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소 제공: 양키캔들. 사진: 이코노믹리뷰 노연주

현대사회를 사는 우리는 수많은 스트레스에 노출돼 살아가고 있다. 직장인이라면 야근이나 과도한 업무 등 다양한 이유로 스트레스를 받는다. 사회가 고령화되면서 은퇴 이후 안정적이지 않은 생활로 고민하는 이들도 많다. 청년들은 취업의 문턱을 넘기 위해 고군분투하느라 스트레스를 받는다. 학원 스케줄이 너무 많아 스트레스라는 초등학생까지 있다. 스트레스에는 남녀노소 구분이 없어 보인다.

스트레스가 많은 현대 사회에서 사람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이를 해소하기 위해 노력한다. 특히 향기로 심신을 치유하려는 사람들의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과거 미국, 유럽 등 선진국 위주였던 ‘향기 시장’이 국내에서도 주목받기 시작했다. 방향제, 향초 등을 생활에서 쉽게 접하게 되면서 향기를 위한 소비는 더 이상 사치가 아닌 일상이 되는 추세다.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탈취·향균·방향제 등 국내 향기 제품 시장 규모는 연 2조5000억원으로 매년 10%에 가까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향료(식품 및 화장품 향료) 시장은 2019년에는 355억달러(40조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향기 제품, 이벤트가 아니라 일상이다

욕실, 드레스룸 등 집안 곳곳의 향기까지 가꾸는 이들이 늘면서 향초, 디퓨저 제품에 지갑을 여는 소비자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

옥션이 최근 3년간 향초·아로마·디퓨저 판매 성장세를 살펴본 결과, 2012년과 2013년에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1%, 51% 증가했다. 향초·아로마·디퓨저 카테고리 중에서는 로즈마리, 티트리, 페퍼민트 등 아로마 테라피에 사용하는 에센셜 오일과 방향제 제품의 판매가 늘었다.

에센셜 오일 판매는 최근 3년간 76%, 41%, 103%로 꾸준히 증가했다. 옥션의 인기제품인 맥스캔들의 ‘아로마램프 오일’은 아로마 램프에 물을 적당량 담고 아로마 오일을 2~3방울 떨어뜨린 뒤 램프를 가열시키는 방식으로 향을 통해 안정을 얻을 수 있는 제품이다. 에센스 오일은 소량을 목 뒤나 손목에 발라주면 은은한 향으로 피로를 풀 수 있다.

미국 향초브랜드 양키캔들·우드윅 제품은 2014년 기준으로 2013년 대비 571% 판매가 증가했다. 양키캔들의 유리 용기는 내구성을 강화시켜 안전성을 높인 제품으로 꽃, 허브 등의 다양한 향과 색상을 자랑한다. 우드윅은 나무로 된 심지가 장작 타는 소리를 내는 것으로 향은 물론 감성을 자극해 인기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옥션 관계자는 “과거에는 이벤트를 위해 향초를 사용하는 이들이 많았으나 최근에는 힐링, 웰빙 트렌드에 맞춰 테라피용 오일, 향초 등을 찾는 소비자가 많다”며 “향초는 소이 왁스, 심지, 향, 틀만 있으면 쉽게 만들 수 있어 DIY 제품 판매도 점차 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해외직구에서도 다양한 향기 제품이 인기다. G마켓 해외직구관에서 판매 중인 ‘쏘윗에티튜드 바디 퍼퓸미스트’는 향이 가볍고 부드러워 향수보다 은은한 느낌을 줘 소비자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G마켓에 따르면 지난 4월 14일 기준 해외직구 코너 전체 베스트셀러 중에서 46위에 올라와 있다. 대용량 섬유유연제와 섬유탈취제도 해외직구 인기 상품이다. 대표 상품으로는 ‘대용량 다우니 에이프릴향’, ‘페브리즈 리필’ 등이 있다.

디퓨저, 향초 등은 향기를 내는 용도 외에도 인테리어 소품으로도 각광받고 있다. 실제로 G마켓 조명·인테리어 카테고리 베스트셀러에는 해당 상품들이 상위권에 다수 랭크돼 있다. 대표 인기 상품인 ‘우드윅캔들 트릴로지 라지 자’는 하나의 캔들에서 3가지 향을 동시에 느낄 수 있으며 색상이 다양해 인테리어 효과까지 누릴 수 있다.

