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페이스북이 움직였다. 인링크 방식의 뉴스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며 언론계에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나섰다.

뉴욕타임스는 13일(현지시각) 페이스북이 인스턴트 아티클스(Instant Articles)라고 불리는 뉴스 서비스에 본격적으로 돌입했다고 밝혔다. 언론사가 포털에 제공하는 방식과 비슷하며, 말 그대로 페이스북에 기사 콘텐츠를 제공하는 알고리즘이다.

▲ 출처=페이스북 공지

지금까지 페이스북의 뉴스 서비스가 링크를 올리면 해당 언론사 사이트로 연결되는 대중적인 방식이었다면, 이제 페이스북 내부에서 뉴스를 보게 될 전망이다. 아이폰 앱에 먼저 관련 기능이 먼저 추가되고, 안드로이드에 탑재시기는 아직 미정이다. 이미 뉴욕타임스와 NBC뉴스 등 9개 매체가 참여를 확정한 상태로 확인됐다.

현재 페이스북은 인스턴트 아티클스의 강점으로 로딩 속도 향상과 끊김없는 독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전형적인 가두리 플랫폼의 연장선상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즉 콘텐츠를 페이스북이라는 플랫폼으로 모아 이를 바탕으로 콘텐츠 유통의 주도권을 잡겠다는 뜻이다.

다만 인스턴트 아티클스의 서비스는 여전히 미정이다. 일단 페이스북은 수익 측면에서 기사에 붙는 광고를 언론사가 영업할 경우 그 수익은 언론사가 가져가지만, 페이스북이 영업할 경우 30%를 자신들이 가져가는 구도를 제안한 상태다. 하지만 여기까지다. 9개 언론사가 어떤 조건으로 계약을 맺었는지, 심지어 하루에 몇 건 기사를 송출할 것인지도 알려지지 않았다.

당분간 눈치싸움이 계속될 전망이다. 페이스북이 다소 파격적인 광고수익 배분을 제안한 상태지만 시간이 흐르면 조건이 변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언론사들이 어떤 액션을 취할 것인지는 미지수다.

다만 확실한 점은, 이러한 페이스북의 시도가 언론사 입장에는 기회이자 위기라는 점이다. 일단 모바일 시대를 맞이해 글로벌 SNS 업체가 제공하는 강력한 플랫폼 인프라를 지원받는 대목은 긍정적이다. 페이스북은 자신들의 파트너로 섭외된 언론사에게 빅데이터에 기반을 둔 추적분석 솔루션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이는 최근 버즈피드의 사례에서 확연하게 드러나는 것처럼, 상당히 강렬한 매력이다. 데이터 과학은 그 자체로 언론과 밀접한 관련을 맺을 수 밖에 없는 아이템이며, 이를 14억 가입자를 보유한 페이스북이 지원한다는 것은 무시할 수 없다.

페이스북의 주장처럼 로딩 속도 및 사용자 경험의 연속성 측면에서도 상당한 강점을 가질 전망이다. 게다가 고해상도의 사진 및 동영상, 그래픽, 녹음물들이 자유자재로 활용될 수 있는 부분도 중요한 포인트다.

페이스북의 제품 담당 임원인 크리스 콕스가 "궁극적으로 인스턴트 아티클스는 언론사가 독자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도구"라고 강조한 대목과 일맥상통한다. 그는 "앞으로 언론사는 사업 모델이나 콘텐츠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더 빠르게 쌍방향 기사를 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출처=페이스북 공지

그러나 온라인 시대를 맞아 포털 사업자에게 유통 주도권을 빼앗긴 언론사가, 이를 다시 페이스북이라는 SNS사업자에게 빼앗길 여지가 있다는 점은 분명 불안요소다. 말 그대로 유통의 주도권을 빼앗기는 것은 콘텐츠의 종속성을 의미하며, 페이스북의 인링크 방식에 복속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언론사의 고민이 깊어지는 대목이다.

한편 ICT전문지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현재 페이스북은 일부 사용자들을 상대로 페이스북 모바일앱에서 활용할 뉴스나 웹사이트 링크를 빠르게 찾아 공유할 수 있는 검색 엔진도 테스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검색 엔진이 원만하게 탑재된다면, 페이스북은 포털을 뛰어넘는 콘텐츠 가두리 양식장의 역할에 충실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