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동화 <헨젤과 그레텔>에 나오는 과자 집이 부러울 것 없는 요즘이다. 색색의 해외 과자, 젤리 등을 파는 수입 과자점이 증가하면서 국내 과자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과자들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점포의 위치도 다양해 지하철역부터 백화점까지 온갖 수입 과자점에는 너나 할 것 없이 과자를 고르는 사람들을 자주 볼 수 있다.

수입 과자점은 최근 몇 년간 국내에서 시장 규모를 크게 키워왔다. 관세청은 수입 과자 수입액이 2009년 2억1629만 달러에서 2014년 4억3630만달러로 늘었다고 밝혔다. 수입 과자점 프랜차이즈 레드버켓, 스위트파티, 카카오칩 등을 비롯한 매장도 200개 이상 문을 열었다. 국내 과자 중 수입 과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대형 할인점 조사 결과 2009년 7.5%에서 2013년 26.7%까지 늘었다. 국민의 4분의 1이 수입 과자를 즐긴다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수입 과자가 이렇게 급격히 사랑 받은 이유는 무엇일까.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도 있을 수 있지만 이 인기가 꾸준히 지속되는 것은 수입 과자가 국산 과자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고 양이 많기 때문이다.

일부 소비자들은 과대 포장에 양은 적으며, 자주 가격을 올리는 국내 과자보다 수입 과자를 먹는 것이 더 이익이라고 목소리 높여 말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수입 과자의 인기가 커가면서 동시에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수입 과자의 실체에 대해 알려진 바가 그만큼 적기 때문이다. 수입 과자는 과연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것인지 Q&A 문답식으로 풀어본다.

 

Q. 수입 과자, 정말 저렴한 걸까.

A. 수입 과자를 즐겨 먹는 대부분의 소비자가 이 질문에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요즘 1000원으로 국내 과자를 사 먹으라면 겨우 껌 하나 정도를 고를 수 있지만, 수입 과자의 경우 3~4 가지나 고를 수 있는 제품들도 즐비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저렴한 수입 과자가 존재하는 것과 수입 과자 전체가 저렴하다는 것은 다르다. 수입 과자가 국산 과자에 비해 저렴하다는 말은 일부 제품에만 해당되는 사실이다. 특히 수입 과자 중 이름이 알려진 브랜드는 대부분 국산 과자에 비해 비싼 편이다.

예를 들어 편의점 기준으로 나비스코사의 오레오샌드(1500원, 100g)는 g당 가격이 15원이지만, 같은 유형의 제품인 롯데제과의 깜뜨(1200원, 100g)는 g당 12원이다. 또 나비스코사의 리츠크래커(3000원, 132g)는 g당 가격이 23원, 경쟁 제품인 롯데제과의 제크크래커(1200원, 100g)는 g당 12원이다. 마즈사의 스니커즈 초코바(1100원, 51g)는 g당 22원, 롯데제과 가나초코바(1000원, 50g)는 g당 20원, 오리온 핫브레이크(1000원, 50g)는 g당 20원, 해태 자유시간(1000원, 40g)은 25원이다.

물론 국내 제품보다 저렴한 수입 과자들도 많다. 그들은 원료와 생산에서 비용을 낮출 수 있거나 낮은 관세 때문이다. 다국적 기업의 글로벌 브랜드들은 원료나 인건비가 싼 국가의 현지 공장에서 생산되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국내 소비자의 식품 안전 수준에 미흡한 제품들이 많이 유통되는 실정이다.

아울러 수입 과자는 국내에 들어올 때 완제품에 대해 3~4%대의 관세만 지불하면 된다. 최근 들어 대형 유통점뿐만 아니라 수입 과자 전문점, 온라인 등 여러 유통채널을 통해 판매하는 것은 이러한 관세 혜택 덕분이고 볼 수 있다. 반면에 국산 과자는 원료를 대부분 수입하는데, 완제품에 비해 높은 관세가 부과되기 때문에 수입 과자와의 가격 경쟁에서 패할 수밖에 없다.

