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광역시 지역 중소 건설사로 출발한 호반건설이 26년만에 대형건설사를 위협하는 호남의 맹주로 성장했다. 매년 1000억원대의 매출을 증가시켜 2013년에는 1조1935억원까지 매출 신장을 기록했고 사내 유보금마저 1조원에 달한다. 지난해엔 시공능력평가 15위, 주택공급 실적은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무서운 기세로 수직성장하는 호반건설의 강력 파워는 창업주 김상열 회장의 뛰어난 경영혁신 전략과 선구안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전남 보성 출신으로 고등학교를 6년만에 졸업할 정도로 가난했던 김 회장은 조선대 건축공학과를 졸업하고 중소건설사에 몸담았다가 직접 회사를 차렸다. 사업 초기에는 운이 좋았다. 광주 변두리에 선보인 ‘호반맨션아파트’는 완공 당시 시내에 있던 학교들이 때마침 이곳으로 이전하면서 대박을 쳤다.

이어 김 회장은 외환위기(IMF) 때 위기를 기회로 삼아 헐값에 나온 부동산 등을 대거 사들여 외연을 확대해나갔고, 10년 전 아파트 브랜드 ‘호반베르디움’을 출범해 전국구 건설사로 자리매김하는 데 성공했다.

호반건설의 사업이 이처럼 승승장구할 수 있었던 기본에는 ‘분양률 90% 룰’ 경영 원칙이 한몫했다. 이미 분양한 단지 누적 분양률이 90%를 넘지 않으면 아예 신규 분양을 하지 않는다는 원칙으로, 실제로 호반건설은 2010년 이후 4년간 누적 분양률이 90% 아래로 떨어지지 않을 정도로 미분양 물량이 적었다.

또한 김상열 회장은 ‘안정성’을 경영의 최우선 가치로 두고 현금 유동성 확보에 최선을 다했다. 1990년대 후반 금융위기 당시 광주지역의 내로라하는 건설사가 대거 부도나는 현장을 보고 충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는 회사 설립 이래 단 한 장의 어음도 사용하지 않고 공사비를 100% 현금 결제해온 호반만의 독특한 결제문화로 이어졌다. 2010년 71.8%였던 호반건설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16.0%로 낮아져 호반의 막강한 자본력의 밑거름 역할을 했다.

김 회장은 건설 부문에서는 아파트로 한 우물만 팠지만 여타 부문에서는 골프장, 방송 분야로 사업 영역을 넓혔다. 2001년 경기도 여주 스카이밸리CC를 시작으로 2010년 미국 하와이 와이켈레CC 등 골프장사업에도 힘써왔다. 2011년에는 광주·전남지역 민영방송인 광주방송(KBC)을 인수했다. 이어 지난해 이랜드그룹이 사들인 경기 포천의 레저 리조트 베어스타운을, 올해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지주사 격인 금호산업을 인수하려는 의욕을 과시했다.

특히 최근 22대 광주상공회의소 회장으로 선출된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김 회장은 “금호산업 인수전에서 발을 빼지 않고 끝까지 종주할 것”이라고 피력, 주택건설 사업의 성공을 바탕으로 인수합병(M&A)를 통한 사업 다각화에 대한 쉼 없는 열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 회장은 ‘기업의 이윤을 사회에 환원한다’는 경영 원칙을 내세우고 사회공헌활동도 주력해 오고 있다. 특히 김 회장은 올해 베트남 정부에서 베트남 교민들의 편의를 돕는 명예총영사로 임명돼 베트남 교민들의 편의 증진은 물론 베트남과 한국의 경제, 문화, 과학 교류 등과 관련된 다양한 협력 사업에 힘을 보탤 전망이다. 이밖에 국내 최대 규모의 장학재단 중 하나인 호반장학재단을 통해 지난 16년간 6200여명에게 약 100억여원의 장학금을 지원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