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설명=2007년 한국거래소가 실시한 제 7회 한국IR대상 시상식

 

필자가 IRO로 근무했던 메리츠화재는 2000년 시가총액 429억에서 2013년 말에는 1조6000억원으로 37배 올랐다. 기간 내 증자도 있었기 때문에 주가는 30배 뛰었다.

2000년부터 2007년까지 7년연속 손해보험사 최고로 올랐으며, 2009년에서 2013년까지도 보험업계와 종합지수보다 우위 상승했다.

물론 주가 상승이 전적으로 IR 덕분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주식시장의 수요공급에 의해 움직이는 주가는 그 누구도 쉽게 결정할 수 없는 부분이며, IR의 역할은 주가를 올리는 것이 아니라 적정한 가치로 평가돼 변동성을 줄이는 데에 있다.

하지만 <잘하는 IR> <투자자로부터 신뢰받는 IR> <사랑받는 IR>을 하는 기업은 가치평가 프리미엄을 가져간다. 한 예로 미국 Buy-Side 투자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IR활동이 기업의 가치평가에 30% 내외의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고의 주가상승 비결도 있었지만, 투자자로부터 신뢰받고 사랑받는 IR 활동 덕분에 2007년 보험업계 최초이자 유일한 한국증권거래소 주관 베스트 IRO상을 수상했다고 자부한다.

"메리츠화재 IR정말 잘한다."

"메리츠화재 IR은 믿을만한 해"

"메리츠화재가 설명하는 내용은 매우 객관적이고 논리적이야"

이처럼 메리츠화재 IR을 칭찬해주고 예뻐해주는 이유에는 3가지가 있었다.

 

◇ 첫번째, IR에 대한 CEO와 CFO의 엄청난 관심이 있었다

2005년 이후 메리츠화재 CEO와 CFO는 공식 기업설명회를 주관했고 정기적인 해외 기업설명회(NDR)과 컨퍼런스(Conference)에 참석해 주요 투자자들을 직접 만났다.

이 같은 적극적인 활동 덕분에 회사경영에 대한 신뢰로 외국인 지분이 급증했다. 보통 해외 NDR과 Conference는 최고경영자가 참석하지 않는 반면, 메리츠화재는 1년에 한번은 꼭 CEO가 참석했다.

당시 IR부서장으로서 소그룹을 비롯해 일대일 미팅을 연 150회 이상 실시하고, 최고경영자를 수행해 IR행사를 주관했지만, 경영진의 관심과 IR팀에 대한 파격적인 지원이 없었다면, 놀라운 결과는 없었을 것이다.

또한 IR팀과 상시적인 열린 대화로 커뮤니케이션 통로를 마련한 것이 성공한 IR에 많은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

 

 

◇ 두번째, 유능한 IRO는 그 기업의 IR을 한층 더 빛내준다

필자는 경영기획부서와 IR부서를 겸직했다. 2005년 이전까지는 거의 혼자서 이리 뛰고 저리 뛰며 업무를 이어갔다.

그러던 중 2005년 IRO 한명을 스카우트했는데 일당백 수준으로 IR을 정말 잘 소화했다. 보험업에 대한 이해는 보험사 출신인 필자가 아무래도 한수 위였지만, IR의 방법, IR의 자세, 투자자와의 관계 관리면에서는 배울 점이 한 두가지가 아니었다. 우리는 상사와 부하직원 관계를 떠나 서로에게 배울 것은 과감히 수용하고, 가르쳐 주면서 발전해나갔다.

 그 후 증권사 리서치어시스턴트(RA)출신 등 2명의 IRO를 영입했는데 두명 모두 탁월했다. 그들은 IRO가 갖춰야 할 요건인 금융과 주식시장에 대한 분석능력, 업무전반과 재무・자금업무에 대한 이해를 포함해 논리적인 설득능력, 정보수집, 아울러 IR PT자료 작성 스틸 외국어까지 완벽히 갖고 있었다.

이같이 유능한 IRO는 그 기업의 IR을 한층 더 빛내준다. 애널리스트들과 펀드매니저들이 유능한 IRO와 미팅을 할 때면 항상 즐겁고 보람 있어 하며 생산적인 결과물이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생사고락을 함께해 준 메리츠화재의 뛰어난 IRO였던 한승희(현 NH투자증권 보험업종 애널리스트), 박지연(현 홍콩주재 금융사), 정소영씨에게 큰 고마움을 전한다.

 

◇ 마지막으로 전사적인 협력을 얻을 수 있는 IR조직운영이다

IR조직은 어느 산하로 두는 것이 중요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회사 사정에 따라 사장직속 혹은 CFO 아래에 둘 수도 있고, 기획부서나 재경자금부서 때로는 국제부 소속으로도 둘 수 있다.

하지만 언론홍보부서 소속은 고민해봐야 한다. 언론홍보와 IR은 차이가 크다. 행위의 대상이나 정보의 성질, 책임에 있어서 다른 점이 많다.

언론홍보는 기자들 대상으로 한 긍정적인 정보인 반면, IR의 내용은 다수 투자자에게 전파하는 현재 또는 미래의 기업가치정보다.

어찌됐든 IR은 소속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IR부서는 전사적인 협력을 얻을 수 있고, 타부서간 업무 조화를 할 수 있는 위치에 부여되는 것이 중요하다.

IRO는 그 위치에서 투자자들이 필요로 하는 회사의 모든 데이터와 자료를 취합해 신속하고 정확한 내용의 IR자료를 제공함으로써 그 기업의 신뢰성을 키운다.

결국 최고경영진의 관심과 전폭적인 지원, 유능한 IRO의 자세와 역할, 아울러 전사적인 협력체계를 가져갈 수 있는 IR팀의 조직운영에 따라 회사의 IR성패가 달렸다고 말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