 

Q. 수입 과자, 무턱대고 먹어도 안전한가.

A. 5년 전까지만 해도 과자는 몸에 해롭다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온갖 색소와 과도한 당 등이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식품 안전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과자에서 첨가물이 점차 빠지는 상태다. 한 제과업계 관계자는 “요즘에는 몸에 해로운 물질은 들어가지도 않는다. 식약처에서 인정받은 제품만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그나마도 최근에는 사용하지 않는 추세로 가는 상황”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수입 과자의 경우 인공색소, 포화지방 함량 등의 안전 문제가 꾸준히 불거지고 있다. 국내 대형 제과업체들이 인공색소의 유해성이 논란이 되자 색소를 모두 천연으로 교체한 것이 비해 수입 과자에는 인공색소 사용이 빈번하다. 또한 국내 과자의 포화지방 평균 함량의 1회 제공량이 3.4g에(1일 권장량 15g) 그치는 것에 비해 수입 과자의 경우 1회 제공량이 1일 권장량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 제품들이 많다.

네덜란드산 과자 ‘컨트리 코코넛 쿠키’는 12g으로 1회 제공량인 3개를 먹으면 1일 권장량(15g)의 무려 80%에 육박하는 포화지방을 섭취하게 된다. 한 봉지(175g, 9개)를 전부 먹는다면 1일 권장량의 3배에 해당하는 포화지방을 먹는 셈이다. 오스트리아 과자인 ‘로아커 웨하스 블랙커런트(8g)’과 이탈리아 ‘퍼프드 라이스 위드 요거트 컴파운드 코팅(7g)’, 필리핀산 ‘키도 크리미 버터향 크래커 샌드위치(6.9g)’ 등 타 브랜드의 과자들도 높은 포화지방이 포함된 것은 마찬가지다.

이처럼 수입 과자가 국내 안전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까닭은 국내 대형 제과업체들은 자체 검사 설비를 갖추고 있는 반면, 수입 과자의 경우 식품 위생 검사를 민간 기관에 위탁하기 때문이다.

서울 서부지검은 전국 74개 식품 검사 기관의 최근 3년간 시험성적서 85만건을 조사한 적이 있다. 결과는 참혹했다. 약 8만3000여건이 허위 발급된 성적서라는 것이 드러났다. 세균 수가 기준치를 초과할 경우 샘플을 바꿔 재검사를 실시하거나 적합한 성적서를 지어내기도 하고, 제품 포장을 뜯지도 않은 채 적합 판정을 내린 위반 사례도 있었다. 민간 업체에게 위생 검사를 맡기는 수입 과자 역시 마찬가지다.

수입 과자의 검사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것도 안전 문제의 원인이 된다. 공식적으로 수입사가 있는 브랜드도 있지만 개인이 병행수입으로 국내에 들여오는 경우도 많아 수입 과자의 전 유통 채널을 검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수입 과자는 특정 과자를 무작위로 샘플링하여 정밀검사에 들어간다. 신고 없이 국내에 반입되는 과자는 더더욱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 영세 상인이 대부분이기에 문제가 생겨도 피해보상을 할 수 없다는 점도 소비자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 중 하나다.

 

Q. 수입 과자에는 유통기한 대신 ‘상미기간’이 있다는데

A. 수입 과자에는 유통기한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유통기한은 업체가 해당 기간까지의 문제에 책임을 지겠다는 의미다. 그러나 수입 과자의 경우 국내 기준에 따르지 않고 ‘Best Before’, ‘상미기한(賞味期限, 먹을 때 가장 신선한 시간)’ 등만 내세워 책임을 피하고 있다. 수입 과자는 긴 운송기간을 감안할 때 실제 유통되는 기간은 1년 이상인 제품이 많으리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현재는 수입 과자의 안전성 문제가 논란이 되자 국회는 수입제품안전관리 특별법을 법제화하기 위해 발의 중에 있다.

수입 과자 유통기한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소비자의 노력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수입 과자의 경우 수입처, 주 원료, 영양성분, 유통기한 등이 깨알 같은 글씨로 스티커에 적혀있기 마련이다. 소비자들은 자신의 안전을 위해 이를 꼼꼼히 살펴보고 즐길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