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대한민국의 모든 지방자치단체는 ‘우리 도시가 기업하기 좋은 도시’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지역 내 기업들 모시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현대라는 대기업이 울산을, 삼성이라는 대기업이 수원을 크게 성장시킨 사실은 전 국민이 다 아는 사실이다. 수도권 대도시뿐 아니라 개발이 뒤처진 지역의 경우 민간 기업이 지역 내에 입주하면 고용도 늘어나고 투자촉진에 따른 지역경제 활성화를 꾀할 수 있기 때문에 요즘 모두 지방자치단체는 기업들을 향해 로비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미국 실리콘밸리, 일본 토요타, 프랑스 니스처럼 민간 기업이 주도적으로 개발하는 자급자족형 기업도시를 모델로 2005년 8월 정부는 충주, 원주, 무안, 태안, 무주, 영암·해남 등 6개 지역을 시범사업지로 지정했다.

기업도시 지정 당시에는 기업도시로 지정이 되면 지역경제가 크게 활성화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선정된 도시들은 환호성을, 그렇지 못한 도시들은 볼멘소리를 표출했다. 하지만 약 10년이 흐른 지금 기업도시의 모습은 어떤가?

기업도시는 지구 지정 후 약 2~3년은 주목을 받았지만 2008년 전 세계를 휩쓴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부동산 경기 침체로 큰 위기를 맞았다. 또한 기업도시 외에 혁신도시, 경제자유구역, 산업단지 등 비슷한 성격의 개발 사업이 여기저기서 펼쳐지다보니 기업도시의 애초 취지가 무색해졌다. 민간 기업들의 외면과 국민들의 관심에서 멀어진 기업도시의 지난 10년의 성적표는 초라하다. 무주와 무안은 2011년과 지난해 각각 시범사업지 지정이 취소됐고 충주와 원주를 제외한 다른 사업지도 개발속도가 지지부진하다. 시범사업지 사정이 좋지 않으니 후속 사업지에 대한 발표는 엄두를 못 내고 있다. 지역주민들을 들뜨게 했던 기업도시. 이대로 사라질 것인가? 그러나 필자는 앞으로 기업도시를 주목하라고 말하고 싶다.

작년 12월 17일 정부는 수도권 제외 지방 5대 광역시와 충청권 13시, 군에 대한 기업도시 입지 제한을 폐지하고 탄력적 개발이 가능하도록 개발유형을 통폐합하는 기업도시 활성화 방안을 내놨다. 기업도시의 선두주자는 충주 기업도시다. 충주 기업도시는 2012년 7월 준공됐다. 90%가 넘는 분양률로 분양이 거의 마무리 단계이고 현재 포스코ICT, 코오롱생명과학, 롯데칠성음료 등 대기업들이 입주를 마쳤다. 또한 세종시의 배후도시로 각광받으면서 교통과 생활여건도 크게 상승하고 있다. 작년 충주시에 ‘동서고속도로(충주~동충주)’와 중부내륙고속도로(북충주IC~칠금) 등의 주요 고속도로가 연달아 개통했고, 평택~음성~충주고속도로와 연결되는 충주~제천구간(23.9㎞)은 올해 6월쯤 개통할 예정이다. 충주 기업도시는 대한민국 중심축에 있어 수도권 및 지방 각 지역의 접근성이 우수하며, 저렴한 산업용지 분양가로(3.3㎡당 40만 원대) 인해 성공적인 분양을 이루었다.

원주 기업도시도 평창 동계올림픽으로 인한 인프라 개선과 지난해 3월 기업도시 중 지원우대지역으로 선정되면서 다양한 지원을 받을 결과로 개발이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 이미 산업용지 분양률이 70%를 넘어섰고 기업들이 입주를 준비하고 있다. 내년에 제2영동고속도로가 개통되면 강남까지 50분 내 접근이 가능하고 청량리에서 원주, 강릉까지 연결하는 중앙선고속화전철(2017년 개통예정)이 깔리면 30분대에 서울 강북권까지 이동 가능하다. 이 기대감이 반영된 것인지 지난 4월 20일부터 22일까지 진행된 원주 기업도시의 점포 겸용 단독주택용지 분양에는 85필지에 8만9000여명이 응찰해 평균 105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올해 10월부터 아파트 첫 분양이 시작돼 2017년 말까지 기업 도시 내 1만 가구를 짓는 목표로 달려가고 있다. 앞으로 점포 겸용 단독주택용지와 상업용지, 지원시설용지들이 계속적으로 분양공고를 낼 예정이어서 안정적인 투자수익을 원하는 투자자들은 관심을 가져 봐도 좋겠다.

