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균 삼성전자 IM 부문 사장은 19일 서울 밀레니엄힐튼호텔에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만났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상태에 접어들고 중국도 6년 만에 스마트폰 출하량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기회의 땅인 ‘인도’를 염두에 둔 행보로 분석된다. 실제로 시장조사업체 IDC는 중국 스마트폰 출하량이 6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를 보였다고 발표하며 올해 1분기 중국 스마트폰 출하량은 9880만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1억320만대에서 3.4% 감소했다.

이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었음을 의미한다. 중국이 더 이상 신흥시장이 아니라는 뜻이다. 자연스럽게 회동의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이에 신 사장은 모디 인도 총리와의 면담이 종료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삼성전자는 지난 1995년부터 인도에 진출해 단말기 사업부터 네트워크 사업까지 활발하게 펼치고 있으며, 그와 관련한 연구소도 갖추고 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많이 하자고 논의했다”고 말했다. 인도 현지에 스마트폰 및 가전공장 증설과 관련해서는 말을 아끼는 분위기였다.

업계에서는 신 사장과 모디 인도 총리와의 회동이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삼성전자는 갤럭시 S6를 바탕으로 강력한 시장 지배력을 자랑하고 있으나 프리미엄 스마트폰 동력을 글로벌로 번지게 하려면 필연적으로 인도 시장 공략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인도는 글로벌 모바일 테스트 베드이자 몇 남지 않은 글로벌 ICT 기업의 ‘마지막 기회’다.

이에 삼성전자는 타이젠 스마트폰인 Z1을 바탕으로 인도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는 중이다. 타이젠은 삼성전자의 독자적 OS로 안드로이드와의 결별을 염두에 둔 비밀무기이자 추후 삼성전자 사물인터넷 전략의 승부수다. 삼성전자 차원에서 가장 중요한 화두를 스마트폰으로 수렴해 인도 시장에서 출시한 셈이다. 현재 Z1은 인도를 중심으로 주변 국가에 그 인프라를 공격적으로 넓히고 있으며 저가 스마트폰 생태계 구축에도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가 인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대목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비록 조사결과에 따라 순위가 다소 변동되기는 하지만 대체적으로 삼성전자는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22%의 점유율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가장 강력한 경쟁자는 현지 업체인 마이크로맥스이며, 이들은 18%의 점유율로 삼성전자를 추격하는 실정이다. 최근에는 샤오미를 비롯해 화웨이, 원플러스 등 중국 업체도 속속 진출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전자는 마이크로맥스와 구글의 합작 등 다양한 돌발 변수에 대비하는 한편, 현지 경쟁력 강화에 방점을 찍어 미래 성장동력을 준비하고 있다. 갤럭시 보급형 모델인 ‘갤럭시 코어 프라임’과 갤럭시 E7·E5 등도 인도에 진출해 있다.

결국 모디 총리와의 회담도 이러한 배경에서 이해되어야 한다는 분석이다. 갤럭시 S6의 경쟁력을 인도에 집중시키고 싶어 하는 삼성전자가 모디 총리와의 스킨십을 늘리며 서로의 이해관계를 충족시키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뜻이다. 다만 인도가 당장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각축장이 될 확률은 낮기 때문에, 삼성전자의 중저가 라인업이 어떻게 현지에 적절하게 맞아들어갈 것인가도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다. 인구 12억명을 자랑하는 인도를 잡기 위한 진정한 혈투가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