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초 2121.06까지 상승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던 코스피지수는 리비아사태와 고유가, 인플레이션 우려로 인해 1900 초반까지 밀리며 조정을 겪었다. 현시점에서도 증시를 위협하는 악재들이 모두 해소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당분간은 단기 급등에 따른 주가 조정과 해외 돌발 변수에 주목해야 하는 상황이다.

반면 주식 투자 시기를 노리고 있다면 현 시점을 기회로 받아들일 수 있다. 3년 전과 같은 글로벌 금융 위기로 주가 패닉 상태가 재발하지 않는다면 낙폭 과대 업종과 유망 종목을 선별해 투자할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리먼 사태 이후 최악의 리스크와 올해 예상되는 금리 최고치, 기업이익 5% 이상 감소를 고려하더라도 코스피는 1900 초반에서 지지될 것”이라며 “금융 위기 이후 10%대의 조정은 좋은 매수 기회”라고 판단했다.

금융 위기 시절과 같은 패닉 장세가 다시 나타나기는 확률상 어렵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 투자 비중을 늘리는 것이 현명하다는 설명이다.


中 내수 이슈 CJ오쇼핑·락앤락 유망

대세 상승장이 아니라면 정석대로 선별된 업종에 따라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증권사들은 우선 이번 달 진행되는 양회(兩會)에 따라 중국 수혜주에 관심을 가질 것을 제안했다.

양회는 중국의 주요 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최대 정치 행사로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와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를 일컫는다. 각각 지난 3일과 5일 개막했으며 10일간 진행될 예정이다.

김양재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양회에서는 제 12차 5개년 개발계획을 중심으로 포용적인 경제 성장, 물가 안정, 균형적인 소득 분배 등이 논의되고 있다”며 “특히 최근 중동의 재스민 혁명이 중국으로 전이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는 정부가 내수 부양, 사회 안정 등을 위해 보다 적극적인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내수 확장 정책에 따른 수혜주로 CJ오쇼핑과 락앤락을 추천했다. 중국 내수 소비 시장 확대를 위해 임금 인상과 보조금 지급 등의 정책지원을 고려할 때 소비 시장 확대에 따라 긍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신에너지, 친환경자동차, 첨단IT, 첨단장비, 신소재, 바이오, 환경 등 7대 전략산업 육성정책은 2차 전지와 태양광 등 핵심소재에서 기술력을 갖춘 LG화학, 한화케미칼, OCI에서 수혜가 나타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또한 지역 불균형 해소를 위해 중국 서부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라 두산인프라코어와 동양기전 등도 긍정적 영향을 받을 것으로 판단했다.

화학업종에 대해서는 국제 유가가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업황 또한 상승 사이클에 진입해 수급에 의한 호황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투자 방향은 상반기 순수 화학업종에서 하반기 IT경기 호전에 따라 다각화된 화학업종으로 진행할 것을 추천했다.

이희철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석유정제 마진은 대체로 유가와 연동해 동반 강세를 보인다”며 “특히 유가가 오를수록 벙커C유 마진은 더욱 악화되는 반면 등·경유의 유가 대비 스프레드는 더욱 호전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고유가 이슈-호남석화·한화케미칼

이 애널리스트는 순수화학과 정유업체 중에서 호남석유화학, SK이노베이션, 한화케미칼 등을 토픽으로 제시했다. 호남석유화학은 우수한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국내외 설비투자를 확대해 중국 1위 업체로 부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화케미칼 역시 고유가 부담에도 불구하고 중국에서 태양광, 폴리염화비닐(PVC) 등에 투자를 감행해 시장 확대에 따른 수혜를 예상했다. SK이노베이션은 상대적인 주가 상승폭이 크지 않았고 배터리 등 신규산업과 자원개발(E&P) 부문이 부각될 수 있어 수혜주로 분석했다.

지난해 말부터 급등락을 거듭하는 IT업종에 대해서는 기존 반도체, LED, LCD보다는 AMOLED, 시스템반도체 등 새로운 분야에서 투자 기회를 찾으라는 주문이 주를 이뤘다.

기존에 IT업종의 주력 제품인 반도체, LED, LCD는 업황 회복이 전망되기는 하지만 아직까지는 반등 가능성에 대해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하기 때문에 신규 투자가 활성화 되는 새로운 업종에 집중하라는 분석이다.

김동원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세계시장 점유율 1위인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의 올해 AMOLED 패널 출하량은 전년보다 106% 늘어날 8500만대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 3년간 연평균 87%의 출하량 성장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기존 4.5세대 라인 추가 증설과 5.5세대, 8세대 신규 라인 투자가 이뤄질 예정이기 때문에 관련 납품업체의 수혜를 예상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IT이슈-AMOLED·시스템반도체 강추

(사진=아시아경제 이재문 기자)

AMOLED 성장에 따라 수혜를 입을 개별 종목으로는 SMD 지분을 갖고 있는 삼성SDI와 설비투자에 따라 제일모직, 덕산하이메탈, 에스에프에이, 인지디스플레이 등을 추천했다.

제일모직은 삼성그룹의 소재 전문업체이며 덕산하이메탈은 SMD에 AMOLED 유기재료 공급점유율 1위 업체다. 또한 핵심재료인 정공주입층(HIL) 및 정공수송층(HTL)을 SMD에 독점 공급하고 있다.

에스에프에이는 AMOLED 장비 국산화의 수혜주로 거론됐다. 김 애널리스트는 “일본 캐논과 히타치가 증착장비 시장을 주도하고 있으나 에스에프에이에서 기존 글라스방식이 아닌 원판방식의 장비를 SMD와 공동 연구하고 있어 8세대 이상 대면적에서는 수주도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시스템반도체 수혜주에 집중해야 한다는 전망도 나왔다. 국내기업의 시스템반도체 세계시장 점유율은 3%에 불과하지만 스마트기기 시장 확대와 차량 전장화로 성장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추연환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정부에서 시스템반도체를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선정했고 삼성전자 역시 경쟁력 극복을 위해 투자를 크게 확대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관련업종 중에서는 후공정장비업체인 한미반도체와 고려반도체가 수혜를 입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한미반도체는 대만으로 수주 비율이 63%가량 되는데 최근 대만 업체들이 경쟁력 회복을 위해 시스템반도체 투자를 늘려 국내외 특수를 모두 누릴 수 있다고 판단했다.

천우진 아시아경제 기자 endorphin00@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