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오전 7시 우리은행 임직원 50명은 가정의 달을 맞아 서울 여의도 인근에서 출근하는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좋은 엄마아빠 되기’ 홍보 캠페인을 펼쳤다. 이광구 우리은행장도 파란색 우리은행 띠를 두르고 거리에 나섰다. 출근을 서두르는 워킹맘, 워킹대디들에게 ‘자녀와 함께 보내는 시간을 늘리자’는 안내장과 가족 나들이를 권장하기 위한 에코백(다용도 가방)을 일일이 나눠줬다.

지금은 리더가 앞장서고 동참하는 리더십이 설득력을 얻는 시대다. 과거처럼 지시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잠재력을 발휘하도록 돕는 동반자가 되어야 한다. 이 은행장은 대표적인 솔선수범형 리더로 불린다. 캠페인과 봉사활동은 그가 함께 나선다. 직원 한가운데 늘 그가 동참하고 있다.

취임 반년째로 접어든 이광구 행장의 우리은행을 두고 업계는 성공적 안착이라는 시선을 보낸다. 2010년부터 네 차례 추진한 민영화는 지난해에도 성사되지 않았다. 그 과정에서 계열사 매각 등의 여파로 지배구조를 지주사 체제에서 은행 체제로 다시 바꿔야 했다. 저금리로 인한 수익성 악화도 문제였다.

 

이 행장의 솔선수범 리더십은 이러한 상황에서 빛을 발했다. 이 행장은 취임 직후 신년 결의다짐 행사에서 영업본부장급 이상 임직원들과 강원도 하조대 앞바다에 입수하는가 하면, 역대 은행장들을 우리은행 농구단 홈 구장인 춘천 호반체육관으로 초청해 임직원과 함께 응원전을 펼치며 민영화 무산과 조직구조 개편 등 큰 변화를 겪은 직원들의 마음을 다독이고 분위기를 쇄신하는 일에도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자칫 흔들릴 뻔했던 은행의 전열은 빠르게 가다듬어지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 1분기 290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전분기 1630억원 적자에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계열사 매각 등 중단사업손익을 제외하면 전년동기 대비 30.5% 증가한 것이다. 준수한 성적이다. 이같은 성과는 핵심수입원인 이자이익이 증가한 덕분이다. 1분기 이자이익은 1조 137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 증가했다. 비이자이익도 1870억 원으로 100% 넘게 증가했다. 이자이익이 배경에는 고객 기반이 확대되면서 이자부자산이 되는 여신현황이 10% 수준으로 크게 늘어난 데 있다. 

글로벌 은행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해외 진출도 점차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에는 인도네시아 소다라은행과 현지 우리은행 법인의 최종 합병을 승인받으면서 해외 네트워크 185개를 구축했다. 연내 25곳의 해외 지점을 더 늘릴 계획이다. 이 행장은 주요 사업장을 직접 점검하고 현지 고객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를 강조하는 등 금융 영토 확장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민영화와 관련해서도 금융당국에 인수 필요성을 직접 설명하는 등 대화의 전면에 나섰고 이런 적극적인 자세는 임기 내 민영화 성공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 행장의 목표는 우리은행을 ‘강한 은행’을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 경영 ‘24·365’ 전략을 밀어붙이고 있다. 24시간, 1년 365일 민영화 달성과 강한 은행이 되기 위해 노력한다는 뜻이다.

리더의 참여는 추진력으로 이어진다. 먼저 행동하면 조직 전체가 변화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안팎으로 소란했던 우리은행을 차분히 정리하고 솔선수범의 철학으로 순항 중인 이광구의 우리은행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