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담배시장이 변하고 있다. 과거에는 일부 글로벌 기업을 제외하고는 자국을 위주로 독점시장을 형성하며 꾸준히 성장했다면 이제는 합종연횡을 통해 규모를 키우고 세계로 시장을 확대하며 판로를 넓히는 모습이다.

최근 미국 담배업계 2위인 레이놀즈 어메리칸이 3위 포트 로릴러드를 인수했다. 합병 조건으로 일부 브랜드를 팔아야 하지만, 덩치를 키우며 1위 회사인 알트리아그룹을 맹 추격하고 있다.

미국 경쟁당국인 연방거래위원회(FTC)는 지난 26일(현지시간) 전체회의를 열어 레이놀즈와 로릴러드간 합병 사안에 대해 찬성 3표, 반대 2표로 최종 승인했다.

FTC는 합병 이후 발생할 수 있는 독과점을 우려한 대안도 내놨다. 두 회사가 가지고 있는 담배 브랜드들 가운데 ‘윈스턴’과 ‘쿨’, ‘살렘’, ‘매버릭’ 등 4개 브랜드와 노스캐롤라이나주 그린보로 소재의 로릴러드 담배 제조공장을 임페리얼 토바코에 매각한다.

‘캐멀’과 ‘폴몰’ 등을 생산하는 레이놀즈는 지난해 7월 총 274억달러에 로릴러드를 인수하겠다고 발표한바 있다.

두 회사는 합병을 통해 560억달러에 이르는 거대 담배회사로 거듭나게 된다.

투자은행인 크레디트스위스(CS)는 합병 시 미국 담배시장 점유율이 알트리아는 약 50%, 레이놀즈-로릴러드는 42%가 될 것으로 추정했다.

레이놀즈는 비록 살렘 등을 매각하지만 최근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는 전자담배와 멘톨 부문에서의 기술력 등으로 상당한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각국의 담배 판매 및 소비 동향을 살펴보면 호주는 1997년~2013년 사이 13.6%, 체코는 같은 기간 73.8%, 독일은 1991년~2013년 73.2%나 성장했다. 반면, 프랑스 시장은 약간 감소했고, 덴마크는 2013년에 지난 1990년 대비 81% 수준까지 줄었다.

금연정책과 담뱃값 인상 등으로 나라별로 다른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최대 소비시장인 중국과 러시아가 강력한 금연정책을 펴며 소비가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담배 제조사들도 국가를 선별해 차별화된 공략을 펼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미국 담배시장은 전세계의 5.5%를 차지하는데 그치고 있지만 1998년~2013년 시장 규모가 4배 확대됐다.

결국 미국 담배회사들로서는 아직은 괜찮지만 향후 미래를 생각했을 때 합병을 통해 규모를 키워 세계시장에서의 점유율 확대를 모색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KT&G 역시 담뱃값 인상과 금연정책에 따라 수출시장을 넓히고 비중을 높이며 세계적 담배회사로 거듭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오는 2018년까지는 세계 담배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본다. 관건은 어느 나라의 소비가 줄고 어느 나라가 성장을 견인하는지 하는 점이다. 자국을 벗어나 세계로 나갈 수밖에 없는 이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