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타박에서 에쎄 부스 모습. 출처= KT&G

정부의 담배가격 인상으로 국내 판매가 부진한 담배제조사들이 해외 수출 증대를 통한 활로 모색을 강화하고 있다.

KT&G와 필립모리스 등 담배제조사들은 부진한 내수 판매에 반해 수출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어 올해 수출 물량이 국내 판매를 추월할 것으로 보인다.

KT&G는 18일 지난해 담배 수출 수량이 361억개비, 해외법인 실적을 포함하면 434억개비로 전년보다 27% 늘었다고 밝혔다.

국내 판매량은 1999년 895억개비, 2005년 601억개비, 2013년 545억개비, 2014년 557억개비로 감소세인 반면, 해외 판매량은 1999년 26억개비, 2005년 285억개비, 2013년 343억개비, 2014년 434억개비로 급증하고 있다.

국내외 판매 비중이 1999년 97대3, 2005년 68대32, 2013년 61대39, 2014년 56대44로 매년 간격이 좁아지고 있어 올해에는 수출비중이 내수판매를 앞설 것으로 보인다.

KT&G 관계자는 “담배 수출이 15년 만에 수량으로는 16배, 금액으로는 43배 증가했다”며 “담뱃값 인상에 따른 국내 소비 감소세와 해외 수출 증가세를 고려하면 올해 해외 수출량이 국내 판매량을 웃돌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KT&G의 해외 판매량 비중은 중동이 48%로 가장 높고, 중앙아시아 12%, 아시아·태평양 24%, 아프리카 8%, 미국 6%, 유럽 등 기타지역 2% 순이다.

KT&G는 지난 2008년 4월 터키, 2009년 4월 이란, 2010년 10월 러시아에 각각 담배공장을 설립하고 에쎄와 파인 등을 현지에서 생산 및 판매하고 있다.

KT&G는 지난 2011년 인도네시아 담배회사인 트리삭티를 인수해 동남아 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현재 담배회사로선 세계 톱5에 꼽힌다.

KT&G의 효자 상품은 단연 에쎄다. 슈퍼슬림 담배의 판매량으로서는 세계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이외에 레종과 보헴, 람보르기니 등의 수출도 추진 중이다.

KT&G 관계자는 “중동과 중앙아시아 등 정세불안이라는 리스크가 있는 지역에서도 철저한 차별화와 고급화 전략으로 초슬림 담배 시장을 선점했다”며 “생산능력 및 기술력 향상을 통해 전세계 슈퍼슬림 담배의 50%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와 능력을 갖췄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추세는 한국에 공장을 두고 있는 필립모리스 역시 마찬가지다.

2012년 2000여억원을 투입해 설립한 양산공장의 생산능력 확대를 바탕으로 수출물량이 꾸준히 늘어 2012년 9억개비, 2013년 31억개비, 2014년 45억개비에 이어 올 초 누적 100억개비 수출을 달성했다. 공장설립 3년 만에 5배 수출 성장세를 기록한 것이다.

필립모리스 관계자는 “담배가격 인상으로 국내 판매가 15%정도 줄어든 것으로 파악된다”며 “하지만 지난해 수출 비중이 45%를 넘는 등 해외시장 판로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어 전체적인 판매규모는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국적 담배회사인 필립모리스는 전세계 32개국에 50개의 제조시설을 갖고 있다. 양산공장은 아시아에 설립한 14개 공장 중 하나로 현재 400여명의 직원이 근무 중이다.

필립모리스 관계자는 “올해 100억개비 판매물량을 수주하는 등 지난해 판로를 개척한 호주와 뉴질랜드 등 해외 수출 물량이 늘고 있다”고 밝혔다.

관련 부처와 업계에 따르면 KT&G 등 국내 담배제조사 4곳의 국내 판매량은 가격 인상 직전인 지난해 12월 80억개비에서 올 1월 37억개비로 급락했다. 하지만 3월과 4월 각각 50억개비와 61억개비로 다시 판매가 늘어나며 전년 동기대비 70% 수준을 회복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