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소재로 만들어진 침구 제품이 속속 선보이고 있다. 국내에서는 아직 솜 베개와 스프링 매트리스가 대중적이지만, 수면용품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높아지면서 메모리폼, 라텍스폼과 같은 기능성 제품을 찾는 소비자층도 늘어났다. 기능성 제품의 가장 기본이 되는 ‘폼(Foam)’의 성분과 역할이 무엇인지 알아보자.

수면용품의 대표 폼으로는 고무나무에서 추출한 라텍스폼, 미국항공우주국(NASA)에서 개발한 메모리폼, 이 둘의 기능을 융합한 스마트폼이 있다. 외관상으로는 큰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실제로는 각각 기능과 특징이 달라 수면에 영향을 주는 만큼 꼭 그 차이점과 장단점을 비교하고 자신에게 맞는 폼을 선택해야 한다.

우선 고무나무에서 추출한 액체를 기반으로 제조되는 라텍스는 크게 천연 라텍스와 합성 라텍스로 나뉜다. 천연 라텍스는 첨가제를 제외한 나머지 성분이 100% 천연고무이고, 합성 라텍스는 천연고무와 합성고무가 결합된 것이다.

폼 소재의 침구를 사용하고 싶지만 너무 푹신한 메모리폼 소재가 부담된다면 변형된 물체가 원래의 모양으로 되돌아가려는 성질인 탄성이 높은 라텍스가 적합하다. 다만 국내 침구 시장에서 천연 라텍스라고 광고되는 제품 중 실제로는 합성고무가 상당 부분 섞여 있거나 심지어 100% 합성고무인 것도 있기 때문에 해당 인증기관이 발급한 제품 성분 인증서 여부 등을 꼭 확인해야 한다.

메모리폼은 원래 우주선이 이륙할 때 발생하는 엄청난 가속력과 압력으로부터 비행사들의 척추와 등을 보호하기 위해 미국항공우주국이 특별 제작한 무(無)탄성 소재다. 우주인들이 사용하던 특수 폼을 재개발해 90년대 초반 일반 매트리스용으로 상용화했다. 메모리폼은 밀착감이 좋아 안락하고 푹신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탄성이 거의 없어 수면 시 몸을 지지하는 기능이 약하다. 따라서 수면 시 하중이 쏠리는 허리, 엉덩이 부분이 푹 꺼져 허리가 약한 중장년층 또는 관련 질환이 있는 사람에게는 무리가 갈 수 있다.

밀도가 높아 내구성은 좋지만 화학 성분으로 제조돼 통기성이 좋지 않아 다소 답답하다. 최근에는 침구업체들이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메모리폼에 다수의 균일한 원형 홀을 만들어 통기성을 개선시켰다.

라텍스와 메모리폼의 장점을 조합해 제작 개발된 폼도 있다. 스마트폼은 메모리폼처럼 너무 푹신하지도 않고, 라텍스처럼 너무 탄탄하지도 않은 중간 정도의 탄성을 갖고 있다. 이를 약탄성이라고 하는데 약탄성을 가진 폼은 수면 시 무게가 가장 많이 쏠리는 부분으로 하중이 집중되지 않고, 체압(體壓)을 고르게 분산시켜 척추, 경추 등이 약한 사람이라도 부담 없이 자연스럽게 사용할 수 있다.

체압 분산은 움직임이 적은 수면 시간 동안 혈액이 한곳에 체류하지 않고 원활하게 순환하도록 돕는 기능이 있다. 만일 체압이 적절히 분산되지 않으면 혈액순환이 나빠져 피로가 누적되고, 숙면을 취하기 어렵다. 하지만 메모리폼처럼 푹신한 무탄성 소재나 라텍스처럼 지지력이 높은 고탄성 소재와 같이 각 기능이 특화된 소재를 원하는 경우에는 스마트폼이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

폼 소재의 기능성 매트리스, 베개가 현재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스프링 매트리스, 솜 베개보다 좋다고 단정짓기 어렵다. 선호하는 수면환경과 수면 시 자세, 습관 등이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반드시 매장에서 직접 누워보고 판단해야 한다. 잠시 누웠다가 일어나는 정도가 아니라 시간이 허락하는 만큼 오래 누워보고, 뒤척여보기도 해야 한다. 폼 소재의 침구는 짧게는 5년, 길게는 10년 이상 사용하기 때문에 심사숙고해서 판단하기를 권한다.