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임없이 새로움을 추구하는 모험가형 혁신리더. 조환익 한국전력공사 대표이사 사장에 딱 들어맞는 말이다.

조환익 사장의 혁신리더 성향은 거쳐온 이력에서 잘 드러난다. 정치학을 전공한 뒤 다시 경영을 배운 것처럼, 행정고시로 관에 발을 들인 뒤에 산업이라는 큰 틀은 벗어나지 않으며 그 안에서 끊임없이 새로운 조직을 맡아 이끌어 왔다.

산업자원부(현 산업통상자원부)와 수출보험공사, 코트라를 거치며 쌓아온 경험과 노하우, 내공이 에너지 컨트롤타워인 한전에 이르러 빛을 발하기 시작한 것도 그동안 다양한 조직운영 경력에 기인한 바 크다.

 

한전 사장으로 부임한 것은 지난 2012년 이명박정부 막바지였다. 때문에 임기가 길어야 ‘6개월짜리’라는 이야기가 나돌았다. 여기에 전기요금 인상과 부채 감축 등 해결해야 할 경영 혁신과제도 만만치 않았다.

하지만 조 사장은 그동안 산업행정 전문가로서 쌓아온 자신의 다양한 조직운영 노하우를 유감없이 발휘하기 시작했다. 취임 1년 만인 2013년에 당기순이익 2500억원을 올려 지난 5년 동안 이어져오던 적자를 흑자로 돌려놓는데 성공했다. 지난해에는 당기순이익 규모를  1조 399억원으로 4배나 더 늘렸다.

고질적인 부채도 대폭 줄였다. 지난해 당초 감축 목표 2조 7000억원보다 2배 가량 많은 5조 1000억원이나 감축했다. 물론 지난해 경제 분야 최대 이슈 중 하나였던 서울 삼성동 한전부지를 매각한 효과도 있었다.

조환익 사장은 부지 매각으로 10조 5500억원을 한전에 안겨줬다. 이는 감정가 3조 3000억원의 3배, 지난해 말 공시지가 1조 4837억원 기준으로 무려 7배 높은 가격이었다.

부지매각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둠에 따라 조 사장의 입지는 더욱 탄탄해졌다. 일각에서는 ‘운’이라는 표현을 쓰지만 ‘운’도 실력이라는 말처럼 그가 수장으로서 이룬 업적임을 부정할 순 없다.

‘생각을 모아 이익을 더 한다’는 ‘집사광익(集思廣益)’을 화두로 내건 조환익 사장이 2년 연속 한전의 흑자를 이끈 것이다.

이 같은 성과에는 다양한 경영 노하우와 함께 그의 모험가적인 혁신리더십을 빼놓을 수 없다. 지난해 밀양 송전탑 사태 때는 31차례나 직접 현장을 방문해 주민 의견을 수렴하기도 했다. 직원과 이메일 소통은 잘 알려져 있는데, 전라남도 나주로 본사를 옮길 때도 직접 이메일로 동요하는 직원들을 다독여 원활한 이전을 이끌었다.

조환익 사장은 연초에 2015년 경영 화두로 ‘일신월이(日新月異, 매일 새롭게 하다)’을 내걸었다. 적자에 시달리던 한전을 흑자로 바꿔놓고 1조원 순수익을 달성하는 성과를 거뒀지만 아직 만족하지 않고 혁신에 매진하겠다는 각오를 내비친 것이다.

올해 임기 3년차에 들어선 조 사장은 2년을 이어온 흑자 기조를 유지하며 한전의 질적인 변화를 추구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우선 흑자 경영에서 한전은 지난 11일 연결재무제표 기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2조 239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2.5% 증가했다고 공시했다. 매출도 2.4% 증가한 15조 1239억원, 당기순이익은 117.9% 증가한 1조 2231억원으로 집계됐다.

한전의 변화에도 발 벗고 나서고 있다. 조 사장은 대통령 중남미순방 직후인 지난달 27일(현지시간) 곧바로 요르단 암만으로 향했다. 세계 최대 디젤발전소로 기네스북에 등재된 한전의 암만아시아 발전소 준공식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조 사장은 국내 전기요금에 의존하던 회사에서 뉴욕증시에 상장된 회사로 성장한 한전이 지속 성장하려면 ‘에너지 협력벨트’라는 신사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현재 북미 캐나다와 스마트그리드 협력을 시작으로 멕시코에도 발전소를 준공했다. 이번에 대통령과 방문한 중남미 사업이 현실화되면 아프리카 발전소 재생사업, 중동의 요르단과 두바이(스마트시티사업), 인도, 동남아로 이어지는 켑코 벨트가 완성된다. 북미와 중남미를 거쳐 아프리카와 중동을 돌아 다시 아시아로 이어지는 에너지벨트가 한전을 중심으로 구축되는 것이다.

한전의 또다른 새 먹거리로 추진 중인 사업은 ‘빛가람 에너지밸리’사업이다. 이를 통해 에너지저장장치(ESS), 전기차 충전 인프라, 마이크로그리드 등을 중심으로 신성장동력을 창출하고 고용 효과를 일궈내는데 내부 역량을 쏟고 있다.

모험가에 안주는 없다. 늘 새로운 것을 탐구하고 얻어낸다. 모험가형 혁신리더인 조환익 사장이 성장동력으로 추진 중인 세계 에너지벨트와 에너지밸리 조성 사업은 한전의 새로운 도전이자 희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