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코노믹리뷰 DB]

중소기업중앙회 김기문 회장이 제23대 회장으로 첫 취임하던 2007년에는 다음해에 닥칠 금융 위기를 예견이라도 하듯 중소기업들이 힘들었다. 실제로 금융 위기가 발생하면서 중소기업의 목소리가 줄어들게 됐다. 하지만 대기업의 납품단가 문제와 업종 침해 문제, 기술 탈취 문제를 이슈화시키고 유통산업발전법과 대·중소기업상생협력촉진법을 개정하는데 힘을 보탬으로써 소상공인의 숙원을 해결했다.

그는 협동조합의 공공시장 참여를 확대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 무엇보다 2009년 중소기업인 송년회에 이명박 대통령을 참석토록 요구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김기문 회장이 대통령의 참석을 요청했을 때 이를 받아들이면서 성사되는 게 일반적인 절차”라고 설명했다. 이때부터 정책의 무게중심이 대기업에서 중소기업으로 전환됐다.

제24대 회장으로 연임된 그는 신임 회장 취임사에서 “지난 4년은 중소기업을 둘러싼 경제 상황이 만만치 않았다”며 “임직원의 노력 덕분에 큰 허물없이 임기를 마친 것 같다”고 회고했다.

오는 2015년까지 중소기업중앙회를 이끌 김기문 회장이 지난 7일 첫 출근해서 중앙회 업무를 챙겼다. 김 회장은 제23대에 이어 제24대 중앙회 회장으로 연임됐다. 연임을 축하해서인지 중앙회는 분위기 쇄신에 들어갔다.

중앙회는 지난 2일부터 내부 인테리어 교체작업을 시작했다. 사무집기를 새 것으로 바꿨고 예전에 부서 간 막혀 있던 칸막이를 뻥 뚫어 한 눈에 서로를 볼 수 있도록 했다. 지난 2007년 취임한 김기문 중앙회 회장이 연임에 성공하면서 소통을 강화하기 위한 분위기라는 얘기도 나온다.

지난 4년간의 성과를 바탕으로 앞으로 4년간 김 회장이 처리해야 할 업무가 산적해 있다. 지난 9일 중앙회가 1대주주로 참여한 중소기업 전용 TV홈쇼핑 컨소시엄 ‘쇼핑원’이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채널사업자로 선정됐다. 김 회장이 지난 임기 때 추진했던 TV홈쇼핑 사업을 이번 임기 때 어느 정도 성공시킬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성공 여부에 따라 중소기업 제품의 판로가 확대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번 임기 중에 김 회장은 과거 단체수의계약제도를 보완한 2억 원 이하의 ‘소기업·소상공인제품 수의계약제도’를 추진하겠다고 공약했다. 2007년에 폐지됐던 수의계약제도를 일부 보완해서 추진하겠다는 복안이다.

중소기업전용 산업단지 조성에도 박차를 가해야 한다. 중앙회는 이미 지난 2010년 1월 파주시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2013년 완공을 목표로 파주시 적성면에 중소기업산업단지를 조성 중이다. 더욱이 ‘가업 승계 상속세 감면제도’를 지속적으로 추진키로 했다. 중소기업 가업 승계 이후 7년간 고용 100%를 유지하면 상속세 100%를 면제하는 독일식 가업 승계 상속세 감면제도를 도입하겠다는 내용이다.

이와 함께 중소기업에서 일정기간을 근무하면 대학학위 취득을 인정하고 학위 취득 후 다시 일정기간 근무하면 ‘기술 마이스터’ 자격을 부여하는 한국형 ‘기술 마이스터 제도’를 도입할 계획이다. 김 회장은 “기술 마이스터 제도는 오래 전부터 독일에서 시행하고 있다”며 “중소기업 기술 개발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는 제도”라고 설명했다.

김경원 기자 kwkim@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