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산업 매각이 유찰됐다. 채권단은 재매각 작업을 시작하거나 또는 우선매수청구권을 가진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과의 수의계약 등의 선택지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호산업 채권금융기관 운영위원회는 지난 28일 저녁 회의를 열고 금호산업에 단독으로 응찰한 호반건설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기대보다 낮은 인수가격이 제시됐기 때문이다. 채권단은 금호산업 지분 57.48%는 현 주가로는 5000억원에 못미치지만, 금호산업이 아시아나항공의 최대주주라는 점 등을 고려해 최소 8000억∼1조원 정도를 응찰가로 생각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호반건설이 금호산업 지분 57.48%를 인수하기 위해 채권단에 제시한 금액은 6007억원이다.

위원회는 다음달 초 55곳의 채권단을 소집해 유찰을 확정지을 예정이다. 이 회의에서 채권비중 75%가 동의할 경우 금호산업 매각은 최종 유찰로 결정된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다음달 5일 이후에 채권단 전체회의를 통해 유찰이 최종 결정된다"라며 “이후 향후 구체적 일정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채권단은 자금 회수를 위해 이른 시일 내 재매각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재매각 방식으로는 우선 입찰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최소가격을 산정하는 방식이다. 지금까지 입찰에서는 최소가격이 존재하지 않았다. 즉 매도자 실사를 통해 최소가격을 산정한 후 그 가격 이상을 써내는 인수후보는 경쟁입찰로 금호산업을 인수할 수 있다.

그러나 재입찰에 나선다고 해도 호반건설이 제시한 6007억보다 높은 가격이 나올지는 미지수다. 앞선 매각이 단독 입찰로 진행된 만큼 재매각을 추진하더라도 시장 참여자들의 관심을 끌기 힘들기 때문이다.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에게 제시하는 방안도 있다. 이 경우 가격은 호반건설 제안 가격보다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박 회장은 경영권 지분(지분율 50%+1)주에 금호산업을 되살 수 있는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하고 있다.

채권단 한 관계자는 "어찌됐던 매각은 단독 입찰로 진행된 만큼, 재매각을 추진한다고 해도 금호산업에 관심 없던 시장참여자들이 높은 가격으로 참여할지는 미지수"라며 "박삼구 회장에게 유리한 상황으로 관측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