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의 시대다. 사용자의 나라별, 연령별로 용도별로 우후죽순 생겨난 SNS는 그 종류도 다양하다. 그 가운데 과학자들을 위한 SNS도 있다. 전 세계 연구자들이 논문을 공유하고 질문을 묻고 답할 수도 있고 함께 일할 동료를 찾는 곳, 바로 리서치게이트(ResearchGate)다.

2008년 바이러스 학자인 동시에 컴퓨터 과학자인 이자드 매디쉬(Ijad Madisch) 박사는 두 명의 친구와 함께 이 서비스를 개발했다. <뉴욕타임스>는 초기의 리서치게이트는 거의 특징이 없는 사이트에 불과했지만 과학자들이 직접 참여해 많은 정보를 공유하면서 풍성해졌다고 분석했고 <타임>은 그를 '넥스트 제너레이션 리더'로 꼽았다. 2009년에 2만5000명에 불과했던 사용자들은 2011년엔 100만명이 넘었고 현재는 600만명이 넘었다. 2014년 기준 직원 수도 120명에 달한다.

‘2015년 <이코노믹리뷰> 선정 글로벌 혁신리더’에 선정된 이자드 매디쉬 박사와 단독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과학자를 위한 SNS라는 아이디어는 어디서 얻었는가?

연구를 하면서 다른 나라에 있는 연구자와 함께 합동 연구를 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데 불만을 갖게 됐다. 연구자로 있을 당시 미국 보스턴에서 두 명의 동료와 리서치게이트를 설립했고 이후 독일 베를린으로 옮겨왔다. 리서치게이트를 통해서 과학자들은 연구 결과를 공유하고 연구 과정에서 어려웠던 일들도 이야기한다. 서로의 연구가 발전하기 위해 중요한 일이지만 전통적으로는 불가능했던 일이었다. 리서치게이트는 씨딩랩(Seeding Labs)과 파트너 관계를 맺고 미국에는 넘치는 실험실 장비들을 제3세계 국가들에 보내주는 일도 하고 있다.

박사의 이야기를 들려 달라.

어려서부터 내 꿈은 과학자였다. 도서관에서 하룻밤을 잔 날이 있었는데 다른 친구들은 모두 동화책을 꺼내보는데 나는 바이러스와 에이즈에 대한 책을 골랐다. 그것이 계기가 돼 바이러스학자로 노벨상을 타겠다고 결심했다. 하노버대학과 하버드대학에서 의학을 전공했고 컴퓨터 공학을 부전공해 의사가 됐다.

리서치게이트가 다른 SNS와 다른 강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리서치게이트는 전문가들의 네트워크다. 과학자들만 쓸 수 있기 때문에 연구실이나 기업 연구기관 등의 이메일 주소가 있거나 실제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지를 증명해야만 가입이 가능하다. 반면에 연구자들이 공유하고자 하는 정보들은 대중에 공개된다.

실제로 과학자들은 리서치게이트를 어떻게 활용하고 있나?

과학자들은 자신의 프로필에 현재 진행하는 연구, 미가공 데이터, 증명되지 않는 실험 결과 등을 올려 공개한다. Q&A 코너에서는 서로 질문과 답변을 하고 전 세계 곳곳에 있는 각자 다른 영역의 연구자들이 합심해서 솔루션을 찾아준다. 가끔 합동 프로젝트에 뜻을 모으기도 한다.

한번은 멕시코에서 온 연구자 한 명과 미국의 연구자가 Q&A 코너를 통해 교류하고 세금과 국가 투자가 멕시코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함께 연구한 일도 있었다. 또 콜로라도 주립 대학의 물리학자가 수년간 풀지 못한 응용수학과 관련된 질문을 하자 한 나노기술 학자가 그 문제를 풀도록 도와준 일도 있었다.

리서치게이트를 시작으로 과학자들이 학술정보를 개방하는 ‘오픈 사이언스’가 트렌드인데 그 전망은?

다른 업체는 내가 말할 수 없지만 우리의 경우는 많은 잠재력이 있다고 본다. 나는 돈을 벌기에 앞서 과학을 더 나은 것으로 바꾸고 싶다. 수익은 먼저 시스템을 바꾸고 진정성 있는 것을 내놓은 다음 일이다. 우리는 벌써 연구기관이나 기업들이 필요한 인재들을 찾는 일을 돕고 있고 더 많은 방법으로 과학계를 도울 수 있으며 앞으로도 우리가 이를 위한 독립적인 네트워크로서 기능할 수 있다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