최근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에 직접 만든 캔들, 디퓨저 등의 사진을 업로드하며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 유행하면서 DIY 상품 역시 인기다. 가격이 저렴해 실용적이며, 정성이 들어간 제품이라 선물용으로 많이 찾는다.

G마켓 관계자는 “인테리어, 힐링 등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향기’ 제품들의 수요도 증가하는 추세”라며 “향초를 만드는 데 필요한 재료들이 모두 들어 있는 DIY 키트나 해외직구로 구매할 수 있는 대용량 제품 등 다양한 품목이 인기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봄, 향초에서 꽃 향기를 얻다

▲ 장소제공: 양키캔들 사진: 이코노믹리뷰 노연주

향기 산업이 커지면서 불을 붙이면 향이 퍼지는 향초 시장도 최근 5년 새 매년 2배 이상씩 성장하고 있다. 해외에서 국내로 수입되는 향초 제품은 지난해 100여종에서 올해 200여종으로 증가했고, 시장 규모는 2013년 600억원에서 2014년 1000억원대 이상으로 추산된다.

특히 미국 향초 시장에서 점유율 47%를 차지하고 있는 ‘양키캔들’은 지난 2007년 국내에 도입한 이래 올해 기준 전국에 140여개의 단독 매장을 오픈했다. 매출은 매년 200% 이상 성장했다.

서울 중구에 위치한 ‘양키캔들 본사직영 멀티숍’ 2호점은 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코끝을 스치는 향기부터가 매력적인 공간이다. 1층은 기존 가맹점에서 만날 수 있는 향초, 방향제, 전기사용이 가능한 캔들워머 외 각종 캔들 홀더류와 다양한 홈데코 소품류 등 약 700여종의 상품이 전시돼 있다. 2층에는 이월상품과 시즌별 한정으로 출시된 리미티드 에디션 등으로 꾸며 알뜰쇼핑족들을 위한 코너도 만나볼 수 있다.

‘양키캔들’ 한국공식수입원 아로마무역 관계자는 “최근에는 향초를 찾는 소비자의 연령과 성별의 경계가 무너지는 추세”라며 “자동차 방향제의 경우 남성들이 많이 찾으며, 실내 방향제나 홈 데코 소품류는 특히 주부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고 설명했다.

현재 국내에 도입된 향은 약 500여종으로 봄 시즌에는 플로럴(Floral) 계열의 꽃향과 허브(Herbal)와 시트러스(Citrus) 계열의 시원하고 산뜻한 향이 인기다. 은은하고 향기로운 방향 효과뿐만 아니라 탈취 효과가 뛰어나기 때문에 3~5월에는 타 향에 비해 플로럴 계열의 향이 20~30% 가량 판매량이 상승한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아모마무역 관계자는 “각종 기념일이 있는 5월에는 플로럴(Floral) 계열의 꽃향 뿐만 아니라, ‘웨딩데이’, ‘프레쉬컷로즈’ 등 추상적인 향도 판매가 증가한다”며 “특히 전년대비 약 150%  판매량이 집중될 정도로 선물용 구매가 가장 많이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다양한 향초가 출시됨에 따라 어떤 향을 골라야 할지 어렵고, 여러 향을 맡다보면 향에 취해 선택하기 어렵다는 소비자도 있다. 이에 대해 관계자는 “향초의 향을 시연할 때는 뚜껑에서 냄새를 맡고 약간 멀리 떨어져 비스듬하게 향을 맡아야 한다”며 “너무 가까이 맡으면 냄새가 강하게 느껴져 어떤 향인지 느낄 수 없다”고 조언했다.

양키캔들 한국공식수입원 아로마무역 임미숙 대표이사는 “최근 향기 시장이 성장하고 대중화되면서 향초 본연의 방향제 역할뿐 아니라 탈취, 제습, 분위기 연출, 힐링 등 다양한 기능들로 고객들이 선호하는 것 같다”면서 “최근 고객들의 선호 취향이 다양해고 있는 만큼 국내에서도 생활필수품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