산업기반의 기업도시인 충주와 원주 기업도시와는 달리 태안, 영암·해남 기업도시는 관광 레저형으로 개발되고 있다. 태안 기업도시는 1465만㎡ 규모의 부지에 테마파크와 골프장, 콘도 등 관광 숙박 및 문화레저시설이 조성된다. 이미 완공된 1, 2번 골프장에 이어 3, 4번 골프장이 2016년 6월 준공 예정이며 골프텔도 2015년 상반기 착공예정이다. 태안 기업도시 인근에 조성되고 있는 서산바이오웰빙특구 조성사업의 순항에 따라 태안 기업도시도 탄력을 받고 있다. 최근 현대자동차그룹은 서산간척지 개발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충남 서산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중소기업청 지역특구위원회는 서산간척지 B지구 일대에 2016년까지 7200억원 이상이 투입되는 ‘서산 바이오 웰빙특구 변경계획’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사업시행자인 현대건설은 570만m²의 부지에 자동차첨단부품연구소와 농업 바이오단지, 의료 및 관광시설을 건립한다. 현대모비스도 자동차부품 종합연구시설을 지을 예정이다.

기업도시 중 가장 큰 3445만㎡ 개발규모로 개발되는 영남·해남 기업도시는 삼호, 구성, 삼포 등 3개 지구에서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삼포지구에는 F1경기장이 들어서 있고, 삼호지구에는 지난해 6월 도로공사와 골프장 조성공사가 시작됐다. 서남해안기업도시개발이 추진하는 솔라시도(구성지구)개발사업은 동북아시아 최대 규모 해양리조트형 복합도시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지난달 11~12일 중국 칭다오에서 열린 ‘원아시아 부동산투자박람회 2015’ 현지 로드쇼에서 중국부동산금융연합회 및 칭다오임업개발회사에 투자유치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면서 복합도시 조성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또한 순수 공사비만 2700억원에 달하는 전남지역 최대 규모의 ‘영암·해남 관광레저형 기업도시 진입도로 개설공사’를 맡을 시공사가 내달 5일 가려진다. 영암·해남 기업도시는 현재까지 공정률이 7.8% 불과하지만 진입도로 개설공사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사업시행자의 경제적 부담을 덜게 해 투자유치를 촉진할 수 있는 기업도시개발 특별법 개정안이 국회에 통과될 경우, 영암·해남기업도시의 개발이 촉진될 것으로 보인다. 기업도시 사업이 최근 본격적인 성과를 내면서 기업도시 일대 땅값이 들썩이고 있다. 충주와 원주 모두 지난해 기준으로 전국 평균 땅값 상승률(1.96%)보다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것이다. 충주시의 경우 2008년 땅값이 0.54% 하락한 이후 2012년 1.04%, 2013년 0.94%, 2014년 2.19%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원주는 2012년 2.38%, 2013년 1.78%, 2014년 2.98%로 충주보다 땅값이 더 올랐다.

흔히들 5월은 계절의 여왕이라고 한다. 왜 5월이 계절의 여왕일까? 활동하기 좋은 날씨, 겨울동안 움츠렸던 꽃망울이 활짝 피고 신록의 푸르름이 깊어가는 계절이며, 사랑하는 가족들과 나들이하기 좋은 계절이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5월은 축제의 계절이다. 전국에서 많은 봄 축제가 열리는데, 지난 4월 17일부터 5월 10일까지 태안에서는 2015 태안튤립축제가 펼쳐졌다. 약 25일 동안 30만명이 넘게 다녀갔다고 한다. 튤립축제는 끝났지만 빛 축제는 계속되고 있다. 서해안은 맛있는 먹거리가 많기로 유명하다. 올해 태안은 꽃게가 풍년이라고 한다. 가족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면서 저평가된 태안 기업도시 인근에 괜찮은 투자처가 있는지도 살펴보는 것은 어떨까?

강산 coolsani@naver.com

강산 아스타엠피엘(주) 투자이사는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를 졸업하고 KB금융그룹 부동산금융팀에서 실무를 쌓았다. 현재 네이버에서 ‘땅머슴’이라는 닉네임의 파워블로거로 활동하며, 투자자들에게 노른자위가 될 토지를 추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