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대표이사 사장에서 대표이사 부회장이 된 최성원 광동제약 대표는 고(故) 최수부 회장의 아들로 고객들에게 고마운 ‘가치(價値)’의 리더다.

지난 2013년 창업주의 갑작스런 별세로 뒤를 이은 후 시장의 우려와는 달리 매출과 영업이익, 주식가치 등 모든 부분에서 높은 성장세를 이끌어 오고  있기 때문이다.

매출은 2013년 4684억원에서 2014년 5223억원으로, 영업이익도 2013년 444억원에서 2014년 505억원으로 성장시켰다. 주식 역시 2013년 당시 주당 약 7000원에서 현재 약 1만 7000원으로 올랐다.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20년 넘게 경영수업을 받은 최성원 부회장은 단독 경영 이후 해마다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 중이다.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는 올해 매출목표를 5840억원으로 제시했다. 최 부회장은 이날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 광동제약은 ‘2020 트리플 원(2020 Triple 1)’ 비전 달성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왔다”며 이같이 밝혔다.

좋은 재료만을 엄선해 만든다는 최씨 고집이 담긴 ‘우황청심환’으로 유명한 광동제약을 소비자에게는 착한 제품으로, 주주들에게는 착한 가치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성장시키고 있는 것이다.

최성원 부회장은 지난해 광동제약 자사주 50만주 매입, 2020년 매출 1조 달성 계획을 발표했다. 당시 투자자들은 최 부회장의 첫 경영 행보에 합격점을 줬다.

광동제약 주가는 그가 키를 잡은 뒤 지난해 2월까지 7% 가량 뛰었다. 2013년 11월 6600원대까지 떨어졌던 주가가 8100원대로 오르며 52주 신고가 행진을 이어간바 있다.

광동제약은 우황청심원과 경옥고, 쌍화탕 등 한방 의약품을 기반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비타500’, ‘옥수수수염차’ 등 음료 출시 이후 매출의 다변화를 이뤘다.

2001년 ‘마시는 비타민C’라는 콘셉트로 출시한 ‘비타500’은 지금까지 장수 히트제품 목록에 이름을 올리고 있으며 2012년부터 유통 및 판매 중인 ‘삼다수’는 연 1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려주며 안정적인 실적 성장에 기여하고 있다.

기존 주력상품은 유지하며 사업 다각화를 통해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사업 방향은 인사에서도 드러난다. 선친의 별세 후 인사에서 기존 인물들을 그대로 수용하며 자신이 그들 사이에 녹아들어 갔다.

제품처럼 인사에서도 ‘온고지신(溫故知新)’을 지향하는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과거이자 역사인 창업자 선친을 잊지 않는 가운데 미래를 지향하는 것이다.

최 부회장은 공격적인 경영을 통해 영업 실적을 끌어올리며 고객들에게 ‘가치’를 선물한다.

지난 2월 최성원 부회장은 소모성자재구매대행(MRO) 업체인 코리아이플랫폼 지분 56%를 407억원에 인수했다. 코리아이플랫폼은 지분 52.2%를 가진 코오롱글로벌이 최대주주였다. 2000년 설립됐으며 2013년 매출 5076억원을 기록한 기업 간(B2B) 전자상거래 업체다.

앞서 2012년 제주삼다수의 5년 유통권을 확보하는 등 의약품 분야가 아닌 영역에서 공격적인 행보를 보여온 광동이 본격적인 영역 확장에 나선 것이다.

당시 광동제약 관계자는 “안정적인 성장이 가능한 MRO 업체 인수를 통해 사업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유통사업을 기반으로 내부 역량 및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 부회장은 차세대 ERP 시스템을 구축해 업무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과감한 연구개발과 시설투자, MRO 전문업체인 코리아이플랫폼 인수 등을 통해 국내 10대 제약사를 넘어설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했다.

식품에 쏠린 사업구조를 재편하기 위해 B2B시장 진출이라는 승부수를 띄운 것이다.

코리아이플랫폼은 개별 재무제표 기준으로 총 자산규모가 1400억원, 자기자본은 404억원 정도다. 코리아이플랫폼의 중국 현지법인(연태청정상무유한공사, 소주가륭애매낙상무유한공사)과 광동제약의 중국법인(연변광동제약유한공사)간의 시너지효과도 기대된다.

코리아이플랫폼은 중국에서 구매대행을 통해 2012년 268억원, 2013년 379억원의 매출을 거두며 가파르게 성장 중이다. 광동제약 현지법인도 2013년 66억 5000만원에서 지난해 71억 3000만원으로 매출이 증가하며 자리잡아가고 있다.

오는 2020년까지 기업가치 1조원, 매출액 1조원, 영업이익률 10%의 휴먼 헬스케어 브랜드기업이 되겠다고 선포한 최성원 부회장의 비전은 광동제약의 혁신만이 아닌 제약업계, 더 나아가 한국경제의 혁신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