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계열사인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이 26일 이사회를 열고 합병을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시가총액 기준으로 한국에서 5번째로 큰 기업이 탄생했다.

이에 대해 로이터 등 외신은 삼성그룹은 이건희 회장으로부터 그의 자식들에게로 경영권 승계를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삼성그룹의 상속자인 이재용 그룹 부회장이 경영권 승계에 있어 가장 핵심이 되는 두 회사가 합병해 새로 출범할 회사에서도 최대 주주의 자리를 지키게 됐다.

이재용 부회장의 지분은 합병 전 제일모직 23.2%에서 합병 후 삼성물산 16.5%로,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제일모직 패션부문 사장의 지분은 제일모직 7.8%에서 합병 후 삼성물산 5.5%가 된다.

익명의 소식통은 로이터를 통해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구조를 확고히 하려는 작업이 있을 것”이라며 “이번 합병은 지난 12개월 간 삼성그룹이 안정적인 경영권 승계 방법을 찾아왔던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삼성물산은 1938년 설립된 삼성그룹의 모태가 되는 기업인 동시에 두바이에 세계 최고층 빌딩을 지은 국내 최고 수준의 건설업체다.

삼성물산은 그룹 내 주력사인 삼성전자의 지분 4.06%를 소유하고 있다. 1분기 재무보고서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삼성 SDS의 지분 17.1%, 제일기획의 12.6%, 삼성 엔지니어링의 7.8%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양사는 발표를 통해 건설 부문의 사업을 합병할 것이고 제일모직의 케이터링, 리조트, 패션 사업은 삼성물산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해외 진출을 타진해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두 회사의 지난해 매출 합계는 약 34조원으로 이들은 오는 2020년 합병회사의 매출이 60조원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합병 회사는 또 그룹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주목받는 삼성 바이오로직스 지분의 51% 이상을 보유하게 돼 최대주주가 된다.

NH 투자증권의 애널리스트 강승민은 “합병 회사는 삼성그룹의 지주사로 역할을 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양사는 7월 주주의 동의를 얻으면 9월 1일 자로 합병을 완료할 계획이다. 제일모직이 기준주가에 따라 산출된 합병비율인 1:0.35로 삼성물산을 합병하는 방식이다. 새로 출범하는 회사의 사명은 글로벌 브랜드 인지도를 고려해 삼성물산을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로이터는 만약 합병이 순탄하게 잘 이뤄지더라도 삼성이 해결해야 할 문제는 여전히 있다며 먼저 이건희 회장이 가진 수십억 달러 규모의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의 주식에 대한 상속세 문제를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