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이란 기업이 자본시장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기 위해 일반투자자와 자본,주식 투자자에게 행하는 기업홍보활동이다.

IR을 통해 그 기업에 투자하는 투자자들이 많을수록 기업의 자본조달비용은 절약되게 되고 기업의 인지도는 올라가며 기업의 사회적 가치는 커진다.

기업이 자본시장에서 제대로 평가받으려면 IR업무를 잘 이해해야 한다. 그리고 IR을 능동적으로 잘 활용해야 기대했던 결과가 나온다.

91년 메리츠화재보험(옛 동양화재)에 입사한 필자는 2000년 5월 과장시절부터 IR에 몸 담았다. 그후로 14년간 IRO(기업설명활동 책임자)로 활동하면서 힘들거나 지겹다고 생각한 적 없다. 항상 회사와 시장에는 새로운 움직임이 있었고 이를 경험하는 것이 큰 즐거움이었다.

IR전담팀을 처음 꾸릴 때만 해도 실수가 많았고, 황당한 일을 겪기도 했다. 한편으로는 성과를 인정받으며 보람을 느끼는 날도 많았다. 지나고 나니, 그 실수와 황당한 일도 모든 게 IR을 통해 얻은 자산이 됐다.

IR에 있어 정확한 FM은 없다. 필자로 인해 IRO들이 모르는 걸 새롭게 알게 된다면 기쁜 일이고, 혹시 잘 알고 있는 부문을 얘기할 때면 재확인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긍정적인 경험담을 소개할 때는 되도록 실명을 거론할 생각이다.

IR은 사람을 상대하는 직업이다. 때로 회사 주식을 판매하는 영업 직원의 역할도, 회사의 좋은 사업내용을 알리는 홍보팀도, 회사의 재무상태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회계 파트의 역할을 총체적으로 담당해야 한다.

큰 틀에서 우리 회사를 알리는 역할이다 보니 IRO는 회사의 모든 것을 알아야 한다. 시시콜콜한 것까지 알면 매우 좋다. 모든 것을 알고 얘기 안하는 것과, 모르면서 말하지 안하는 것은 천양지차다.

IRO는 본사 전부서와 소통해야 하고, 본사 전부서에 자료를 요구할 줄 알아야 한다. 그래서 IR전담팀이 없는 회사는 대부분 기획 혹은 경영관리부서에서 IR업무를 하고 있다. 회사 전체 부서와 소통하기가 쉽기 때문이다. 물론 자금부서나 재경부서에서 하는 경우도 많다. 회사의 BSPL(대차대조표와 손익계산서: Balance Sheet Profit and Loss)을 볼 줄 알아서다.

다시 말해 IR 종사자는 회사의 매출과 이익이 관련된 경영 현황뿐만 아니라 인사, 개별업무, 개인정보보호를 비롯한 준법감시, 고객서비스부문, IT부문 등 전 분야에 대해 정통해야 한다. 기업경영처럼 IR도 단거리 승부가 아닌, 장거리 마라톤 승부다.

IR을 잘하는 기업의 경우 대체적으로 오랫동안 IR업무를 한 대표주자가 있는 편이다. 따라서 회사의 IR을 대표하는 직원을 신중하게 선정해 장기적인 안목으로 육성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주식관계자(애널리스트, 펀드매니저, 국내외 투자자)와 회사현황에 대해서 물어보는 IR미팅 때 자신 없는 말이나 정확하지 않는 답변을 하는 경우는 매우 좋지 않다. 회사 현황이나 향후 경영계획을 정확히 모르기 때문에 나오는 결과다. 우리 회사에 정통한 IR이라면 이런 상황이 절대 나오지 않는다.

기업의 주식 관계자는 그냥 넘어가는 법이 없다. 그는 고민할 것이다. ‘A회사는 믿을 수 있는 기업인가?’ '보유하고 있는 A회사 주식을 팔아야 할까?'라고.

제대로 일하고 있는 IR종사자라면 자신이 몸담은 회사에 대해 간결하면서도 명확한 답변을 한다.

손해보험사였던 메리츠화재에서 일한 필자는 손해보험과 생명보험산업, 금융당국인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의 사정을 파악했다. 보험업법 개정 상황과 주된 논의의 진행사항도 인지해야 했다. 유관기관인 보험협회와 보험개발원, 보험연구원은 당연히 꿰뚫고 있었다.

건설회사의 IRO는 건설업계를, 제과회사의 IRO는 제과업계를, 정유회사의 IRO는 정유업계 뿐만 아니라, 세계 석유시장을 훤히 들여다 볼 수 있어야 한다.

마케팅업무를 10년을 하고, 과장으로 기획관리실에 발령받아 경영관리와 IR업무를 처음 맡았을 때가 생각난다. IR에 갓 몸담은 나는 그야말로 '좌충우돌' 식으로 일을 배워가고 있었다. 후배였던 신모 대리가 몇 번을 알려줘도 모른다고 핀잔을 줬다.

결국 필자는 '과외'를 받아야 했다. 자금부의 기호준 파트장으로부터 당시 3개월간 아침저녁 1시간씩 업무 외 시간 고강도 강의를 받고 나니 자신감이 생기면서 일에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두 사람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다시 말하자면, IR팀이 자기 회사에 정통할 때 그때부터가 진정한 IR이 시작된다. 회사에 대한 정보가 미비할 때, 시장의 주식관계자는 우리 회사를 외면할 것이며, 투자자들은 점점 멀어져 갈 것이다.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IR활동은 결국 회사의 미래와 운명까지도 바꿀 수 있음을 기억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