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켈틱 호랑이' 아일랜드도 금융위기를 피할 수 없었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은 아일랜드가 결국 국제통화기금(IMF)에 경제 주권을 넘기는 처지가 된 지 3년 만인 2013년, 나라는 자력으로 구제금융을 벗어났지만 당시 경제적으로 추락한 많은 사람들은 여전히 끼니를 걱정하고 있었다.

푸드크라우드(Foodcloud)는 아일랜드의 비영리 음식 공유 서비스 애플리케이션이다. 푸드크라우드의 공동창업자 이졸데 워드(Iseult Ward)는 ‘넘치는 음식을 배고픈 이들에게 나눠줄 수 없을까’를 고민하다 남는 음식을 기부하고 싶어 하는 업체들과 자선단체를 연결해주는 일을 시작했다.

 

워드는 2013년 10월 이 서비스를 론칭했다. 서비스는 간단한 과정을 통하도록 했다. 종종 남는 음식으로 골치를 앓는 슈퍼마켓이나 빵집 등의 업체들이 푸드클라우드의 회원으로 등록을 하고 매일 영업이 끝난 후 기부하고 싶은 남은 음식의 세부적인 정보를 앱을 통해 알린다. 그 정보가 문자 메시지로 자선기관에 통보되면 그들이 음식을 모아간다.

처음 푸드크라우드에 대한 아이디어를 생각했을 때 워드는 금융권 취업을 꿈꾸며 더블린 트리니티대학에서 경영학을 공부하는 학생이었다. 그는 2012년 우연히 음식물 낭비에 대한 학교 행사에서 에비안 오브라이언(Aoibheann O’Brien)을 만났다.

그들은 국민의 10분의 1이 굶주림을 겪는 아일랜드에서 매해 수백만 톤의 음식물이 낭비된다는 사실에 경악했다. 워드는 <타임> 인터뷰에서 “나라의 한편에서는 음식물이 쌓여 쓰레기가 되고 한편에서는 음식을 얻지 못한 사람이 배고픔으로 고통 받는다는 걸 듣고는 이 둘을 묶어줘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워드와 오브라이언은 지역 농산물 시장과 자선단체를 성공적으로 연결해낸다. 하지만 이들을 연결하는 것은 품이 꽤나 드는 일이었고 학생이었던 둘만의 힘으로는 벅차다고 느꼈다.

마침 그때 워드가 대학을 졸업하고 창업 지원프로그램인 ‘런치박스(LaunchBox)’에 지원했다. 그렇게 모든 것이 달라졌다. 런치박스는 사무 공간을 지원하고 창업 관련 상담과 급여까지 지원했다. 워드는 아일랜드 내 자선 단체들에 대해 면밀히 조사했고 작은 외부 업체를 통해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해 기부의 과정을 간소화했다.

자선 분야의 베테랑인 브렌든 도울링은 자선에 기술을 도입한 워드 대표에게서 ‘진정성’을 봤다고 했다. 그는 워드가 어려워했던 대관 업무나 네트워크 구축에 대해 조언했다.

워드와 오브라이언 대표는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혁신적인 방안을 마련했다면서 아일랜드 임팩트 어워드 사회적 창업가상(Social Entrepreneurs Ireland’s Impact Award)을 수여하기도 했다. 이들은 상금 12만5000달러와 2년간의 지원도 받게 됐다.

지난 7월 푸드크라우드는 아일랜드 최대 수퍼마켓 체인인 테스코와 파트너십을 맺었다. 말 그대로 맨땅에 헤딩하듯 테스코에 전화해 앱에 가입해 달라고 요청했다. 테스코는 곧 미팅하자고 답해 왔다. 이제 테스코의 146개 상점의 잉여 음식들은 푸드크라우드를 통해 기부된다. 테스코가 지불하는 연간 계약금은 31만2000달러 규모다.

푸드크라우드를 통해 매주 약 8.5톤의 음식이 배고픈 사람에게 돌아간다. 워드는 아일랜드에서 기아를 근절하기 위해 더 연구할 참이다. 경영학을 전공한 그녀는 지금 비영리단체인 푸드크라우드가 지속 가능한 수익모델이 되기를 바란다. 그래서 잉여 음식물 기부 업체들이 음식물 처리 비용을 줄이는 것을 돕는 대신 일정 금액을 부과하고 있다. 다른 스타트업과는 달리 시간만 소모되는 투자 조성은 피하고 더 나은 서비스로 승부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