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은 지난 22일의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Fed) 이사회 의장의 금리인상 발언에 대해 인정하는 분위기다.

옐런의장이 마치 장부를 들여다 보고 얘기한 듯 26일(현지시간) 발표된 경제지표들은 일제히 확연한 회복세를 보여주며 금리인상 현실화를 재촉하고 있다. 이같은 지표 호조는 달러 가치 또한  초강세로 이끌며 수출기업들의 불안을 더욱 키웠다.

3일만에 개장된 뉴욕 증시는 옐런의장의 발언을 인정을 하는 듯한 반응을 보이며 다우지수 등 3대지수가 일제히 1%대의 급락세를 보였다.

사진=뉴욕증권거래소

다우 지수는 190.48포인트(1.04%) 떨어진 1만8041.54로 마감했다. S&P500 지수는 역시 21.86포인트(1.03%) 내린 2104.2로 마쳤다.  나스닥은 56.61포인트(1.11%) 내린 5032.75로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3대지수의 하락폭은 최근 3주내 최고 수준이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들은 모두 옐런의장의 연내 금리인상 발언에 대해 화답하는 분위기를 연출하며 달러 가치 또한 강력하게 밀어올렸다. 또 그리스의 구제금융 협상이 다시 교착상태로 빠져든 것도 주식시장에는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대표주 역할을 하고 있는 애플의 주가 급락도 시장에는 충격이었다. 애플 주가는 IDC가 시장점유율이 현재 16.4%에서 오는 2019년 14.2%로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으면서 2.2% 하락했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지난 4월 신규 주택매매건수는 전월 대비 6.8% 증가한 51만7000건(연율)을 기록, 시장 예상치인 5.6% 증가한 50만8000건을 크게 웃돌았다. 봄철 이사시즌을 맞아 주택거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증거로 해석된다.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지난 4월 항공기를 제외한 비방위산업 자본재 수주는 전월 대비 1.0% 증가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를 0.8%포인트 웃돈 것으로 전월 증가율(-0.5%)도 앞질렀다. 항공기를 제외한 비방위산업 자본재 수주는 2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항공기를 제외한 비방위산업 자본재 수주는 기업들의 미래 설비 투자를 가늠하는 지표다.

지난 4월 내구재 주문은 전월 대비 0.5% 감소하며 시장 예상과 일치했다.

미국의 민간 경제연구기관인 컨퍼런스보드의 소비자 신뢰지수 역시 금리인상 현실화를 부추겼다. 5월 소비자신뢰지수는 전월 대비 0.1포인트 상승한 95.4를 기록, 시장 예상치보다 0.4포인트 높은 수준을 보였다.

하루종일 긍정적으로 발표된 경제지표 덕분에 달러 가치는 초강세를 보였다. 뉴욕 외환시장에서 주요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전거래일보다 0.9% 상승한 97.24포인트를 기록했다.

달러·유로 환율은 0.9% 하락한 1.0876달러로, 지난달 28일 이후 처음으로 1.09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엔·달러 환율은 7년 10개월 만에 처음으로 123엔선을 돌파했다.

달러의 강세 움직임으로 국제유가와 금값도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7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배럴당 1.69달러(2.8%) 급락한 58.03달러를 기록했다. 북해산 브랜트유 가격도 배럴당 1.8달러(2.8%) 급락한 63.70달러로 마감했다.

국제유가가 특히 급락한 것은 미국의 셰일가스 생산이 다시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최근 미국의 원유 시추 건수 감소폭이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국제 금 가격은 온스당 17.10달러(1.4%) 내린 1186.90달러를 기록, 지난 5월11일 이후 2주 만에 최저 수준을 보였다.

한편 유럽 주요증시도는 그리스 채무 우려와 FRB의 금리인상 전망으로 인해 하락세를 나타냈다. 영국 런던증시의 FTSE100지수는 1.18% 하락한 6948.99로 마쳤다. 전날 공휴일을 맞아 런던증시와 함께 휴장했던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30지수 역시 1.61% 하락한 1만1625.13으로 마감했다.

프랑스 파리증시의 CAC40 지수는 0.66% 하락한 5083.54로 마쳤다. 범유럽지표인 유로스톡스600지수는 0.7% 내린 403.61로 마쳐 3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