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쾌적하면서도 멋있게 신을 수 없을까?”

덥고 습한 여름 날씨가 시작되는 이맘때면 오랜 시간 신발을 신고 다녀야 하는 남성 직장인들이 하는 가장 큰 고민이다. 옷이야 ‘쿨 비즈 룩’으로 차려입으면 되지만 문제는 신발이다. 어느 정도 격식이 필요한 자리가 많은 직장인에게 운동화나 샌들은 착용할 수 없는 데다, 무더운 날씨에 오랫동안 구두를 신고 다니다 보면 발에서 나는 열기와 땀으로 인해 발이 눅눅해져 발 냄새는 물론이고 심하면 무좀까지 생기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남성들은 출근할 때는 구두를 신지만 사무실에 도착하자마자 책상 밑에 숨겨둔 슬리퍼로 재빨리 갈아 신는다. 하지만 이 또한 하루에도 몇 번씩 보고와 결재를 위해 신었다 벗기를 반복하다 보면 여간 번거로운 게 아니다. 또 쾌적한 발을 위해 여분의 양말을 가지고 다니면서 갈아 신으면 도움이 된다지만 그마저도 불편한 게 현실이다. 특히나 편하자고 벗어놓은 구두에서 냄새가 솔솔 올라올 때면 주변 동료에게도 큰 민폐다.

그렇다면 여름철 쾌적한 발을 유지하는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먼저 구두는 한 켤레를 연속해서 신는 것보다는 두세 켤레 준비해 두고 번갈아 신는 것이 좋다. 연속해서 한 켤레의 구두만 신다 보면 땀이 미처 마르지 않아 발 냄새가 심해지기 때문이다. 이때 녹차 티백이나 커피 가루를 헝겊으로 싸서 구두 속에 이틀 정도 넣어두면 발 냄새를 제거하는 데 더 효과적이다.

어쩔 수 없이 한 켤레의 구두를 자주 신는다면 집이나 사무실에서 신문지를 넣어 그늘에서 말려보자. 신문지가 습기를 빨아들여 보송보송한 상태로 만들어줄 뿐 아니라 가죽을 팽팽하게 펴줘 구두 모양도 잡아주는 1석 2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다만 히터나 드라이기 등을 사용하거나 직사광선(햇빛)에 말리면 신발이 변형되거나 기능이 저하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양말을 잘 선택해 신는 것도 중요한데 순면 종류의 양말은 땀이나 수분을 오래 머금고 있기 때문에 여름철 발 건강에는 좋지 않다. 몸에서 나는 땀을 신속히 흡수하여 발산하는 합성 섬유 또는 속건성 전문 제품의 양말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 더욱이 땀이 많이 나는 다한증 환자라면 양말을 여러 차례 갈아 신는 것을 권한다. 또 귀가 후에는 반드시 발가락 사이의 때와 세균을 문질러 씻고 드라이어나 수건으로 물기를 확실히 제거해야 한다.

▲ 리갈 고어텍스 서라운드

하지만 무엇보다 여름철 구두 속 발 냄새와 무좀을 줄이는 가장 쉬운 방법은 통풍이 잘 되는 신발을 신는 것이다. 최근 신발 업체마다 이런 고민을 덜어주기 위한 투습, 방수 기능이 있는 고어텍스나 멤브레인 소재를 접목해 구두 속의 습기를 배출해줘 쾌적함이 느껴지는 구두를 대거 출시하고 있으니 이런 구두를 신는 것도 좋다. 게다가 예전에는 기능성 신발이라고 하면 말 그대로 ‘기능’에 집중하다 보니 신발 제작 공정에서 디자인적으로는 섬세하게 다룰 수 없어 디자인이 좋지 않은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디자인까지 세련되게 나온 구두가 많으니 부담 없이 선택할 수 있을 것이다.

출퇴근 하루 평균 3시간, 근무시간 평균 9시간 최소 12시간 구두를 신고 있어야 하는 남성 직장인들의 발은 그들의 고된 삶만큼이나 항상 피곤함에 지쳐 있다. 특히 무덥고 습한 여름철에 쾌적한 발을 위한 관리는 여간 귀찮은 게 아니지만, 발이 건강하지 않으면 사회생활은 물론 일상이 불편한 만큼 올해는 상쾌한 발로 여름을 시원하게 보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