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장.

모 대학에서 특강 요청을 받았다. 학생들이 프랜차이즈 기업 현장직으로 취업할 기회가 많은데도 사무직만 원하는 바람에 학교 특강을 요청하게 되었다고 한다. 학교 측은 2~3년제 대학이라 사무직 기회가 적을 뿐더러 어렵게 취업한다 해도 전문성이 떨어져서 발전 가능성이 없기 때문에 차라리 현재 활발하게 해외로 진출하는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성장 기회를 얻었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실제로 우리나라 프랜차이즈 기업의 해외 진출은 10년 전과 비교하면 가히 괄목할 수준이다.

한류 붐을 타고 최근 3년간 해외 진출한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수는 지난 십여년간 진출한 브랜드 수를 모두 합한 것보다 더 많다.

길거리 액세서리 가게로 시작해서 400억원대의 알찬 중소기업을 일군 ‘못된고양이’의 경우 국내 주요 도시의 핵심 요지에 100개가 넘는 점포망을 확보하고 있을 뿐 아니라 하와이, 필리핀, 캄보디아, 대만에도 진출했다.

피부 알레르기 때문에 귀걸이 착용을 거의 할 수 없는 필자는 못된고양이의 귀걸이는 몇천 원 정도일지라도 니켈이나 크롬을 사용하지 않아 알레르기가 생기지 않는다는 걸 알고는 못된고양이의 단골이 됐다.

‘싸지만 싼 제품을 팔지 않는다’는 못된고양이의 제품 철학은 소리 소문 없이 알려져 저가를 선호하는 청소년은 물론 실속파 30~40대 주부 단골이 많다고 한다.

특히 못된고양이는 저가 제품 전문 액세서리 가게지만 100% 투명한 세무신고를 통해 국가경제에 기여하는 바도 크다.

▲ 못된고양이 매장 모습. 사진=한국창업전략연구소

일도씨패밀리는 닭갈비 전문점을 직영점으로만 운영하는 회사다. 30대 초반의 김일도 사장은 아주 어릴 때부터 음식점 사업에 꿈을 가졌던 청년이다. 하지만 첫 매장의 반응은 신통치 않았다. 그래서 노느니 장독 깬다고 고객들과 함께 놀기 시작했는데, 그게 단골을 만들면서 일도씨를 찾는 고객이 늘기 시작했다. 손님들이 일도 씨, 일도 씨 하고 부르는 바람에 매장 상호도 아예 ‘일도씨 닭갈비’로 바꿔버렸을 정도다. 그 사업이 승승장구해 현재는 직원 60여명에 9개의 매장을 거느린 알짜 외식기업으로 성장했다.

김일도 사장은 자신의 성공 비결에 대해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고 그걸 고객에게 줬더니 성공했다’고 말한다. 즉 음식점 같은 닭갈비집이 싫어서 카페처럼 꾸미고, 술 마시는 음식점이 싫어서 닭갈비에 음료를 결합했고, 김치 대신 피클이 먹고 싶어 피클을 제공했더니 젊은 고객들 반응이 폭발적이더라는 것이다.

두 사례를 통해 청년들이 왜 프랜차이즈에 관심을 가져볼 만한지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

프랜차이즈 업계는 학력도, 배경도, 자금도 성공의 필수요건이 아니다.

오로지 창의적인 기획력과 열정, 성실함, 꾸준한 인내만이 성공을 담보하는 요소다.

특히 못된고양이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길거리 노점상도 글로벌 브랜드로 탄생할 수 있는 획기적인 성장 시스템이 바로 프랜차이즈 사업이다.

김일도 사장의 성공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거의 모든 프랜차이즈 사업체가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고, 따라서 창업자가 젊을수록 소비자들의 마음을 더 잘 알 수 있어 성공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실제로 ‘설빙’이나 ‘밥버거’ 등은 대부분 젊은 사장들이 동시대의 젊은 감각을 함께 공유하면서 브랜드 개발에 성공한 케이스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한식 브랜드 ‘이바돔’의 김현호 대표는 최근 젊은 CEO 육성 프로젝트를 선언했다. 평소 유능한 CEO 100명 육성이 목표라고 말해온 김 대표는 유능한 청년 5명을 발굴해 국내 연수는 물론 해외 연수를 통해 한국 외식산업을 이끌 인재를 육성하겠다고 선언하고 후보자를 찾고 있다. 이 프로젝트에 선정된 젊은이는 이바돔이 수십 년간 쌓아온 외식 노하우를 전수받고 젊은 CEO로 클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그런데 이 모든 프랜차이즈 사업 성공에 필수 조건이 있다. 바로 현장 감각이다.

프랜차이즈 사업은 점포 하나를 성공시키고 그 노하우를 확대 재생산하는 것이므로 현장을 제대로 장악하지 않고는 큰 기업으로 성공시키기는 어렵다.

그러니 창업이나 미래의 성장에 관심 있는 젊은이라면 너무 사무직만 찾지 말고 프랜차이즈 현장직으로 출발해 해외 글로벌 브랜드로 뻗어나가는 한국 프랜차이즈라는 함선의 유능한 선장이 되는 꿈을 키워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