은 구성원의 글로벌 역량과 전문성 등을 제고하는 형태로, 조직구조 혁신은 내부 소통과 ‘일과 싸워 이기는 조직문화’ 등을 강화하는 형태로 각각 추진된다.

정철길 사장은 “당분간 성장여력을 키운 뒤 투자를 하는 ’안정 속 성장’ 기조를 이어가겠지만, 필요시 언제든지 과감한 선제적 투자를 단행할 방침”이라며 “‘가치 경영’ 기반의 부단한 혁신 노력을 통해 현재 국내 시가총액 25위인 기업가치를 2018년까지 3위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 정철길 사장. 출처= SK이노베이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