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스마트폰 시장이 시계제로 상태로 빠지고 있다.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의 여파로 보조금 상한액이 정해진 상황에서 일주일마다 변동이 생기는 기존 방식이 시장의 불확실성을 고조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26일 현재, 통신 3사는 스마트폰 보조금을 동결했다. 지난 금요일과 토요일 갤럭시S6 지원금을 대폭 올린 이후로 치열한 눈치작전을 벌이던 분위기가 일변한 셈이다.

지난 주말 통신 3사가 갤럭시S6에 대한 보조금을 상한액 근처까지 올렸지만 아직 소폭 인상의 여지가 남은 상태였으며, 요금제 별 인상의 여지는 더욱 자유로운 상태였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통신 3사는 일단 '보조금 동결'로 가닥을 잡으며 숨을 고르고 있다. 예상이 빗나간 셈이다.

▲ 출처=삼성전자

업계에서는 통신 3사의 갤럭시S6 보조금 동결에 대해 다양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 일단 '갤럭시S6 분위기가 예상보다 저조하다'는 위기의식이 팽배한 대목이다. 예약판매량이 실제 구매량으로 연결되지 않는 상태에서 무리하게 보조금을 올리지 않고 사태추이를 살피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갤럭시S6는 이견의 여지가 없는 최고의 프리미엄 스마트폰이지만 스마트폰 시장 포화 및 스펙상향 표준화가 일차적인 원인을 제공했다는 주장이 고개를 들고 있다.

파격적인 보조금 인상이 역풍에 직면한 대목도 변수다. 통신 3사의 보조금 인상 직전 갤럭시S6를 구매한 사람들은 말 그대로 약 10만원의 피해를 입은 셈이다. 이들의 분노가 '국가공인 호갱님'이라는 자조로 번지는 상황에서 통신 3사가 또 한 번 보조금 인상 카드를 빼들기에는 어려웠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게다가 SK텔레콤을 제외하고 KT와 LG유플러스는 추가적인 보조금 인상의 여지가 상대적으로 낮다.

갤럭시S6 실제구매를 유도하기 위해 전략적 포석을 쌓았다는 분석도 있다. 현재 갤럭시S6를 구매하려는 사람들은 지난 주말 파격적인 보조금 인상을 보고 '조금만 더 기다리자'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언제 보조금이 오를지 모르기 때문이다. 이에 통신 3사가 이번 주말 보조금을 동결하며 '더 이상의 파격적인 인상은 없다'는 시그널을 갤럭시S6 잠재고객에게 보내고 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실제로 SK텔레콤의 장동현 사장은 기자들과 만나 "많은 사람들이 보조금을 염두에 두고 실제적인 갤럭시S6 구매에 들어가지 않는것 같다"는 해석을 남기기도 했다.

결국 소비자의 혼란만 가중되고 있다. 지난 주말 파격적인 보조금 인상에 이어 이번 주말의 '보조금 동결'은 잠재적 고객의 실제구매를 끌어낼 수 있는 가능성이 있지만 소비자들은 선뜻 구매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구매시기를 조율하는 상황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런 상황에서 스마트폰 보조금을 포기하면 받을 수 있는 요금할인 혜택이 기존 12%에서 20%로 올라갔지만 일선 대리점에서는 이를 쉬쉬하는 분위기가 퍼지고 있다. 또 혼란이다. '갤럭시S6를 언제 구매해야 가장 효율적일까?'라는 고민만 깊어진다. 단통법의 알고리즘을 근본부터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