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동호 교수. 출처=연세대학교홈페이지

국내 연구진이 에너지 상태에 따라 분자의 방향과 반방향성이 역전되는 분자의 이중적 성질을 밝혀냈다. 분광학 실험을 통해 밝혀진 이 실험은 화학계의 40여년의 과제를 해결했다. 

연세대 화학과 김동호 교수팀은 14일 과학저널 ‘네이처 캐미스트리’(Nature Chemisty)에서 로듐 헥사피린(Rhodium hexaphyrins) 분자들을 이용한 분광학 실험을 통해 분자에 빛을 쏘여줄 때 방향성 뒤집힘 현상이 발생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는 1972년 화학자 콜린 베어드가 분자의 상태에 따라 분자 방향성이 역전될 수 있다는 것을 이론적으로 제안한 이후 실험적으로는 입증이 되지 않아 40여년간 가설로 남아 있던 방향성 뒤집힘 현상을 처음 확인한 것이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방향성은 다수의 이중결합이 포함된 고리형 분자의 안정성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로 베어드는 분자에 빛을 쏘여주면 방향성-반방향성 역전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는 가설을 제시했다.

연구진은 이 가설을 실험으로 증명하기 위해 로륨 헥사피린을 합성해 분광학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빛을 쪼인 방향성 헥사피린은 반방향성으로 바뀌고 반방향성 헥사피린은 방향성으로 바뀌는 것이 확인됐다.

김동호 교수는 "이 연구가 과학계에서 주목 받는 이유는 현대 화학에서 가장 중요한 물성중 하나인 분자 방향성의 역전 현상을 처음으로 관측하고 양자역학 계산을 통해 실험결과를 완벽히 입증했기 때문"이라며 "이는 우리나라의 기초학문 분야 연구가 세계적 수준에 도달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